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 시선의 순수, 강지미 작가

<안현정의 아트픽> 안현정 미술평론가(예술철학박사, 성균관대 박물관 학예실장)가 추천하는 작가입니다.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빛과 계절을 건너 나를 만나는 시간

강지미의 사진은 자연의 풍경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찰나의 빛과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을 수집한다. 그녀는 필름 카메라라는 느리고 섬세한 매체를 통해 시간과 감각의 밀도를 포착하며, 빛을 존재의 감정으로 전환한다.

작품 ⟪좋은 날⟫, ⟪Nomad⟫, ⟪고비를 넘어⟫ 등은 단순한 시각의 재현이 아니라, 계절과 마주한 ‘참된 나’의 발견이다. 하이데거의 ‘거주함’과 메를로퐁티의 ‘지각된 세계’ 개념처럼, 그녀의 사진은 사유가 깃든 감각의 장소이며, 존재와 빛, 감정이 교차하는 철학적 시공간이다.


작가노트

사진, 빛을 그리다.

혹한기에서 혹서기까지 계절의 시간에 만나는 순수한 자연의 빛은 신비롭고 잊지 못할 감동으로 기억된다.

디지털 그리고 AI 시대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은 번거롭고 수고로움이 많지만, 아날로그 감성의 특별함이 있다.

나의 사진들은 필름 카메라의 고유한 색감과 질감, 일출 전부터 일몰 후까지 현장에서 맞이하는 계절의 시간과 온도, 날씨의 변화, 현장에서의 촬영 테크닉 등 다양한 조건과 변수들이 피사체와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그 순간(Moment)의 결과물이다.

빛의 스펙트럼은 인생의 감정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마치 신기루처럼 저 먼 곳에서 아련히 내 삶을 비추고 흔들다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나의 사진 작업은 이처럼 자연과 닮아 있는 인간의 삶에 관해 묻고 답하며 그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빛은 나에게 멈추지 않고 나아갈 힘을 주며 숭고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지나간다.

부서지고 이어지고 재생되는 감정의 결들이 켜켜이 쌓여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수천수만 번 빛의 시간은 자연의 법칙 안에서 계절에 순응하며 유유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찰나의 순간에 마주한 빛의 시간을 넘어 더 나은 삶의 시간과 새로운 날들을 만나기 위해, 그 미묘한 빛의 세계를 찾아가고 있다.


좋은 날

몽골의 호수 홉스굴(Khovsgol Lake)은 몽골인들에게 ‘어머니의 바다’라고 불린다. 제주도의 1.5배 정도 된다. 이 사진은 오전 시간에 홉스굴 호수의 신비스러운 물빛과 나무들의 풍경을 담았다. 빛나는 호수의 물빛은 나무들의 든든한 친구 같다. 서로 다른 나무들은 같이 서 있다. 삶이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함께 하기에 서로의 존재 가치를 알게 된다. 빛이 있어 좋은 날이고 행복하다. (48.5x73cm_Canon EOS 5 Film Camera/Pigment Print_2017)

Nomad

몽골에서 이 장면을 마주했을 때, 그때의 여운과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래전에 보았던 마크 로스코의 색채들이 오버랩 되면서, 과거의 특별했던 순간이 어느 순간 현재의 삶으로 이어지는 강렬한 느낌이었다. 몽골 유목민들에게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환대하면, 행복한 일이 찾아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매일 가축을 몰고 먹이를 찾아다니는 그들의 삶과 도시 안에서 무언가를 찾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삶은 늘 새롭고 알 수 없는 여정이지만 그 시간은 돌고 돌아 응축된 힘으로 지금의 삶을 살아가게 한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삶의 목표와 그 과정 안에서 환대와 행복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생각한다. 게르 뒤에 빛나는 태양과 소나기구름은 절망의 끝과 희망의 시작이기도 하다. (49.5x74.5cm_Canon EOS 5 Film Camera/Pigment Print_2017)

겨울 숲을 바라보며

태백의 겨울은 새벽 영하 최저 온도가 –25도를 넘는다. 바람까지 불면 최강의 영하 날씨이다. 손끝이 잘려 나가는 느낌이 든다. 긴 겨울을 버티며 서 있는 숲의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생명력과 경건함을 느낀다. 얼어붙은 땅속에 뿌리 내린 나무들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다. (60x85cm_Canon EOS 5 Film Camera/Acrylic Frame_2018)

봄날

진달래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봄꽃으로 한국인들에게 정서적, 문학적으로 깊은 연관이 있다. 사진 ‘봄날’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여리디여린 진달래 꽃잎에서 고귀한 생명력과 봄꽃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또한, 인생의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우리 삶에 늘 함께하기를 소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53x72.7cm_Canon AE-1 Film Camera/Acrylic Frame_2023)

고비를 넘어

몽골 고비 사막 정상에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는 사막의 신비로운 풍경이다. 마치 삶의 바다에 물결치는 거대한 파도와도 같다. 방향을 알 수 없는 거센 모래바람에 맞서서 만들어낸 모래 언덕의 풍광은 감동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황량한 사막의 시간은 아름다운 기적의 시간이었다. 인생의 목표를 향해가는 여정 속에서 고비를 넘어, 삶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생각한다. (54x75cm_Canon EOS 5 Film Camera/Pigment Print_2017)

Youth

여름 오후의 빛이 숲의 나무들을 향해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나무 그림자가 있어 나무들의 푸른 생명력이 전해진다. 빛의 신비로움이다. 숲의 나무들은 삶의 시간만큼 각자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 에너지가 느껴진다. (44x59cm_Canon EOS 5 Film Camera/Acrylic Frame_2017)

Hello Camel

고비 사막을 가는 길에 진한 허브향이 가득한 초원이 펼쳐졌고, 쌍봉낙타 두 마리가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다. 한낮의 태양은 뜨거웠고 끝을 알 수 없는 초원의 풍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저 멀리 보이는 신기루는 마치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빛과 온도의 신비로운 조각구름들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낙타들은 유목민 아닌 낯선 여행자들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나도 너에게 인사를 한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미소와 인사는 관계, 소통 그리고 삶의 확장이다. 그것은 신비로운 체험이고 삶의 소중한 순간의 연속이기도 한 것 같다. (44x59cm_Canon EOS 5 Film Camera/Acrylic Frame_2017)

휴식 (休息)

몽골 초원에 평화롭게 혼자 서 있는 말의 모습에서 삶의 휴식을 생각한다. 나만의 평화롭고 집중된 휴식은 더 나은 삶의 원천이며 희망이된다.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위해 꼭 있어야 할 시간, 몽골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과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휴식이 시작된다. (44x59cm_Canon EOS 5 Film Camera/Acrylic Frame_2017)

무제

53x45.5cm_2017

Silver Lining

눈부시게 빛나는 날들

시간의 언덕

삶을 유영하다


강지미 작가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원 석사 수료
현) 아시아미술협회, 성북미술협회, 한라미술인협회 회원

△개인전
2024년 Unbroken days, VIBE ART SPACE, 서울
2024년 Seasons, Gallery 오엔, 서울

△그룹전, 아트페어
2025년
- 순수의 시대, 갤러리 서촌(Seoul)
- 5월의 展, 새벽세시갤러리(인천)
- 조형아트서울, Gallery SOMA(Coex, Seoul)
- No space No painting,wave&vibe artspace(안국동, Seoul)
- Blue Art Fair Paradise, ATOM Gallery(Busan)
- 으쌰으쌰 새해전, Gallery Godo(인사동, Seoul)

2024년
- Seoul Art Show, Gallery SOMA(Coex, Seoul)
- 한국미술 비전25 여성작가회전(인사아트프라자, Seoul)
- 한일거장전(한일국제교류전), 오사카갤러fl(교토, Japan)
- 해바라기 여름기획전. Gallery SOMA(고양시)
- 아트마켓, Gallery 71(안국동, Seoul)
- 새해소망 나의 작품전, Gallery Godo(인사동, Seoul)

2023년
- Seoul Art Fair(SETEC, Seoul)
- Artist Dream team 기획전, 가나인사아트센터(인사동, Seoul)
- 서울국제아트엑스포(Coex, Seoul)

2022년
- Artist Dream team 기획전, Gallery Godo(인사동, Seoul)
- Seoul Art Fair(SETEC, Seoul)
- BAMA, Gallery Godo(BEXCO, Busan)

2021년
Artist Dream team 눈꽃전, Gallery Godo(인사동, Seoul)

2013~2017년
SD PC 사진전 4회(경인미술관, 대전MBC M갤러리)

2009~2011년
JPF 사진전(경인미술관) 3회

청년타임스 정수연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