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저축은행,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된 이유는? [넘버스]

농협중앙회/사진=블로터DB

한국기업평가가 NH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향후 6개월 내에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증가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저하된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NH저축은행은 영업환경 악화로 대출채권이 감소한 데다 고금리 예수 부채 보유로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자순이익이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NH저축은행의 이자 비용은 2022년 526억원에서 2023년 88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114억원에서 97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NH저축은행은 지난해 5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2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NH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이 시일 내에 어렵다고 판단했다. 홍승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 조달 비용 부담은 다소 완화됐으나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로 건전성이 저하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NH저축은행의 3월 말 부동산 관련 대출은 9069억원으로 총여신의 45.2%에 달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브릿지론 및 본PF 포함 5475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93%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NH저축은행의 브릿지대출(브릿지론) 관련 리스크가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PF 대출은 ‘본PF’ 대출과 ‘브릿지론’으로 나뉘는데, 이 중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대출을 받기 전 개발 자금을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 것을 의미한다.

NH저축은행의 3월 말 브릿지론 규모는 2725억원이다. 이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5.2%(686억원)에 달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본PF의 규모는 2496억원으로 고정이하비율은 14.1%에 달한다. 다만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70.9%로 높은 편에 속한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고정이하여신보다 등급은 높지만 연체가 발생한 만큼 잠재 부실채권에 속한다.

홍승기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률이 낮은 수준(55.4%)을 보여 부실 위험 확대 시 손실 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3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 중 2024년 상반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이 다수 존재해 대손비용 추가 부담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 및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돼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관리 부담도 존재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NH저축은행의 총여신 대비 개인사업자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6.8%다. 개인신용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7.1% 및 4.5%를 기록했다. 전년 각각 2.2%, 2.5% 수준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건전성 부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등급 하향 변동 요인으로 △수익성 회복 지연 및 자산건전성 저하 △자본적정성 저하 등을 제시했다.

홍 연구원은 “조달 비용 및 대손비용 부담으로 인해 급격히 저하된 수익성은 당분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아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본적정성은 현 수준에서 관리될 전망”이라며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고, 유사시 농협금융그룹의 지원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