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방산, 중동 최대 시장에서 존재감 확대…KF-21 중심 전략 가속
한국 방위산업이 중동 지역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확장하며 세계 시장 상위권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해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을 중심으로 주요 기종을 대거 공개했다.
두바이 에어쇼는 1986년 200개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 약 1500여 개 방산·항공 기업이 참여하는 중동 최대 전시회로 성장했으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핵심 수주 및 파트너십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UAE의 높은 관심…전투기 협력 논의 본격화
UAE는 한국 방산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협력국이다. UAE 공군 고위 관계자는 올해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를 방문해 KF-21 생산시설을 직접 시찰했으며, 공군전투센터 사령관이 KF-21에 탑승해 시험체험을 진행하는 등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UAE는 2025년 국방 예산만 약 250억 달러에 달하며, GDP 대비 5% 이상을 국방 지출에 투입하는 중동 주요 무기 도입국이다.
2022년 한국과 UAE가 체결한 4조 원 규모의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수출 계약은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으로 기록됐으며, UAE가 한국산 무기체계의 성능을 검증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UAE의 도입 여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주변 걸프 국가들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만큼, UAE는 한국 방산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전 세계가 주목한 한국 방산의 성장
한국의 방산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대규모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한국산 무기 도입이 본격 확대됐다. 한국 방산 수출액은 올해 약 23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방산 수출 비중을 세계 시장의 5% 수준으로 확대해 글로벌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방산 제품의 경쟁력은 ‘가격 대비 성능’ ‘빠른 납기’ ‘전시 작전환경에서 검증된 신뢰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남북 군사대치 상황에서 실전 중심 훈련을 통해 무기체계 운영 경험이 축적된 점도 국제 시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KF-21 중심의 항공전력 수출 확대
KAI는 이번 두바이 에어쇼에서 KF-21을 비롯해 FA-50,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등의 주력 모델을 전시하고 중동·아프리카 지역 공군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KAI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KF-21 연동 개념이 공개되며 미래 전장 환경을 대비한 기술력이 주목받았다.
FA-50은 이미 이라크, 필리핀, 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이며 높은 가동률과 유지비 절감 효과로 중동·동남아 지역에서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KF-21은 블록1·블록2 양산 계획이 가시화되며 중거리·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되고 있으며, UAE와의 협력은 이 기종의 첫 대형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실질적 성과
한국 방산은 이미 이라크·튀르키예·세네갈 등에서 항공기 및 헬기 수출 실적을 확보하며 현지 가동률과 성능 평가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이라크에 수리온 헬기 2대가 최초 수출되면서 국산 헬기 시장 확대 가능성이 열렸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기업 모두 중동 지역을 핵심 수출 지역으로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방산 4사의 연간 수주잔고는 올해 720억 달러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3분기 기준 매출은 10조 원에 근접하고 영업이익은 사상 첫 2조 원대 돌파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무기 현대화 수요와 한국 방산기업의 생산 능력이 맞물리며 향후 5년간 한국 방산의 중동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방산시장 판도 변화 속 한국의 전략
세계 방산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들은 미국·유럽산 무기 도입 지연과 높은 가격 부담을 이유로 대체 공급원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한국은 빠른 납품과 검증된 성능으로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UAE와의 협력 기반을 확실히 확보할 경우, KF-21과 FA-50을 축으로 한 항공전력 수출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이미 유럽·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중동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