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신형 싼타페 vs 그랜저, 1:1로 비교해보니…당신의 선택은?


현대자동차가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를 공개했다. 과거 갤로퍼를 연상시키는 오프로더 스타일과 ‘H’자를 형상화한 앞뒤 램프, 넉넉한 거주 공간이 눈에 띈다. 가장 큰 경쟁상대는 기아 쏘렌토 등 중형 SUV이지만, 오늘은 신형 싼타페와 가격대가 겹칠 그랜저와 1:1로 비교해봤다. 비슷한 가격의 SUV와 세단,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글 강준기 기자( joonkik89@gmail.com)

사진 현대자동차


Round① : 헤리티지

싼타페와 그랜저는 현대차의 가장 볼륨 모델이기도 하다. 역사는 그랜저가 한층 길다. 1986년 최초 등장해, 최근 7세대까지 진화했다. 3세대 그랜저 XG부터 젊은 감각을 앞세우며 브랜드 기함 역할을 제네시스에게 뺏겼지만, 7세대 신 모델은 초기 버전의 디자인과 ‘위치’를 계승하며 현대차의 진정한 플래그십 모델로 거듭났다.

싼타페는 2000년 6월, 갤로퍼와 무쏘 등 보디 온 프레임 정통 SUV들이 주름 잡던 중형 SUV 시장에서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지닌 도심형 SUV’로 등장했다. 이후 2005년 2세대 싼타페(CM), 2012년 3세대 싼타페(DM), 2018년 4세대 싼타페(TM), 2023년 5세대 싼타페(MX5)까지 진화했다. 이번 5세대 신형은 기존 싼타페가 고수해온 부드러운 도심형 SUV 느낌을 덜어내고, 정통 SUV 스타일을 앞세워 새롭게 승부수를 던졌다.


Round② : 차체 크기 및 외관 디자인 비교

두 차의 ‘피지컬’부터 비교 시작. 차체 길이는 세단인 그랜저가 한층 길다. 그랜저가 5,035㎜, 싼타페가 4,830㎜로 205㎜의 차이가 있다. 물론 싼타페도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45㎜ 더 길며, 쏘렌토와 비교해도 20㎜ 더 넉넉하다. 차체 너비는 싼타페의 승리. 1,900㎜로 1,880㎜의 그랜저보다 20㎜ 더 넓다. 반면, 휠베이스는 그랜저가 2,895㎜, 싼타페가 2,815㎜로 80㎜의 차이가 있다. 더 넉넉한 2열 다리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보다 큰 차체 때문에 몸무게는 다소 늘었다. 이번에 인증 받은 모델의 공차중량은 1,795㎏이다(2.5L 가솔린 터보 2WD 기준). 참고로 현행 4세대 싼타페 2.5T 2WD 5인승 모델의 공차중량은 1,690㎏이며, 7인승은 1,740㎏이다. 아직 연비 등 상세 제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과연 중량 증가로 인한 연비저하를 어떻게 극복했을지 궁금하다.


디자인 분위기는 의외로 다르다. 신형 싼타페는 정통 SUV를 연상시키는 네모반듯한 차체와 ‘H’자를 형상화한 앞뒤 램프, 수직으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트렁크 패널이 돋보인다. 각을 강조한 펜더도 눈에 띈다. 이전까지 싼타페가 부드러운 도심형 SUV 이미지였다면, 신형은 레저 활동에 걸맞은 오프로더 분위기가 물씬하다. 도어 손잡이도 요즘 유행하는 히든타입이 아닌, 일반적인 형태로 만들었다.


그랜저도 신형으로 거듭나며 ‘각’을 강조했다. 수평으로 뻗은 LED DRL과 사각형 그릴 및 헤드램프,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2열 쿼터글래스 등 독특한 존재감을 뽐낸다.


Round③ : 실내 디자인 비교

그랜저


싼타페

두 차의 실내는 비슷하면서도 의외의 차이가 여럿 있다. 우선 모니터 사이즈는 동일하다. 계기판도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도 12.3인치다. 대신 그랜저는 두 화면을 수평으로 연결한 반면, 싼타페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모니터 우측 패널의 디자인도 다르다. 그랜저는 전통 가옥의 지붕 밑 처마처럼 입체적인 굴곡을 지녔다. 반면, 싼타페는 평평한 면으로 구성하면서 친환경 인조가죽을 씌웠다. 앰비언트 라이트 위치도 소폭 다르다.

그랜저


싼타페

아랫부분은 비슷하다. 가로로 길게 뻗은 송풍구 밑에 터치 방식 공조장치 패널을 심었다. 차이가 있다면 그랜저는 모두 터치 방식이고 싼타페는 양 끝에 온도조절 다이얼을 별도로 마련했다. 또한, 오토홀드와 카메라, 주차보조 기능 등은 물리버튼으로 빼놨다. 운전자에 따라 이 방식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두 차 모두 기어레버가 스티어링 휠 뒤에 컬럼 타입으로 붙으면서 널찍한 센터콘솔을 마련했다. 싼타페는 스마트폰 고속 무선 충전 패드는 두 개나 준비했다. 또한, 아래쪽에도 넓은 수납공간을 팠다. 특히 동승석 대시보드 아래 길쭉한 트레이를 구성한 점도 좋다. 이외에 운전대 디자인도 다르다.


아직 싼타페의 뒷좌석 공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쏘렌토와 휠베이스가 같은 만큼 비슷한 수준의 다리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전고가 높기 때문에 헤드룸은 더 넉넉할 전망이다. 그랜저의 경우, 레그룸은 좀 더 여유롭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해 앉은키가 큰 남자 성인이 앉기엔 머리공간이 답답하다. 멋진 실루엣에 공간을 타협한 결과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싼타페는 2~3열 시트를 접었을 때 완벽한 평탄화가 가능하다. 특히 전고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차박’ 편의성이 대폭 올라갈 전망이다. 트렁크 용량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는데, 현행 싼타페가 636L이며 쏘렌토가 705L다. 쏘렌토보다 차체가 커진 만큼, 700L 중반 대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그랜저는 신형으로 거듭나며 트렁크 용량이 515→480L로 줄었다. 골프백 정도는 수월하게 삼키지만, 캠핑을 즐기기엔 다소 아쉽다.


Round④ : 파워트레인 비교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신형 싼타페는 2.5L 가솔린 터보와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2.2L 디젤은 이번 모델부터 빠질 예정이다. 변속기는 2.5T가 8단 습식 DCT, 1.6T 하이브리드가 6단 자동으로 기존 싼타페와 같다.

그랜저는 구성이 좀 더 다채롭다. 2.5L 가솔린 자연흡기와 V6 3.5L 가솔린 자연흡기, V6 3.5L LPG, 1.6T 하이브리드 등 네 가지로 나눈다. 올 상반기, 전체 판매량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변속기는 차이가 있는데,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나머지 차는 8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신형 싼타페의 연비는 아직 공개 전이지만, 차의 중량이 이전보다 늘어난 만큼 소폭 떨어질 수 있다. 핵심은 하이브리드 대결일 듯하다. 현행 싼타페 HEV 기준으로, 복합연비는 17인치 휠 2WD 모델이 15.3㎞/L, 19인치 휠 2WD가 14.3㎞/L다. 그랜저는 상대적으로 가벼워 효율이 더 좋다. 다만, 휠 크기에 따른 편차가 크다. 18인치 휠이 18.0㎞/L, 19인치 휠이 16.7㎞/L, 20인치 휠이 15.7㎞/L다. 출퇴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 그랜저가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대신 그랜저 하이브리드엔 AWD를 선택할 수 없는 반면, 싼타페는 가능하다.


Round⑤ : 가격 비교(하이브리드)



다음은 가격 비교(하이브리드). 아직 신형 싼타페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아 현행 모델 기준으로 쏘렌토까지 추가해 비교했다. 시작가는 그랜저가 가장 비싸다. 4,266만 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최상위 트림끼리 비교해도 싼타페와 쏘렌토는 4,200만~4,300만 원대인 반면, 그랜저는 5,161만 원으로 제법 차이가 있다. 세 차 모두 최상위 트림에 넣을 수 있는 옵션을 모두 더하면, 싼타페가 5,058만 원, 쏘렌토가 5,130만 원, 그랜저가 5,735만 원이다. 싼타페 & 쏘렌토엔 AWD와 6인승 구성을 추가했고, 그랜저엔 나머지 두 차엔 없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더했다. 만약 신형 싼타페에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옵션으로 들어간다면,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좁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