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다음은 연대의대?‥"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요"

정승혜 luxmundi@mbc.co.kr 2024. 10. 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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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가 지난달 30일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처음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했습니다.

의대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고, 9월 개강한 2학기 수업도 안 듣고 있는 상태에서 1학기 휴학을 뒷북 승인한 겁니다.

서울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도 곧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는 휴학을 인정할 수 없다지만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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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오늘 전국 의대 총장 소집‥'휴학승인' 도미노확산 막아라

서울대 의대가 지난달 30일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처음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했습니다. 의대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지도 벌써 7개월이 지났고, 9월 개강한 2학기 수업도 안 듣고 있는 상태에서 1학기 휴학을 뒷북 승인한 겁니다. (특히 1학년의 경우, 2학기 등록인원은 0명입니다.)

학생은 휴학을 신청했고, 수업에 안 들어오고, 학교로서는 뒤늦은 현실 인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요구해 온 교육부는 발끈했습니다. 이례적으로 12명의 감사단을 서울대에 파견했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게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교육부가 전국 의대 총장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온라인 회의를 소집했는데, 다른 대학들에게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말고 철저한 학사 관리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들어서는 교육부 감사 관계자들

■ 연세대 의대 "휴학 승인 불가피‥조만간 결정"

도미노처럼 휴학 승인이 확산될까 일종의 군기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의대 교수들의 생각은 달라 보입니다. 서울대 의대에 이어 연세대 의대도 곧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이미 5월 교수회의에서 '휴학 승인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고 의대생들에 대한 휴학 승인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연세대는 서울대 의대와 달리 학칙상 휴학 승인권이 총장에게 있어서 그 절차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의대들은 아직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일부 사립 의대는 "이번 달까지 학생 복귀 상황과 다른 대학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휴학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학생이 수업을 안 받았는데 어떻게 진급하나? 그런 의사에 진료받고 싶나?"

교육부는 휴학을 인정할 수 없다지만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7개월이 지났는데 무슨 수로 1년치 교육을 지키느냐, 이제는 학생들이 돌아와도 교육 시킬 물리적 시간이 안 된다"는 겁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오늘 SBS 라디오에 출연해 "개별 사유 없이 무작정 휴학하겠다고 하는 건 휴학이 아니고,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건 교육자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 "의대 교육을 정말 1도 모르니까 하는 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수업을 그렇게 해서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의대생들이 도대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놀랍다"면서 "국민들의 눈높이와도 맞지 않는 이야기인데 제발 정신 좀 차리셨으면 좋겠다"고 일갈했습니다.

"휴학을 승인 안 하면 수업을 하나도 안 받은 의대생들을 진급시키라는 건데, 이게 말이 됩니까? 교수들은 그건 못 합니다. 진짜 한 과목 시험 '펑크'나도 유급해서 다시 한 학년을 공부해야 하는 게 의대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최소한 제가 대학 다닐 때 전후해서 30년을 그렇게 해 왔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유급하면 다시 공부해 왔는데 이걸 다 무시하고... 한 과목도 아니고 전 과목을 7개월 넘게 하나도 안 배웠는데 진학시키라고요?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만약 휴학을 승인 안 해주면 유급이 불가피하고, 유급은 두 번 하면 쫓겨나는 거기 때문에 유급을 시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본인들이 휴학 의사를 밝혔는데 휴학을 허용해 주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거거든요. 그게 국가가 할 일입니까?"

■ "사과 아니라고? 그런 줄 알았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최근 사과는 정책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것"이라는 장상윤 사회수석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그런 줄 알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사과의 기본은 잘못된 것, 그러니까 어떤 일이 일어났고 뭐가 문제였는지 인정하고 거기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하고, 그다음에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있어야 하는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에는 이 모든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게 무슨 '사과'입니까? 사과가 아니라고 하니 뉴스 제목 다 바꾸셔야 되요. 사과 맞습니까, 그게?"

강희경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풀고자 한다면 정부가 먼저 단일안, 아니 하나의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의제 열어놓고 대화하자고 하고 그다음에 나와서는 아니라고 하고.. 정부의 입장이 이전과 달라졌나 싶으면 다른 사람이 나와서 다른 말을 하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오늘도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2026년 의대 정원도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의정갈등이 '의대 휴학 승인' 문제로 더 꼬이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

정승혜 기자(luxmund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42968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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