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 ‘인위적 조정 반영’은 문제… 해외 사례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영 현황 및 시사점’을 발표하고 “한국의 부동산가격공시제도는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인 ‘시세 반영률’이 낮고, 부동산 유형별로 시세 반영률이 상이해 신뢰성에 있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며 “새로운 체계 구축과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경./ 뉴시스

지난 35년간 시행돼온 한국의 부동산가격공시제도가 여러 구조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영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하고, 새로운 체계 구축과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 부동산가격공시제도, 일괄적이지 않고 형평성 문제 있어

먼저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가격공시제도는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인 ‘시세 반영률’이 낮고, 부동산 유형별로 시세 반영률이 상이해 신뢰성에 있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장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적정가격’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동산 유형 및 가격대별로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시세 반영률’ 적용을 달리해 시장가치와 괴리된 가격이 산정돼 왔다는 게 입법조사처 측의 설명이다.

시세 반영률은 부동산 시장 가격의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인가를 지칭하는 말로 지난 2020년 4월 부동산가격공시법에 처음 규정됐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경. /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시세 반영률은 국토부에 이뤄진 ‘인위적인 조정’으로, 이를 통해 부동산 공시가가 산정·공시되자 동일한 시장가치를 가진 부동산이라 해도 단독주택인지, 아파트인지 등 유형에 따라 공시가격이 달라졌다.

이는 궁극적으로 납세액의 변화를 불러왔으며, 조세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입법조사처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기준 부동산 유형별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50%에서 60%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문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통해 오는 2035년 이후엔 반영률을 90%까지 도달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즉각 조세 징수액의 증가를 불러왔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조세징수액은 지난 2017년 45조8,000억원에서 계획 이후인 2021년엔 73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바 있다고 입법조사처 측은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그다지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윤 정부는 지난 2022년 출범 즉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유보했다.

다만 국토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은 △공동주택 69.0% △표준주택 53.6% △표준지 65.5%라고 밝히면서 유형별, 가격대별 부동산 시세 반영률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별도의 이유를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시하진 않았다.

입법조사처 측은 이를 두고 “2020년 당시 부동산 유형별 시세 반영률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조세 형평성 문제는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문제 있는 부동산 공시가격…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먼저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공시가격은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형성되는 정상적인 가격’인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다. 그리고 공시지가를 산정한 후 이를 과세표준에 바로 활용하지 않고 세목별로 일정 비율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한다.

특히 고정자산세의 경우 공시가격의 70%를 적용하고, 주택용지에 대해선 고정자산세 평가액의 3분의 1 또는 6분의 1을 적용하는 등 분리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경./ 뉴시스

미국 뉴욕시의 경우도 과세대상 부동산의 시장가치를 정확히 측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격 평가방법은 부동산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단독주택은 거래사례비교법, 임대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부동산은 자본환원율을 적용한 소득접근법 등을 활용해 납세자의 부담을 고려한 시장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통계적 모형을 활용해 부동산 시장가치 산정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부동산가격평가와 조세정책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의 평가는 실질적으로 시장의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하고, 지자체는 납세자의 부담, 재정 운용을 위한 세입 규모에 등에 맞게 세율을 책정해 시행한다.

또한, ‘부동산평가위원회’와 같은 독립적인 감독 기구를 설립해 부동산 가격 평가의 객관성과 균형성을 확보한다.

◇ 공시가격 산정과 조세정책 분리해야… 단계별 해결 방안도 필요

입법조사처 측은 해외의 사례를 들며 한국의 공시가격제도의 방향성을 제언했다.

인위적이고 부동산 유형별로 상이한 ‘시세 반영률’ 등으로 공시가격의 객관성과 일관성이 저해받고, 과세 형평성을 저해받는 대신, 공시가격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산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며, 공시가격 산정과 조세정책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 측은 “부동산 가격공시제도의 핵심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가격산정에 있다”며 “일본의 공시가격은 시장가치를 반영해 산정되도록 하고있고, 미국은 부동산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펴가 방법을 적용해 시장가치에 근접한 공시가격을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도시 전경. / 게티이미지뱅크

다음으론 네덜란드의 예를 들어 부동산 공시가격과 세율을 분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입법조사처는 “네덜란드는 부동산 공시가격(WOZ가치)과 세율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WOZ 가격이 상승하면 세율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지키고 있고, 이는 부동산 가치의 변동과 조세 부담 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과 조세정책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공시가격은 객관적인 시장가치를 반영하고, 이를 과세표준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관련 부처와 지자체 등을 포함한 합동 거버넌스를 구성해 조율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공시가격 산정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는 독립된 부동산평가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미국 뉴욕시는 평가에 활용된 자료와 모형을 공개한다.

이를 두고 입법조사처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전문적인 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독립조직의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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