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정부가 지분 요구하면 보조금 안받겠다고"...방미 이재용 선택은?

WSJ 보도..."현금 많은 TSMC는 미 정부 재정지원 필요없어"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 대가로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지분 인수를 추진중인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이를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SMC 대만 본사. / TSMC 홈페이지

WSJ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TSMC 경영진은 미 정부가 보조금을 대가로 자사 주주가 되기를 요구할 경우 보조금을 반환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TSMC는 미 행정부로부터 66억달러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고 있다.

WSJ에 따르면 TSMC는 현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을 원할 경우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상무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TSMC와 마이크론 같은 회사의 지분을 인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는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정부에 지분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 19일 CNBC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힌 뒤 "행정부가 다른 회사의 지분 인수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마이크론과 같은 기업의 지분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이들 기업들이 모두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24~4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투자 확대 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반도체 보조금과 지분 맞교환 이슈까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총 527억달러(약 73조8590억원) 반도체 기금을 조성한 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작년 말 삼성전자에 47억5000만달러(약 6조6571억원), 마이크론에 62억달러(약 8조6893억원), TSMC에 66억달러를 각각 배정한 바 있다.

최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현재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인텔이 받은 보조금을 주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아직 보조금을 받지 않은 거로 알고 있고, 기업 쪽에서도 받은 연락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신중론과는 별개로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이 지분 요구를 공식적으로 꺼낼 경우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TSMC와 달리 한국과 미국의 파운드리 사업 적자가 연간 수조원에 이르는 만큼, 미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주요 현금 창출원인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미 정부의 보조금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흑자로 현금이 쌓인 TSMC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