"충격과 공포의 307억 타자 성적".. 한화 노시환, 307억 계약은 실수였나?

KBO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의 주인공이 침묵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4번 타자 노시환이 개막 5경기에서 타율 0.160(25타수 4안타)에 그치며 고전 중이다. 삼진은 무려 13개로 리그 최다. 홈런은 단 1개도 없다. 11년 307억원이라는 숫자가 무색하다.

5타수 5삼진, 모두 헛스윙

31일 KT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노시환은 5타수 5삼진을 기록했는데, 5개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다. 역대 KBO 한 경기 최다 삼진 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회말 보쉴리의 142km 커터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3회말 2사 2루에서는 147km 직구에 헛스윙. 5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는 133km 스위퍼에 또 헛스윙. 보쉴리가 내려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7회말 2사 1·2루에서 스기모토의 125km 커브에 헛스윙,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주권의 134km 체인지업에 헛스윙. 커터, 직구,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 5개 삼진의 구종이 모두 달랐다. 타이밍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뜻이다.

노시환 앞에 쌓인 잔루만 6개. 공격이 번번이 노시환 타석에서 끊기며 5번 타자 강백호가 4번이나 선두타자로 들어서야 했다.

6연타석 삼진

다음날인 1일 KT전 첫 타석에서도 삼진을 당했다. 6연타석 삼진. 2일에도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땅볼로 1타점을 올린 게 전부였다.

5경기 동안 삼진 13개는 리그 전체 1위다. 득점권 타율은 0.154. 노시환 앞의 페라자와 문현빈이 4할대 타율과 5할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어 부진이 더욱 눈에 띈다. 거포 타자에게 삼진은 필연적이라지만, 장타를 1개도 생산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WBC 때부터 이상했다

사실 징후는 있었다. 노시환은 올해 WBC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타격 컨디션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며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백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1라운드 호주전에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역시 방망이는 침묵했다.

소속팀으로 돌아와서도 시범경기에서 장타는 2루타 1개가 고작이었다.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을 질책하지 않았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많이 가슴 아파하지 않겠나"라며 에둘러 격려의 말을 보냈다. 5경기 내내 4번 타자 자리를 지켜줬다.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노시환은 3~4월 홈런 9개를 몰아쳤지만, 5월 타율 0.206, 6월 타율 0.213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때도 김경문 감독은 4번 타자 자리를 고수했다. 노시환은 결국 9월 이후 타율 0.378 7홈런 22타점을 폭발하며 한화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크게 공헌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 3방을 작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307억의 무게

문제는 올해 부진이 너무 이른 시점에 찾아왔다는 점이다. 게다가 KBO 역대 최대 규모인 11년 307억원 계약의 주인공이라는 부담감도 크다. 개막전 동점타 하나를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다.

한화 타선은 팀 타율 0.318로 리그 2위, 팀 홈런 8개로 역시 2위를 기록하며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있어야 할 4번 타자가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과연 노시환은 언제 깨어날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의 믿음이 또 한 번 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