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형 ETF가 뜬다-下] 곱절 수익률 좇다 대폭 손실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개별주식 투자보다 손실률 배로 늘어
절세계좌 쓰거나 분배금 안 받는 전략으로 수익률 제고 가능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수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점으로 투자자 주목을 받지만, 무리하게 매수하다 큰 손실을 입을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투자 위험성을 줄곧 경고하는 한편, 민간에선 수익률 확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각종 절세 수단을 활용하는 전략이 공유되고 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4개월여간 누적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97조1261억원) 대비 9.3배(833.56%)나 폭증한 906조7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레버리지 ETF 584조6608억원, 인버스 ETF 322조604억원씩 거래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51.41%, 594.87%씩 크게 늘었다.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파생형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2배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레버리지로, 187조2536억원을 기록했다. 2배 인버스(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93조8640억원)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83조6821억원), KODEX 인버스(46조1522억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급등락을 반복한 국내 시황 속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적극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때, 인버스 ETF는 반대로 하락할 때 증감폭의 곱절에 달하는 수익률을 달성한다.
오는 27일 자산운용사들이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국내 최초로 출시함에 따라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활발히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주식 수익률 -0.5%일 때,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1.99%
업계에선 레버리지·리버스 ETF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만큼 투자 손실을 입은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두 상품은 기초자산 가치 흐름을 1배로 추종하는 일반 ETF와 비교해, 수익률이 등락을 반복해도 원금을 포함한 최종 수익이 원금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의 주가가 1만원에서 4거래일간 5% 상승(1만500원), 5% 하락(9975원), 5% 상승(1만474원), 5% 하락(9950원) 했을 때 최종 손실률은 0.50%다. 하지만 해당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2배 레버리지 ETF의 매거래일 종가는 1만1000원, 9900원, 1만890원, 9801원으로 더 큰 손실률 1.99%를 나타낸다.
증권업계에선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더 큰 손익률이 적용됨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수록 손실이 복리처럼 불어나는 현상을 '음의 복리 효과'로 명명했다. 이는 레버리지·리버스 ETF를 오래 보유할수록 불리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레버리지·리버스 ETF를 더욱 자주 매매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투자 손실도 급격히 불어나는 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수백원에 불과한 곱버스 ETF는 일반 ETF에 비해 거래량이 조금만 늘어나도 수익률 변동폭이 매우 커지는 현상을 보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1좌당 가격은 이란전쟁 발발 후 시장 전망이 혼재된 3월 5일에 전 거래일 종가(346원) 대비 장중 25.43%(258원)나 하락했다.

금융 당국은 레버리지·리버스 상품의 투자 위험성을 투자자들이 인지하도록 사전 교육 이수를 의무화했다. 투자자들은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교육을 수강한 후 증권사별 홈페이지에 교육 이수 정보를 등록하면 예탁금 1000만원을 예치한 후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사전 교육을 이수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어, 실질적인 학습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고위험 ETF로 수익률을 기록한 응답자도 비교적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위험 ETF에 투자해본 응답자 1053명 중 수익을 낸 비율은 절반을 조금 넘긴 58.8%에 그쳤다. 모든 고위험 ETF나 기타 ETF에 투자했던 응답자 중 수익을 달성했다고 답한 비율이 79.9%인데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퀴즈 정답률은) 레버리지 ETF 사전 교육이 투자자들에게 상품 구조를 명확히 이해시키는 실질적 학습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며 "시청형 교육을 넘어 이해도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ETF 분배락일 전 매도한 후 재매수하면 분배금 과세 회피 가능
업계에선 수익률 제고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절세 전략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일반 주식 계좌로 ETF에 투자할 때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국내 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레버리지·인버스와 채권형, 선물형, 해외 주식형 ETF를 매도하면 15.4%의 보유기간 과세가 이뤄진다. 보유 기간 과세는 ETF를 들고 있는 동안 거둔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상품별 수익, 손실을 합산한 액수(통산 손익)가 0원이어도 수익분에 세금이 매겨진다.
해외 상장된 ETF는 해외 주식과 동일시돼, 매매차익 중 연간 250만원을 초과한 액수만큼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국내주식형 ETF를 비롯한 모든 상품에서 지급된 배당금이나 분배금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다만 개인종합관리계좌(ISA)나 연금저축계좌 같은 계좌를 활용하면 절세 효과를 거둬 수익익률을 높일 수 있다. ISA로 투자하면 상품에 상관없이 발생한 수익에 대해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이고, 초과분에 대해선 9.9%의 분리 과세가 이뤄진다. 통산 손익이 0원이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만 55세 이후 개인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는 모든 상품의 매매차익이나 분배금, 배당금에 일절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연금 수령 시점에 3.3~5.5% 수준의 연금소득세가 일괄 적용된다.
다만 ISA는 개설 후 3년, 연금저축계좌는 연금 수령 시점까지 각각 계좌를 유지해야 절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을 두고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밖에 국내외 일부 레버리지 ETF에서 발생한 분배금에 부과되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분배금을 수령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분배금을 수령하기 위한 상품 보유 기한인 분배락일에 앞서 상품을 매도한 후, 분배락일이 지난 시점에 다시 상품을 매수하면 분배금에 부과되는 세금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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