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취약’ 논밭이 위험하다…온열질환 최다

광주일보 2026. 8. 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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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여·58)씨는 주말 중 나주에 있는 부모 집에 내려가 일손을 돕기로 했다. 논밭 작업이 온열질환에 취약하다는데 어머니가 고추 수확 작업을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니, 자신이라도 내려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21명 중에서도 논밭에서 쓰러진 경우가 6명(28.6%), 집에서 쓰러진 경우가 5명(23.8%) 등이었다.

80세 이상 온열질환자 300명 중에서도 논밭에서 쓰러진 경우가 83명(27.7%)으로 가장 많았으며, 길가 59명(19.7%), 집 54명(18.0%)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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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올 온열질환자 2441명 분석…실외 작업장·논밭서 집중
80대 이상 300명 중 83명 논밭서 쓰러져…사망자 10명 중 6명꼴
지난달 15일 오후 화순군 동복면의 한 복숭아 밭에서 농장주 이교육씨가 폭염 속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 사진>
강선영(여·58)씨는 주말 중 나주에 있는 부모 집에 내려가 일손을 돕기로 했다. 논밭 작업이 온열질환에 취약하다는데 어머니가 고추 수확 작업을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니, 자신이라도 내려가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강씨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도 야외 작업을 쉬지를 않으신다”며 “괜히 작업하다가 쓰러지시는 건 아닐지 걱정돼 일도 손에 안 잡힌다”고 말했다.

전남광주 곳곳에서 열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장소가 ‘논밭’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기록된 온열질환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질병관리청에 신고된 전국 온열질환자 2441명의 질환 발생 장소와 환자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장소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으로 확인됐다.

실외 작업장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이들은 625명(25.6%)으로 가장 많았으며, 논밭에서 쓰러진 경우도 324명(13.3%)으로 뒤를 이었다. 길가 298명(12.2%), 집 172명(7.0%) 등에서도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21명 중에서도 논밭에서 쓰러진 경우가 6명(28.6%), 집에서 쓰러진 경우가 5명(23.8%) 등이었다.

80세 이상 온열질환자 300명 중에서도 논밭에서 쓰러진 경우가 83명(27.7%)으로 가장 많았으며, 길가 59명(19.7%), 집 54명(18.0%) 순이었다.

당장, 전남광주시 일대에서도 논밭 등에서 일을 하다 쓰러진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3시 30분께에는 나주시 봉황면 황용리 태양광 시설 주변에서 예초 작업을 하던 중국 국적 노동자 A(49)씨가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까지 발생했으나, 병원에서 자발순환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 15분쯤 해남군 황산면의 한 밭길에서 태국 국적 30대 B씨가 쓰러져 숨졌다. B씨는 밭일을 하던 중 어지럼증을 느껴 휴식을 취하려 집으로 향하다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화순군에서는 고추밭에서 일을 하던 80대가 쓰러졌으며, 여수시 소라면 인근 해상에서는 그물로 조업을 하던 50대가 실신했다. 지난달 12일 전남광주시 나주시 문평면에서도 농사일을 하던 70대가 열탈진 증상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온열질환에 취약한 나잇대는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확인됐다. 연령별 환자 수는 60대가 450명(18.4%)으로 가장 많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은 825명(33.8%), 80세 이상은 300명(12.3%) 등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신고환자 수를 놓고 보면, 80세 이상이 12.5명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70대는 7.4명, 60대는 5.8명 순이었다.

특히 80대 이상 고령층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질 시 사망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21명 중 13명(62%)이 80세 이상이었으며, 60~70대는 4명(19.0%), 40~50대는 3명(14.2%), 20~30대는 1명(4.7%) 등이었다.

전남 지역의 경우 지난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농업 분야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지역이라는 분석 결과도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이 최근 공개한 ‘2025년 농업분야 온열질환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농업분야 온열질환자 685명 중 전남 지역 환자는 103명으로 전국 발생량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북, 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보건복지부는 아침, 저녁시간대가 비교적 시원하다고 방심해서도 안 된다는 설명도 내놨다. 올해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경우는 317명(13.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에서다.

가장 뜨거운 낮 12시~오후 2시 사이보다, 햇볕이 다소 누그러진 이후 온열질환 발생한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 환자가 260명(10.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오후 3~4시 237명(9.7%), 오후 4~5시 221명(9.1%), 오전 11시~낮 12시 218명(8.9%)순이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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