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통신, 적자 끝 ‘턴어라운드’했지만…‘재무 부담’ 여전[통신 강소 모니터]

대한광통신 안산본사 공장 전경. (사진=대한광통신 홈페이지)

케이블 제조회사 대한광통신이 3년간 연속 적자 끝에 2022년 흑자로 전환했다. 적자 기간 동안 회사는 부채비율이 늘고 유동비율이 줄어드는 등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졌다. 다만 최근 광케이블 가격의 상승과 미국, 유럽향 매출 증가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광통신은 2011년 대한전선에서 계열 분리된 회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광섬유-광케이블 일괄생산체제를 갖췄다. 광섬유는 빛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섬유 모양의 전선으로, 이를 사용해 만든 케이블이 광케이블이다. 지난해 기준 광케이블을 포함한 통신사업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71.9%를 차지했다. 나머지 28.1%는 전력사업 제품이다.

대한광통신은 2018년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광케이블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1672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7%, 3.3% 증가한 규모다. 2019년에 5G 상용화가 예상된 만큼 대한광통신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광섬유 사업 역량 강화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한광통신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3년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각각 96억원, 227억원, 275억원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적자 폭도 커졌다. 2019년 중국발 광섬유 공급 과잉으로 제품의 판가가 하락했으며,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주요 통신사의 투자가 지연된 영향이다. 5G 상용화 기대감에 증설을 했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기간 대한광통신의 재무 상태도 불안정해졌다. 부채비율은 2018년 65.9%에서 2022년 말 138.9%로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245.6%에서 124.4%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회사 운영이 힘든 수준의 직격은 아니지만, 재무 관리가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대한광통신의 이익잉여금은 2018년 191억원에서 2019년 74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2020년 마이너스(-) 196억원을 기록하며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2021년에는 결손금이 498억원까지 확대됐다. 회사의 적자가 지속돼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결손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한광통신은 지난해 매출 1901억원, 영업이익 35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회사 측은 실적 상승 배경으로 “업황 개선에 따른 매출액 증가 및 수익성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해외 지역의 통신 인프라 투자 수요 증가가 영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지역 매출은 410억원으로 전년(2021년) 124억원 대비 240.6% 증가했다. 북남미 매출은 344억원으로 전년 106억원 대비 244.5%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광케이블 판가가 상승한 것도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시장 정보 회사 Cru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광케이블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Cru는 광케이블 가격이 2021년 3월 km당 3.7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2022년 3분기 6.3달러로 약 7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도 대한광통신의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광통신은 1분기 매출 646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광통신 산업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사용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AI 관련 기기가 많아져 광케이블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 5G 상용화 이후 인프라의 지속적인 유지·보수 업그레이드에 따라 안정적인 수요도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신축 건축물 구내 통신망 구축에 광케이블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향후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만큼 단기간에 급격한 재무 개선 효과가 나타나진 않은 모습이다. 2023년 1분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142.2%로 전년 말(138.9%)보다 3.3%P 높아졌으며, 유동비율은 전년말(124.4%)보다 10.5%P 낮아진 113.9%다. 같은기간 결손금은 24억원에서 이익잉여금 54억원으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