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의 동행, 토할 뻔 했다[최익성의 정면돌파]

그런데 그해 겨울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역대 훈련중에 가장 힘들었기 때문이다. 토 나올 정도였다. 운동하면서 헛구역질을 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도 웨이트트레이닝엔 자신 있었는데, 이승엽과의 동반훈련은 상식의 틀을 깼다. 무게와 횟수가 상상을 초월했다. 훈련에서 빠지고 싶었고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이승엽에게 “1박 2일로 서울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했다. 후배 결혼식이 있었다. 이승엽은 내게 “형, 그게 그렇게 중요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결혼식 가서 축하해 주는거 보단 형 인생이 더 중요하다. 형이 잘 되고 나중에 잘 챙겨주면 된다. 그러면 결혼식 못갔다고 욕하지 않을거다. 눈앞이 중요한데 이틀이나 빠지면 안된다”라고 조언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이승엽이 최고 타자가 됐는지 제대로 느꼈다.

오래전에 나는 이승엽과 친해진 계기가 있다. 극과 극의 만남이었다. 나는 1994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이승엽은 1995년 고졸신인 최고대우를 받으며 삼성에 입단했다. 최고와 바닥, 우리의 처지는 1995년에 매우 달랐다.
당시 나는 생존을 위해 쉴 틈이 없었다. 누구보다 빨리 야간훈련을 시작했다. 오전오후 훈련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뒤 곧장 방망이를 잡았다. 그런데 어두컴컴한 훈련장에 나 외에 한명 더 있었다. 프로 1년차 약관의 이승엽이었다.
“어, 승엽아 일찍 나왔네~”
“네, 형도 계셨어요?”
우리는 8시 야간훈련이면 1시간은 먼저 나왔다. 둘 밖에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그런 후배가 이제 두산 사령탑으로 간다. 나는 삼성이 아닌 두산 지휘봉을 잡는 이승엽을 이해한다. 우리는 팀이 선택하는 존재다. 1995년의 삼성이 이승엽을 선택했고 2022년의 두산은 이승엽을 선택한 것이다. 만약 삼성이 이승엽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면 그는 두산에 가지 않았을거다.

외부에 드러난 이승엽의 인상은 부드럽고 유하다. 그러나 내가 아는 그의 속은 악착같다. 외유내강으로만 설명하기 힘든 독기가 있다. 대한민국 ‘1등’ 국민타자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은 감독으로도 타이틀을 향해 뚝심있게 갈 것이 틀림없다.
물론 지도자로서의 경험 부족은 걱정이다. 하지만 나는 이승엽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나는 아직도 ‘악바리’ 이승엽과 함께 한 2004년 겨울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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