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책임지나요?…‘40년 만에 올림픽 진출 좌절’ 화살 피하지 못할 황선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4. 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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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이제 이에 따른 책임이 뒤따를 차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결과, 전술 모두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이영준, 정상빈을 벤치로 내리고 강성진을 최전방, 엄지성, 홍시후를 양측면에 내세워 속도 높은 공격을 꾀했다. 후방에는 이강희가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았고, 우측에 변준수와 좌측에 조현택을 배치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로테이션과 더불어 변칙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상대가 한국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이었기에 황선홍 감독은 예상과 다른 전술을 선보인 듯하다.

그러나 이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5백을 형성했던 수비진은 선수들 간의 간격은 촘촘했지만 전반 15분 라파엘 스트라윅의 슈팅을 저지하지 못하며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엄지성이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1-1 동점을 이뤘지만, 후반 추가시간 4분 이강희와 백종점 골키퍼의 소통 미스로 스트라윅에게 추가골을 헌납하며 다시 끌려갔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황선홍 감독은 이영준, 정상빈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분위기를 점차 가져오며 인도네시아를 압박했지만 단조로운 공격은 측면 위주로 진행되며 좀 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후반 25분 이영준의 예상치 못한 퇴장 악재가 발생하며 한국은 수적 열세에 빠졌다. 후반 39분 인도네시아의 코너킥 후 빠르게 이어진 역습에서 정상빈의 첨금같은 동점골이 터지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지만 1명이 덜 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열 두번째 키커 이강희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패하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의 예선전으로 1~3위까지 올림픽 본선에 직행, 4위팀은 아프리카 예선 4위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남은 티켓 한 장을 가리게 된다.

황선홍 감독의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목표로 고군분투했지만 인도네시아에게 발목을 잡히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이어진 올림픽 최다 연속 기록을 마감하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이번 대회가 시험대였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은 황선홍 감독은 부산아이파크, 포항스틸러스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FC서울에서 아쉬움을 남긴 채 떠나야만 했다. 이후 옌벤 푸더(중국)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팀이 해제하는 수순을 밟았고, K리그로 돌아와 대전하나시티즌을 이끌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지 못헀다.

이후 2021년 김학범 감독이 떠난 올림픽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다시 한번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위르겐 클리스만 전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A대표팀의 임시 감독으로 부임해 아시안컵 후 이어진 여파를 잘 봉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4강 무대도 밟지 못하고 전력상 열세인 인도네시아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굴욕적인 성적과 함께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도 이번 올림픽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요한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달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일정을 치렀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지막 점검 자리에서 황선홍 감독은 A대표팀에 모든 에너지를 전념하며 함께하지 못했다.

올림픽 예선전인 이번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황선홍 감독에게 너무나도 큰 책임감을 하나 더 짊게하며 부담감만 얹어줬다.

중요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또 다른 책임감을 준 대한축구협회와 이를 수락한 황선홍 감독이 올림픽 진출 실패에 따른 비판과 책임을 어떻게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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