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카미카제' 자폭 드론을 사용하는 방법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샤헤드-136(또는 제라늄-2) 자폭 드론의 잔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산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도심 및 발전소에 대해 소위 "자폭" 드론이 대량 발사됐다는 의혹이 있다.

러시아의 '자폭' 드론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작년 가을부터 이란산 샤헤드-136 드론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제라늄-2라고도 부른다. 이 드론은 탄두에 폭발물을 장착하고 공격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목표물 위를 배회하도록 설계됐다.

샤헤드-136의 날개 길이는 약 2.5m로,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란 정부는 전쟁 전 러시아에 드론을 "소량" 공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이 러시아에 정기적으로 드론을 보낸다고 주장했고, 유럽연합은 이와 관련해 제재를 가했다.

샤헤드-136 드론

국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대공 공격용으로 순항 미사일 대신 샤헤드-136 드론을 사용 중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2만달러(약 2554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에 미친 피해

러시아의 샤헤드-136 드론 사용이 처음 보고된 것은 9월 13일(현지시간)로, 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키이우·오데사·미콜라이프 지역의 군사 및 민간 목표물을 드론으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1월 1일과 1월 2일에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80기 넘게 발사했지만 모두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겨울철 전기·난방 공급이 어렵도록 우크라이나 발전 설비를 공격하는 경우가 잦다.

우크라이나의 대응

우크라이나군은 소형 화기, 중기관총, 휴대용 대공 미사일, 전자 전파 방해 장치 등으로 드론을 격추해 대응한다.

그러나 드론이 대량으로 몰려올 때는 전부 격추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낸 드론의 80% 이상을 방공망이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자폭 드론 사용 여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위치블레이드 자폭 드론 700기를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사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지난가을 세바스토폴 근처 공군기지와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선박을 공격할 때 일종의 자폭 드론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도 12월 러시아 사라토프·랴잔의 공군기지를 자폭 드론으로 세 차례 공격했다고 밝혔다. 모두 국경에서 수백 마일 안쪽에 있는 도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보유 중인 다른 드론

우크라이나의 군용 주력 드론은 튀르키예산 바이락타르 TB2다. 소형 비행기 정도의 크기에 카메라가 탑재됐고, 레이저 유도 폭탄으로 무장할 수 있다.

2022년 4월에는 바이락타르 드론 공격으로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 모스크바호가 침몰했다.

러시아도 더 작고 기본적인 드론 오를란-10을 사용한다. 카메라와 소형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바이락타르 TB2 드론

군용 드론의 사용 현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드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적의 목표물을 찾고 목표물로 포격을 유도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국방 분석가 잭 와틀링 박사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는 목표물을 정확히 찾기까지 20~30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군은 오를란-10 드론의 목표물 탐지 후 3~5분이면 총구를 겨눌 수 있다"고 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국방 연구를 진행하는 마리나 미론 박사는 우크라이나군가 드론으로 한정적 병력을 확장했다고 말한다.

박사는 "과거에 적의 위치를 찾으려면 특수부대를 보내야 했고... 병력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다"며 "이제 위험에 처하는 것은 드론뿐"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Orlan-10 드론은 몇 분 만에 적군의 정확한 위치를 조준할 수 있다

군용 드론의 가장 큰 문제는 크기가 크고 이동이 느리며 격추당하기 쉽다는 점이다.

또한 군용 드론으로 바꿔 배치하려면 바이락타르 TB2만해도 약 2백만달러(약 25억원) 등 큰 비용이 든다.

비군용 드론의 사용 현황

양 진영 중에서도 특히 우크라이나는 소형의 저가 상용 드론 사용을 점점 확대하는 중이다. DJI 매빅3의 경우 약 1700파운드(약 260만원)다.

이런 모델은 소형 폭탄을 장착할 수도 있지만, 주로 적군 탐지나 직접 공격용으로 사용한다.

다만, 상용 드론은 군사용 드론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진다.

예를 들어 DJI 매빅의 총 비행 거리는 30km에 불과하며, 1회 최장 비행시간은 46분이다.

미론 박사는 러시아가 전자 장치로 상용 드론에 대항한다고 말한다.

그는 "러시아군이 전자기 펄스를 발사하는 스투포르 라이플"로 상용 드론의 GPS 탐색을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러시아군은 DJI의 드론 탐사장비 '에어로스코프'와 같은 온라인 시스템도 사용해 상용 드론과 조작자 간 통신을 감지·차단했다.

이런 시스템은 드론이 충돌하거나 기지로 복귀하게 만들 수 있으며, 정보 송신을 중단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