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일본에 법인을 세우고 글로벌 소싱 역량을 강화한다. 중국과 미국, 독일, 홍콩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 소싱 전문 거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춘 결정으로, 식료품 특화 매장인 이마트 푸드마켓이나 가성비를 겨냥한 자체브랜드(PL) 오케이프라이스 등과의 시너지가 돋보일 전망이다.
19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이사회는 지난달 일본 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법인은 도쿄에 위치하며 이마트가 지분 100%를 출자한다. 현재 각종 서류 심사와 현지 공급망 조사, 인력 물색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법인 단위로 일본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25년여간 도쿄에 있는 사무소가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마트가 일본에 소싱 거점을 마련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일본산이라면 조건 없이 구매를 꺼리던 과거의 노(NO)재팬 기조가 시들고 식음료부터 패션, 뷰티까지 양국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몰에선 수개월째 ‘일본제’가 검색어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달 일본 할인잡화점 돈키호테가 편의점 GS25와 함께 선보인 국내 팝업스토어에선 25일간 누적 4만명이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총 4만3676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메이드 인 재팬’의 열기를 등에 업고 가격경쟁력과 상품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구상이다. 우선 현지 거점을 기반으로 우수 제조사를 발굴하고 직소싱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통 구조를 줄여 비용을 아끼겠다는 의도다. 수입 벤더사를 거치지 않아 특색 있는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과 제과, 오일 등의 가공식품 및 일상용품이 모두 대상이다.
이는 올해 이마트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식료품 전용 매장이나 초저가 PL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특히 이달 노브랜드 이후 10년 만에 론칭한 PL 오케이프라이스는 해외 직소싱 구조로 초저가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유럽산 카놀라유·해바라기유는 3480원, 포도씨유·올리브유는 4980원에 내놨고 일본 OEM 업체 시루이와 개발한 휴대용 면도기도 30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출시한 바 있다.
일본 법인은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관할 구역을 넓힐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설립한 독일 법인이 프랑스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체 소싱을 책임지는 것과 비슷한 유형이다. 현지 영업력을 키워 향후에는 역으로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글로벌 수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일본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를 추진 중”이라며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해선 글로벌 직소싱 역량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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