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운반 로봇’ 건설현장 연쇄효과 오나… “안전·효율↑, 고용엔 그림자”

조은임 기자 2025. 8. 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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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 ‘자재 운반 로봇’ 공동 개발
비용·도입시기 비공개… 수직화·복합동선 추가

“로봇의 운영 비용·기능 대체 능력이 관건”

공사현장에서 로봇들이 무거운 건설자재를 옮기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2년 간 협업해 ‘자재 운반 로봇’을 만들었다. 로봇이 상용화만 된다면 당장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현장의 인명사고 문제는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초기투자 비용은 들겠지만 하늘로 치솟는 인건비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올해 기준) 1위인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이 지난 달 3일 시연회를 열고 2년 간 공동개발한 ‘자재 운반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자재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주변 환경을 지도화 해 원하는 곳에 옮겨놓을 수 있다. 반복적이지만, 사고 위험이 높은 고중량 자재 이동에 효과적일 것으로 두 건설사는 기대했다. 앞으로는 수직운반 기술, 복합 동선 대응 등 추가적인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다만 두 건설사는 로봇의 생산비용과 현장 도입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건설현장의 안전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자재 운반 로봇의 실용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DL건설 등의 공사현장에서 잇달아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임원진 교체와 공사중단 등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건설업 사망률은 여타 국가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비율)은 2023년 기준 1.59로, OECD 경제 10대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건설 근로자 1만명 중 1.6명이 사고로 사망한다는 의미다.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 근무 중인 관리 담당자는 “로봇이 자재 운반 중 자재와 주변 인력에 대한 부딪힘 사고 여부 등에 따라 안전에 대한 효과가 판가름 날 것”이라면서 “로봇의 기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사고와 그에 따른 공사 중단 등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재 운반 로봇’ 생산이 원할해 진다면 인건비에 대한 건설사들의 대응도 수월해 질 수 있다. 건설업의 근로자 임금은 지난 5년 간 약 20%가 올랐다. 통계청의 개별직종 노임단가에 따르면 숙련공 기준 형틀목공의 경우 2020년 상반기 21만5964원에서 올 상반기 27만2831원으로 26.3%(5만6867원) 상승했다. 철근공도 같은 기간 21만9392원에서 26만4104원으로 20.4%(4만4712원) 올랐다.

인건비 상승은 원자잿값 오름세와 맞물려 공사비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1.06으로, 기준연도인 2020년(100) 대비 30% 이상 올랐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누적 상승률(약 15%)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공사현장에 로봇을 도입한 일본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의 오바야시(Obayashi) 건설그룹은 2023년 콘크리트 자동 타설 로봇을 개발해 미에현 댐 건설에 적용했다. 자율주행 덤프트럭, 원격제어 굴삭기, 드론 측량 시스템 등 최신식 기술을 공사현장에 동원 중이다. 로봇을 현장에 도입하게 되니 야간, 주말 공사에도 무리가 없었고, 위험구간에는 로봇을 투입해 인명 사고도 줄였다.

김민형 중앙대 건설대학원 겸임교수는 “건설기능인력을 담당했던 청년층 인구의 감소를 고려하면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건설업의 생산성을 유지를 하면서 워라밸도 보장할 수 있어 로봇의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건설업이 우리나라 고용시장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자재 운반 로봇’을 마냥 환영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은 생산액 10억원당 10.8명의 고용을 창출해 제조업 평균(6.5명)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산업이다. 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건설업 고용시장은 현재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줄었다. 이는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금융위기 때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한 대형시행사의 관계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로봇 운영 시 드는 비용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인력, 지게차가 할 수 있는 기능을 어느 정도로 대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로봇의 등장은 향후 무인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데이터 기반 로봇을 개발·운영을 위해 단계적으로 자체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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