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포스트휴먼' 시대를 모색한다…70돌 맞은 대한민국예술원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바이오 같은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의 모습도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데요.
현존하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포스트휴먼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요?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70년 동안 입지를 다져온 원로 예술인들이 그 모습을 고민해 공연으로 펼쳐낸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예술원 김긍수 준비위원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올해로 대한민국예술원이 개원 7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예술원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해왔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대한민국예술원은 올해로 개원 70주년을 맞이합니다.
1954년 <문화보호법>을 만든 이래 예술 창작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예술가를 우대 지원하고 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 예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왔습니다.
또한, 국내외 예술가들의 대표기관으로 예술진흥에 관한 자문 또는 건의 등을 통해 필요한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음 달 4일에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70주년 행사가 열립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식과 심포지엄<향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사람으로치면 올해가 고희연입니다.
잔칫날에 다소 분위기가 근엄하고 무거운 것 보다 젊고 발랄한 <예술 종합 선물세트>를 한상 푸짐하게 차려보고자 했습니다.
1부에서는 손숙 회원사회로 기념식이 열리고요, 2부 심포지엄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예술> 이라는 주제로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등 각 분야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포스트 휴먼의 담론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예술 각 분야의 대가들이 펼쳐내는 종합 선물세트가 어떤 모습일지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포스트휴먼 시대 예술이라는 주제를 통해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십니까?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포스트휴먼 문제는 그동안 각 예술 분야에서 인류의 미래를 탐색하며 제기해 오던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2024년 올해 우리는 지구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음을 몸으로 체험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누가 AI 시대를 앞당기느냐에 기술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미래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지요.
양극화, 팬데믹, 전쟁 등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문제라면 포스트휴먼 문제는 이제 당면 과제이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인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미술과 연극, 문학 등 7개의 다양한 예술 공연이 펼쳐지는데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어떻게 담겨 있을까요?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먼저 문학 분야는 황유원 시인의<나무 인간의 속삭임>을 통해 전생과 현생의 인간을 먼발치에서 바라보았고, 미술 분야는 임성훈 교수의<인간적인 너무나 기술적인>을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에 기술적 상상력과 인간적인 상상력이 어떤 고민과 방향을 가지고 있는가를 물었고요.
음악 분야는 주대창 교수의 <손맛 음악의 디지털 맛>에서 포스트 휴먼음악과 휴먼음악사이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방식을 누릴 방법은 없는가를 물었고, 연극 분야는 전정옥 연극 평론가의<우리 없는 세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카이빙을 통해 포스트휴먼 시대의 연극의 방향성을 내다보았습니다.
무용 분야는 심정민 무용 평론가의 <낯선세계에서 숨쉬는 춤>에서 포스트 휴먼시대라는 낯선세계에서 오히려 생태 예술적으로 숨을 쉬는 춤을 소개할 것이고, 마지막으로 영화 분야는 하승우 교수의<클래식 몬스터즈의 괴이한 역습>에서 1930년대 포스트 휴먼 작품인<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해석으로 포스트휴먼 시대의 주체 형성의 쟁점을 다룰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포스트휴먼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시대 인류가 직면한 시대 정신에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풍성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70주년 행사를 준비하시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도 있으실까요?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포스트휴먼 즉 인간 이후의 인간에 대해 예술로 인간을 묻고 인간은 예술로 답을하는 여정을 고희를 맞는 대한민국 예술원의 답례로 가름하고자 하였습니다.
인간 이후 인간에 대해 결국 인간이 풀어야 하는 고독한 숙명 앞에 미래를 향한 걸림돌인지 아니면 디딤돌이 될 것인지를 각 장르별로 초점을 맞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70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실 시대 흐름에 맞춰서 예술도 많이 변화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이 AI 시대를 맞아서 앞으로 예술은 어떻게 변할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인간은 오만했습니다. 자연을 모든 과학기술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온 거지요.
기후위기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보복을 당하고 인간의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인간은 만물의 지배자 위치에서 벗어나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들, 나아가 인간과 세계의 의미를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즉, 포스트휴먼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지요.
각 예술 장르는 인간의 미래와 인간 이후의 미래인간을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우리가 던진 질문들을 미래의 젊은 예술가들이 감당해 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예술원에서는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계획하고 계신지도 궁금한데요.
김긍수 준비위원 / 대한민국예술원
대한민국예술원은 전 예술인의 권위와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더욱 힘쓸 것이고, 특히, 젊은 예술가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의 채널을 확대하여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예술 인재 양성에 힘쓸 것입니다.
그리고, 다가올 70년에 대비하여 예술 분야에서 미래를 탐색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예술원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70년의 세월 동안 정말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인간의 아주 깊이 있는 모습을 탐구해 오셨는데요.
미래 인류의 문제를 또 탐구하는 새로운 시도가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예술인들에게도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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