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감독 "'블랙의 신부' 마라맛 의도 NO, 현실성있는 힘뺀 연기 원했다" [인터뷰M]

김경희 2022. 7.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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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를 연출한 김정민 감독을 만났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 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OTT 시청률 집계사이트 플릭스 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블랙의 신부’는 공개된 지 사흘 만인 7월 19일 자 순위에서 일본 1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3위,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는 4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대해 김정민 감독은 "재미있게 보시고 좋게 평가해 주시는 게 놀랍고 감사하다. 넷플릭스에서 이런 콘텐츠를 하는 건 일종이 도전이었는데, 한국에만 있는 결혼정보 회사라는 소재가 해외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소재였던 것 같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김정민 감독이 이 작품에 매력을 끌린 것도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혼정보 회사라는 소재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끌 거라는 예상을 했었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그리고 있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이런 유의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 연출하고 싶었다. 또 8부작이라는 미드폼을 이용해 속도감 있는 빠른 전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라며 이 작품을 연출하겠다 결심했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김정민 감독은 "처음 이 작품을 의뢰받고 해외에도 공개된다고 했을 때 한번 보게 되면 무조건 끝까지 정주행할 수밖에 없게끔, 보고 싶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촬영된 신이 나 편집에서도 과감하게 지루함을 없앴다. 시청자들이 속도감 있게 시청할 수 있게 배우 별 분배를 했다. "라며 편집 포인트를 밝혔다.

우리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결혼정보 회사들이 있지만 김정민 감독은 작품을 위해 실제 상류층 결혼정보 회사들을 여럿 방문하고 인터뷰를 해봤다며 "생각보다 가면 파티, 등급, 이벤트성 미팅 등은 실제로 흔히 있는 일이더라. 우리는 등급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분들은 '밸류'라고 표현하던데, 실제 업체를 방문했을 때 그분들의 사무실 분위기, 복장, 말투 등이 굉장히 비밀스러웠다. 그래서 극 중의 '렉스' 세팅이나 '최유선' 캐릭터의 설정도 카리스마 있고 비밀스럽게 느껴지도록 했다."라며 자료조사 결과를 작품에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설명했다.

김정민 감독은 "가면 파티나 드론 쇼가 인상적이라는 말씀들을 하시던데 저는 작품에서 과하거나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최대한 현실에서 벌어질 정도의 온도로 표현하려 했다. 어떤 분들은 더 자극적인 소재나 수위로 몰입시킬 수 있었을 거라고 하시던데 그렇게 할 경우 국내 시청자들은 몰입이 쉬웠겠지만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작위적으로 보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든 배우들에게 현실성 있는 연기와 힘뺀 연기를 부탁했다. 또 '혜승'과 '형주'의 로맨스가 더 강조되기를 바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런데 저는 그 둘은 이미 결혼에 한번 실패했고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스킨십을 통한 사랑보다는 마음으로 이뤄지는 사랑을 더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주요 장면별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혜승'의 복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욕망과 복수와 치정이 한 번에 담겨 있는 이런 작품에서 복수에 방점이 찍히는 작품이 국내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저는 사이다 복수보다는 '서혜승' 캐릭터에 맞는 복수가 더 좋았다. 캐릭터와 괴리감 있는 복수를 하길 바라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의 반응도 꼼꼼하게 살피고 있음을 알렸다.

김정민 감독은 가면 파티 장면에 대해 "8~9일 정도를 배우들과 합숙을 하며 동선을 고민하고 연출한 장면이다.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보람도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함께 소통하고 표현하며 만들어 낸 장면"이라고 이야기하며 "가면을 쓰는 연출은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제약하는 게 많더라. 공들여 만든 가면을 피팅하고 카메라로 찍어보니 배우들의 표정이나 느낌, 색감이 살지 않았다. 그래서 현장에서 그라인더로 가면을 재조립해서 눈빛과 입모양이 드러날 수 있게 깎아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배우들의 얼굴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더 끌어들일 수 있더라"라며 가면의 비하인드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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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블랙의 신부'가 흥미로왔던 이유는 바로 캐릭터에 맞춤인 캐스팅이었다. 김정민 감독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잘 분배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김희선이 연기한 '서혜승'은 복수를 하는 캐릭터이지만 누구보다 꼭 응원을 받아야 하는 존재였다. 김희선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진정성 있게 표현해 줄 거라 생각해서 캐스팅했다. '최유선'은 매력도 있고 아우라도 있고 결혼정보 회사를 이끌어가는 욕망의 순위가 제일 높은 인물이었다. 차지연의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갔다가 무대 위의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랬다. 넓은 무대를 꽉 채우는 차지연의 아우라와 무대 장악력이 대단했다. 조금도 모자람 없이 '최유선'과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이형주'를 연기한 이현욱도 그가 가지고 있는 메서드 연기가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캐릭터를 다변화 시켜줄 거라 기대했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예상했다. '진유희'는 욕먹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하는 짓은 밉상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여자를 그리고 싶었는데 정유진이 잘 소화해 줬다. 악역이지만 매력에 빠질 수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차석진'은 뻔한 키다리 아저씨가 아닌 선이 굵고 호감형 미남인 박훈을 통해 헌신적인 첫사랑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 배우들 모두가 꼭 한번 작품 해보고 싶었던 분들인데 이번에 캐스팅되어 너무 만족스럽고, 이 배우들 덕에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이 된 것 같다"라며 각 캐릭터 별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모든 캐릭터가 다 소중하고 각별했지만 김정민 감독이 가장 마음에 둔 캐릭터는 '진유희'였다. 그는 "제일 마음이 많이 동요되고 아픔에 대한 결핍이 제일 큰 인물이다. '진유희'는 신분 상승을 위한 게 아니라 아버지의 결핍으로 인한 복수가 욕망의 시작이었다"라고 하며 "'진유희'를 잘 연기한 정유진과 다시 한번 다른 작품을 해보고 싶다. 정유진의 표정이나 느낌이 변신의 귀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정유진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의 기회를 기대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정민 감독은 "결혼이라는 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완성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신분 상승이나 재력과 권력의 유지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는 욕망을 큰 주제로 삼았지만 저는 결혼이 인간의 삶 안에 있는 다양한 욕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결혼이 욕망을 대표하지 않고, 사랑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연결된 끈이라 생각한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결혼의 의미를 전했다.

시리즈의 엔딩 장면에 젊은 박지훈이 등장하며 차지연과 마주하는데, 김정민 감독은 "시즌 2의 의도를 담은 건 아니다. 열린 결말을 보여주고 싶었다. 욕망은 결코 다 채워질 수 없고 계속해서 새로운 욕망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엔딩의 의미도 밝혔다.

김정민 감독은 아직 '블랙의 신부'를 보지 않은 예비 시청자들에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캐릭터의 재미와 신선한 소재에 대한 흥미로움이 캐릭터적으로 잘 표현된 작품으로봐주시면 좋겠다."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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