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동선의 편의와 단층 안에 채운 다채로움이 돋보이는 전원주택

조회 3,4672025. 2. 14.
물과 같은 삶을 담은 집_고양 약수재 若水齋

마을 사람이 모이는 작은 우물가가 있던 경사진 땅은 가족이 모여 삶을 채워나가는 고요한 그릇이 되었다. 가족에 대한 배려로 단층을 가진 집은 가족들의 일상으로 더욱 입체적인 공간이 되었다.


북동쪽에서 바라본 약수재의 모습. 안으로 들어가 보이는 부분은 주방과 거실로 둘러싸인 아웃도어 리빙 공간이다.
전체 공간 중 일부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여 주차장은 길에서 출입이 용이한 낮은 레벨에 자연스럽게 놓였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확보한 외벽과 간살 대문.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은 마치 알파벳 H를 눞여놓은 것 같은 형태다.

경의선 능곡역과 1호선 의정부역을 잇는 교외선을 따라가다 보면, 대정역을 조금 지나 낮은 언덕 위에 듬성듬성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난다. 농사짓던 땅에 해방 이후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마을은 옆 동네의 계획적으로 조성된 아파트촌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건축주 가족은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주택을 신축하기로 했다. 현재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좋은 자연환경에서 기존과 다르지 않은 생활환경을 누리면서 이웃, 친구, 직장 등 사회적 관계도 유지하면서 안정감을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을 발견한 것이다. 아파트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라, 이제는 나에게 맞는 집을 찾고 싶은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과 필요에 맞게 공간을 설계하고, 건강하고 편안한 집을 만들어 가고자 한 것이다. 자전거 보관과 사이클링 공간, 정원과 연결된 서재, 넉넉한 주방과 여유 있는 다이닝 공간, 딸의 뜨개질 공간, 장모님을 위한 침실, 그리고 게스트룸은 새집에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다.

동남쪽에서 내려다 본 주택 모습.
거실과 주방, 안방과 침실 등 채와 채 사이에는 아담한 마당을 배치해 실내와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대문과 현관 사이 공간은 실내와 연결되는 중간 영역으로 식물 너머로 집 내부가 비치는 창을 두어 생동감을 더한다.

건축주는 노후에도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집 안에 계단을 두지 않고 생활하길 원했다. 단일 레벨로 공간을 배치하려면 대지가 충분히 넓거나 평탄해야 했다. 하지만 길보다 낮게 자리 잡은 대지는 면적 부족과 경사 문제로 건축주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단일 레벨에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간 일부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거나 경사를 활용한 다층 구조를 대안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대지 조건과 건축주의 요구를 균형 있게 반영했다.

주방 겸 식당. 주방쪽 붙박이장처럼 보이는 문 중 하나를 열면 보조주방으로 이어진다.
처마의 적절한 활용으로 여름에는 일사량을 적절히 줄이고, 겨울에는 거실 깊숙한 곳까지 따뜻한 빛이 스며든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고양시
대지면적 : 468㎡(141.57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 지상 1층
거주인원 : 4명(어머님 + 부부 + 자녀1)
건축면적 : 254.01㎡(76.83평)
연면적 : 451.18㎡(136.48평)
건폐율 : 54.28%
용적률 : 46.74%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6.6m
구조 : 기초 –철근콘크리트 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
단열재 : LX하우시스 Z:IN PF Board
외부마감재 : MK 세라믹 전벽돌
담장재 : MK 세라믹 전벽돌마감 담장, 평철 난간, 목재루버 담장
창호재 : LX하우시스 Z:IN 로이삼중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가든더베란다
전기·기계 : ㈜천일엠이씨, ㈜한빛안전기술단
구조설계(내진) : 델타구조
시공 : ㈜우노건설
설계·감리 : 투닷건축사사무소㈜


안방에서 파우더룸, 욕실로 이어지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드레스룸은 파우더룸과 간살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을 구분해줬다.
주택의 가장 안쪽 동선에 해당하는 욕실과 세탁실에는 천창을 두었다. 덕분에 모든 공간에 빠짐없이 햇빛을 들일 수 있다.

수직으로 공간을 쌓지 않고 수평으로 평면을 구성하면 모든 공간이 고르게 채광이 되는 집을 설계할 수 있다. 대지가 부정형이고 넓게 채광되는 앞뒤로 깊이가 있는 대지 형태라면 공간을 두 개의 채로 분리한 뒤 ‘ㅁ’자 형태의 동선으로 연결하면 효율적인 실내와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실내와 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 마당을 통해 모든 한다. 이 마당을 통해 모든 실내공간이 햇볕을 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마당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던에드워드 친환경 도장 / 바닥 –Bonticello 원목마루
욕실·주방 타일 : 키엔세라 FRAME(이태리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PILOTO(구 더존테크)
주방 가구·붙박이장 : LX하우시스 Z:IN 제니스9
조명 : 라이탄 계단재·난간 : 키엔세라 LIME BEIGE(이태리 타일)
현관문 : 메탈게이트 제작 현관문 및 루버도어
중문 : 무 프레임 유리 중문(제작)
방문 : 영림도어


현관 안으로 들어서면 흔히 볼 수 있는 신발장이 가득한 모습이 아닌 낮은 가구로 공간을 분할하며 이 낮은 가구는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바깥으로 선큰 공간이 중정처럼 보이는 지하 게스트룸. 편하게 손님을 들이거나 영화를 본다.
차를 활용해야 하는 식구가 많아 차고는 넉넉하게 마련했다.
현관에서 차고와 피트니스룸 사이를 지나 게스트룸으로 이어지는 복도.
북측에서 바라본 주택. 어두운 톤의 전벽돌 마감이 집에 진중함을 더한다.

노자의 도덕경 중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말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의미인데 형이상학적인 물의 성질을 우리의 삶에 비유하여 물과 같은 삶을 살고자 한 노자의 가르침이다. 건축주는 아직 그리지도 않은 집의 이름을 내밀며 ‘약수재’라 칭하며 노자의 물과 같은 삶이 담긴 집을 꿈꾸었다. 물은 형체도 없고 항상 낮은 곳으로 향해 흐르며,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 집 또한 자연의 일부로 삶을 실천하는 모습이자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였으면 한다.


건축가 모승민·조병규 : ㈜투닷건축사사무소

TODOT의 지향점은 건축가로서의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가 발휘되는 건축이다. 2014년에 시작하여 호평동 ‘트인집’, 양평 ‘하이브로우 타운’, 여주 ‘무위재’, 용문 ‘엄마의 정원’, 지평 ‘망미농장’, 문호리 ‘기연가’, 문경 ‘둥근지붕’, 제주 ‘스튜디오 제라’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였다. 소형 공동주택의 정체성 찾기와 거주자와 건축주가 함께 만족스러운 집 만들기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는 양수리로 터를 옮겨 두 건축가의 집 ‘모조’를 짓고 직주근접을 실현하며, 지역사회에서의 역할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https://todot.kr

글 투닷건축사사무소 | 사진 변종석, 최진보 | 구성 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2월호 / Vol.31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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