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앞당기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략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위한 재원 마련 과정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 정책인 IRA가 희생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 공화당, IRA 폐지 시점 5년 앞당기는 법안 추진
미국 의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IRA 폐지 시점을 당초 2033년에서 2028년으로 5년 앞당기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내부적으로 협상하는 과정에서 IRA 세액공제 폐지 시점을 2028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당초 바이든 정부에서 제정된 2033년보다 5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IRA 단계적 폐지를 담은 감세안 표결을 21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펀치볼뉴스는 "하원 공화당을 이끄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IRA 세액공제 조기 폐지를 강경파에 제안했고, 모든 IRA 세액공제를 2028년까지 없애는 데도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 전기차 세액공제 내년 종료 가능성도
더 심각한 것은 전기차 세액공제가 내년에 종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 12일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30D) 등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법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살 때 7500달러를 지원하는 전기차 세액공제(30D)를 2026년 말까지만 운영하고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20만 대 이상을 판 회사에는 연말까지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전기차 회사는 당장 내년부터 7500달러 보조금 없이 차를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략 타격 불가피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략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연간 30만 대의 차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를 생산 중이다.
HMGMA 가동으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5종(현대차의 아이오닉5·아이오닉9, 기아 EV6·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 IRA 혜택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가 총 9만1천34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111대)과 비교해 30.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히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 현대차그룹, HMGMA 활용 전략 재검토 필요
IRA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HMGMA 활용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HMGMA는 AI와 자율로봇 등을 활용한 새로운 제조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장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디지털화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공장으로 완성됐다.
현재 HMGMA는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에 대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IRA 영향으로 인한 전기차 판매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상업용 리스차량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이미 시행 중이다.
▶▶ 미국 전기차 시장 전망과 대응 방안
IRA 세액공제 폐지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500달러의 보조금이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의욕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대중 시장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력 강화와 다양한 파워트레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HMGMA의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 차량 라인업을 갖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통해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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