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카콜라, 순이익 급감에 배당 줄였지만... 본사는 웃은 이유

한국코카콜라가 지난해 글로벌 본사로 지급하는 배당금을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산정했지만 본사는 배당금 외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현금 유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보틀링 파트너인 LG생활건강 IR 자료 갈무리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한 한국코카콜라가 총배당금을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산정했지만 글로벌 본사는 미소 지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과는 별개로 로열티와 지급수수료를 같은 기간 역대 최대치로 받으면서다. 배당 축소분을 수수료 수익으로 만회한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코카콜라는 지난해 매출 3079억원과 영업이익 6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0%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26.4% 줄어든 516억원에 그쳤다.

한국코카콜라는 곳간 여력이 줄자 본사에 지급할 배당금도 510억원으로 깎았다. 이 회사는 매해 순이익의 99%가량을 배당해 왔는데, 지난해 산정된 규모는 감사보고서로 확인 가능한 201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750억원, 700억원을 결정한 것과도 크게 대비된다. 배당금은 지난 25일 100% 지배회사인 코카콜라 수출 법인(The Coca-Cola Export Corporation)에 지급됐고, 향후 최상위 지배회사인 코카콜라 본사(The Coca-Cola Company)로 유입될 예정이다.

본사는 이와 별개로 두둑이 배를 불렸다. 배당 말고도 수익 경로를 늘렸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216억원(미지급금 포함)을 챙겼고, 로열티로만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16억원을 받았다. 한국코카콜라 입장에선 모두 판매관리비에 속하는 계정이어서 사실상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심지어 2023년 산정한 배당(700억)이 집행된 시기가 지난해 3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2024년 한해 글로벌 본사는 배당금과 로열티, 지급수수료 등 막대한 현금을 유입시킨 셈이다.

하지만 한국코카콜라의 부진이 장기적으로 본사 차원의 과제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국내 탄산음료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제로 분야에선 펩시콜라에 밀리는 추세여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한국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에 원액을 판매해 매출을 창출하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코카콜라음료 역시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7% 감소한 1330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은 한국 시장에서 코카콜라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제조사가 직접 생산과 유통을 맡는 형태로 출시를 앞둔 잭콕(잭다니엘 앤 코카콜라) RTD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해 시설 투자금이 많이 늘어난 건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투자활동으로 유출된 현금은 73억원에 달했다. 2023년 17억원 대비 4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구체적으로 건물취득에 16억, 기계장치에 13억원을 투입했고 41억원을 들여서 건설 중인 자산을 품었다.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글로벌 방침상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정보 외에 추가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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