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 낮다? 국내외 상반된 평가… 누가 양치기 소년인가
한국 노동생산성 증가세
국내선 폄훼, 국외선 호평
실제론 2000년 이후 두배↑
GDP 임금 비중, 일본만도 못해
정부 보고서, 이익단체 주장 반복
최근 성장률 하락 경영능력 때문
저임금 사회문제 된 대만 따라가나
같은 사실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 일이 드문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 경제를 놓고 벌어지는 호평과 악평에는 뚜렷한 경향이 존재한다. 대체로 국내의 평가가 박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더스쿠프가 양치기는 누구이고, 왜 거짓 주장을 하는지 알아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구윤철 부총리와 자료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3/thescoop1/20260113105928302uuwu.jpg)
#2. 그런데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 근거를 둔 데이터 기반 미디어 '데이터로 보는 세상(Our World in Data·OWID)'은 지난해 12월 20일 '한국은 2000년 이후 노동생산성을 두 배 증가시켜 일본을 앞섰다'는 짧은 기사에서 "한때 일본과 큰 격차를 보였던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이제 일본을 앞섰다"며 "근로자가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면,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생활 수준도 향상될 수 있다"고 극찬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 보고서는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수준을 영국보다는 국내 이익단체의 시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인구 감소, 투자 위축, 노동생산성 정체 추세가 지속되면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 1% 내외, 2040년대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나라 경제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게 잠재성장률이다. 이를 흔히 국가의 기초체력에 비유하는 이유다. 그런데 국가의 자원에는 노동과 자본만 있는 게 아니다. 노동과 자본의 투입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종의 '플러스 알파'를 가리켜 총요소생산성이라고 한다.
만약 어느 기업이 노동을 10만큼 늘리고, 자본을 10만큼 늘렸는데, 전체 생산량은 30만큼 늘어났다면, 초과해서 성장한 10만큼이 총요소생산성이다. 요인은 기술의 발전, 민주주의와 같은 한 국가 정치 체제의 발전, 제도의 개선처럼 측정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총요소생산성을 기업으로 축소해 보면, 경영 능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경제성장전략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 문제에서 총요소생산성만 빼놓고 인구와 생산성 문제만 부각했다. 우리나라 총요소생산성이 성장에 워낙 많이 기여해서 그런 걸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린 건 총요소생산성의 감소 때문이었다. 인구와 노동생산성만이 '잠재성장률 하락'을 부추긴 결정적 변수가 아니란 얘기다.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3/thescoop1/20260113105929563ksvo.jpg)
자본 투입의 성장 기여도는 2000년대 2.0%포인트에서 2010년대 1.4%포인트로 줄었지만, 2015~2024년에는 1.3%포인트로 크게 줄지 않았다. 그런데 총요소생산성은 2000년대 1.9%포인트에서 2010년대에 0.8%포인트로, 2015~2024년에는 0.6%포인트로 급감했다.
총요소생산성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린 정황은 기술 발전의 측면에서 한 번 더 검증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매년 조사하는 국가별 세계 1위 산업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세계 1위 산업·서비스 수는 2020년까지만 해도 7개였지만, 2022년에는 6개로, 2024년에는 D램(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낸드 플래시(반도체), 초박형 TV 4개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24년 4월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나?'라는 기사에서 "한국은 2010년대까지 값싼 노동력,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하는 값싼 에너지, 기초기술 없이 상품화하는 응용력을 무기로 성장했지만, 이제 한계에 달했다"고 경고한 이유다. FT는 가장 큰 문제로 재벌그룹 3세들의 무능력을 꼽으며 이렇게 충고했다. "재벌이 과거에는 성장 중시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지금은 3세들의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고방식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그렇지만 재경부의 경제성장전략 보고서는 이런 문제를 외면한 채 노동생산성이 인구 감소, 투자 위축과 함께 잠재성장률 하락을 이끌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중소기업·서비스업의 저생산성 등으로 노동생산성이 정체됐다."
언뜻 중소기업이 '임금 대비' 적게 일하는 것처럼 읽히지만 실은 그 반대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더 적은 시간 일한다는 내용이다. 노동생산성이란 건 실제로는 GDP를 노동시간으로 나눈 값(GDP÷노동시간)이기 때문이다. 노동생산성과 임금이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맞지만, 노동생산성에서 역산해 개인의 능력이나 능력별 임금 지급 정도를 구할 수는 없다.
이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GDP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노동소득분배율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된다.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은 1979년 61.92%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2010년엔 49.58%까지 내려갔고, 2020년에도 51.72%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노동소득분배율은 1979년 62.05%에서 하락하긴 했지만 2010년 56.11%, 2020년 56.36%로 우리보다는 훨씬 높다. 임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다는 얘기이고, 생산성이 증가한 만큼 임금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3/thescoop1/20260113105930838uzki.jpg)
우리나라보다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더 높은 대만의 노동생산성은 1950년 이후 단 한 번도 일본보다 낮았던 적이 없다. 지난해 1인당 GDP에서 우리나라를 추월한 대만은 임금도 그만큼 올랐을까. 대만 평균 임금은 지난해 4만6667대만달러로 1인당 GDP가 비슷한 일본, 스페인의 약 60%에 불과했다. 대만의 저임금 문제는 경제가 아닌 사회 문제에 가까울 정도다.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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