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엔트리 최대한 투명하게”

심진용 기자 2026. 5. 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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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아이치·나고야 대회 모드로
“리그에 부정적 영향 주면 안 돼”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1일 서울 한국야구회관에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의 감격을 뒤로한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55)이 다시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 한국 야구는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5연패에 도전한다. 류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WBC 경험담, 아시안게임 각오 등을 전했다.

류 감독에게 WBC는 긴 압박의 시간이었다. 대표팀을 준비하는 동안 체중이 6㎏이나 빠질 정도로 부담이 컸다. 특히 조별리그 마지막 호주전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가장 힘겨운 경기였다. 한국은 당시 ‘5점 차 이상 승리·2실점 이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류 감독은 “단순히 이기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경기가 아니었다”며 “선수들이 그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고 돌아봤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맞았다. 선발 손주영이 불편한 어깨 탓에 1이닝 만에 교체됐다. 류 감독은 “호주 타선이 좌완에 약하다는 데이터를 보고 손주영을 호주전에 맞춰 준비시켰다”며 “3이닝 정도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한 것은 최고참 노경은이었다. 류 감독은 “노경은이 분위기를 완전히 잡아줬다”면서 “사이판 캠프 때부터 가장 먼저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던 선수”라고 말했다.

직전 대만전 패배는 류 감독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는 “숙소로 돌아와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감독이 계속 무너져 있을 수는 없었다. 바로 전력분석실로 가 마지막 호주전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서 ‘존중’과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감독이 선수들을 먼저 믿고 다가가야 팀도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도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줬다”고 말했다.

부상 악재가 이어졌던 상황에서도 류 감독은 남아 있는 선수들을 먼저 바라봤다. 원태인과 문동주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한국계 메이저리거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합류도 무산됐지만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 감독은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계속 이야기했다”며 “빠진 선수들 이야기를 하는 건 지금 뛰는 선수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대표팀 시선은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선정은 민감한 문제다. 대회 기간에도 KBO리그가 진행돼 선수 차출이 곧바로 구단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엔트리는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하게 결정돼야 한다”며 “대표팀과 구단 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WBC를 준비하며 대표팀 성적이 리그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면서 “다행히 8강 진출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WBC와 아시안게임은 또 다른 부담과 책임감이 있다”며 “국가대표 유니폼은 항상 특별하다. 스트레스를 알면서도 모두가 다시 입고 싶어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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