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과 조리공간, 팬트리를 넘나드는 평면 디자인

밀라노에서 전해오는 가구 디자이너의 최신 트렌드_ 마지막회

매년 유럽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발 빠르게 탐방하는 가구 디자이너가 전문가의 눈으로 전하는 전원주택을 위한 가구 최신 TIP & TREND. 그 마지막 시간은 다이닝과 주방, 팬트리 평면에 대해 짚는다.


주방 레이아웃은 언제 시작해야 할까?
정답은 내 집의 설계를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우스갯소리로 10년 전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주방이 작으면 남자 건축가, 주방이 크면 여자 건축가가 설계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최근에는 그런 것 없이 어느 현장이든 주방을 중요하게 여겨 집의 심장이 되었다. 주방이 기능적인 조리공간에서 벗어나 건축주의 삶과 취향을 담아내고 소통의 공간이 된 만큼 레이아웃 접근이 더욱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메인 주방 외에 다이닝 공간, 팬트리, 보조주방, 세탁실 등 각 역할에 맞는 기능을 부여한 공간을 나누기 때문에 더욱 입체적인 설계가 가능하다. 주어진 대로 채워 넣어야 하는 아파트 평면이 아니라 주택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주방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은 무척 설레는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가장 기본이 되는 주방의 평면 디자인의 여러 사례를 장단점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집의 생김새가 제각각이듯이 주방의 구조 또한 너무나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내 집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첫째, 전통적 메인 주방의 구성
일자형 주방 | 좁고 긴 공간에 효율적인 구조이다. 작은 주방에는 특히나 일자형 주방이 설계하기 쉽다. 단독주택에서도 주방 살림을 많이 하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에는 필요할 수 있다. 사실 대형 주택의 경우에는 주방이 하나가 아닐 때가 많으니, 메인 주방 외에 세컨드 주방, 홈바 주방, 서재에 딸린 주방 등에는 일자형 주방을 설계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방이기 때문에 들어가야 하 는 필수 구성요소가 있으므로 설계 자체는 더 촘촘해야 한다. 싱크, 인덕션, 후드의 위치 및 배관, 그리고 냉장고를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해야 한다. 가전은 최소화하고 지나치게 드러나는 주방에는 포켓 도어를 활용하여 쓰지 않을 때 감추는 것도 방법이다.

대면형 주방 | 최근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11자’형 주방, 대면형 주방이다. 대면형 주방의 주요한 포인트는 거실이나 다이닝 공간 등을 바라보며 요리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요리하는 사람이 조리를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아일랜드를 위주로 조리자가 전면으로 나오는 구조로 소통형 주방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아일랜드가 메인 조리대가 되므로, 아일랜드에 싱크와 인덕션 등의 주요한 조리 설비가 들어간다.

대면형 주방 | 최근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11자’형 주방, 대면형 주방이다. 대면형 주방의 주요한 포인트는 거실이나 다이닝 공간 등을 바라보며 요리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요리하는 사람이 조리를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아일랜드를 위주로 조리자가 전면으로 나오는 구조로 소통형 주방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아일랜드가 메인 조리대가 되므로, 아일랜드에 싱크와 인덕션 등의 주요한 조리 설비가 들어간다.

아일랜드에 모든 조리대가 몰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키 큰 장 중간에 홈바 또는 작은 상·하부장을 넣을 수 있다. 그곳에 와인셀러나 커피머신을 놓을 수 있다. 이는 답답함을 줄이고 뒷벽을 장식적으로 활용하여 다이닝 공간과의 연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대세인 대면형 주방만이 정답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면형 주방은 현대적인 주방의 상징일 뿐, 분명한 단점도 존재하므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면형 주방은 아래 소개할 ‘ㄷ자’, ‘ㄴ자’ 주방 등의 전통 구조보다 조리대 공간이 적다. 둘째, 후드를 천장형이나 바닥 또는 탄소필터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 설비 또는 가전의 비용이 증가한다. 디자인에 따라서 후드가 내려오게 되면 디자인적으로 고민되는 사항일 수 있다. 셋째, 벽을 마주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단점인데, 물이나 기름이 사방으로 튈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인덕션만이라도 홈바 공간 또는 벽면 공간으로 옮기는 설계를 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 있지만, 어린 자녀가 있는 디자이너인 나는 오히려 대면형 주방을 선호하기는 한다. 아이를 바라보며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비록 아일랜드 위에 생활감이 가득하지만, 단점을 상쇄하는 장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ㄱ자’ 또는 ‘ㄷ자’ 주방 | 전통적 구조의 주방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다. 예전 주방에서는 냉장고장 자리가 냉장고 하나 정도 크기로 작았다면 최근에는 같은 ‘ㄱ자’ 또는 ‘ㄷ자’ 주방의 구조에서도 한쪽 면을 냉장고장과 키 큰장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조금 달라진 트랜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형태에서 가장 장점이 되는 부분은 넓은 조리대이다. ‘一자’형 또는 대면형 주방에서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판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편의성 또한 가장 좋다. 밥솥이나 조리도구를 올려두기도 편하다. 단점은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다이닝 또는 거실에서 조리자의 뒷모습이나 옆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ㄱ자’ 주방에서는 아일랜드를 추가로 두어 거실로 방향을 확장하는 것이 좋다. ‘ㄷ자’ 주방에서는 거실과 주방 사이에 가로막혀있던 중문이나 가벽을 철거하고 주방의 일부 구조가 바깥을 향하게 한다면 훨씬 개방감 있게 설계할 수 있다.

물론, 주방이 작은 ‘ㄱ자’ 형태에서는 아일랜드를 놓기가 힘들기에 다이닝을 주방으로 끌어들여 식탁을 두고 필요시에 주방 조리대의 공간을 확장하는 것도 흔히 사용하는 아이디어이다. 공간이 허락한다면 그 자리에 아일랜드를 두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ㄷ자’ 주방 또한 마찬가지이다. 넓은 조리대 공간을 유지하면서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데까지 공간감을 확장하였다면, 그곳에 식탁을 연결하는 것도 한번 고민할 만하다.

‘ㄷ자’ 주방의 경우 이미 주방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식탁 자리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라면 간단한 식사 공간도 있다면 좋지 않을까? 작은 2인용 식탁을 살짝 단을 내려 연결할 수도 있고, 아일랜드 자리에 의자가 들어갈 BAR 자리를 만드는 것도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최근 ‘ㄷ자’ 또는 ‘ㄱ자’ 주방을 선호하지 않는 것에는 ‘답답해 보인다’라는 이유도 한몫하는 데 그럴 때는 상부장을 간소화하는 것도 공간적 여백을 주는 데 도움이 된다. 상부장의 높은 공간은 잘 손이 닿지 않기 때문에 플랩으로 설계하거나, 한쪽은 깨끗하게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둘째, 다이닝 공간과 주방 공간의 구분
조금 더 주택다운 주방 평면을 고민한다면, 주방을 벗어난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다이닝 공간이다. 예전에는 밥상을 펴고 밥을 먹는 문화가 여전히 있었기 때문에, 입식 주방은 조리공간의 역할만 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다이닝 공간이다.

비교적 작은 주방은 전통적 주방의 레이아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주방 안에 다이닝 공간을 포함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추가로 언급하지 않겠다. 현대적인 주방의 주택에서는 다이닝 공간과 주방 공간을 분리하곤 한다. 분리된 다이닝에서 부족한 부분은 간단한 식사 공간인데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아일랜드에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의자 공간을 만들어 부족한 요소를 보충하면 좋다.

다이닝 공간을 별도로 두게 된다면 큰 사이즈의 식탁으로 정식 다이닝의 정체성을 부여하게 된다. 고려해야 하는 여러 부분 중 한 가지는 ‘동선’이다. 조리공간에서부터 식탁까지의 동선이 지나치게 길거나 계단 등으로 단차가 생기면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된 조리 음식이 나오는 아일랜드에서 가깝게 배치한다. 또는 간단히 반찬을 꺼내거나 음료를 마실 때를 고려하여 냉장고를 비교적 가까이 배치하는 사례도 있다. 대형 주택의 경우에는 주방이 큰 만큼 다이닝과 주방의 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때는 트롤리 사용을 가정하여 동선을 짜는 것이 좋다. 음식을 트롤리에 담아 끌고 가거나, 소스를 담아 두고 필요할 때 이동하여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이닝 공간은 필연적으로 주방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주는 것이 좋다. 같은 톤과 포인트 마감재를 사용하기도 하고, 아일랜드에서 사용하였던 대리석과 동일한, 또는 서로 차가움과 따뜻함을 보완할 수 있는 마감재를 고려하여야 한다. 다이닝 공간에서 있으면 도움이 되는 가구는 홈바이다. 가볍게 과일을 씻거나, 커피를 내리거나, 와인 등 술을 즐길 수 있는 냉장고와 관련 집기를 갖춘 홈바가 있다면 다이닝 공간을 훨씬 더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셋째, 보조주방 또는 팬트리의 구성으로 입체적인 주방 평면
주택을 설계하면서 주부의 만족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곳은 바로 주방 외 부속 공간들이다. 위에서 말한 다이닝 공간, 보조주방, 팬트리, 세탁실 등은 메인 주방의 기능을 분담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메인 주방을 심플하게 디자인하고, 부속 공간의 역할을 촘촘히 나누는 데 건축주들의 관심이 높다.

우선 보조주방, 팬트리 등은 메인 주방과 유기적으로 동선이 연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키 큰 장처럼 보이지만, 도어를 밀고 들어가면 히든 공간이 나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는 인테리어적 요소를 이용하여 우드 루버 중문이나 유리 중문을 이용하기도 한다.

보조주방을 100% 활용하기
보조주방은 냄새가 많이 나는 요리나 잦은 청소가 필요한 요리를 메인 주방과 분리할 수 있게 돕는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메인 주방에서 조리공간이 아일랜드뿐이라면, 깨끗한 상태를 항상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본격적인 요리를 할 때에만 보조주방으로 가는 통로를 열어두고 주방을 확장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조주방에는 인덕션이 아닌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거나, 대용량의 배기형 후드를 설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가전의 종류와 개수가 많아졌기에 보조주방의 미드웨이를 활용하여 가전의 자리를 충분히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김치냉장고, 약탕기, 전자레인지, 서브용 큰 냉장고, 대용량 오븐, 에어프라이어 또는 전기밥솥이 보조주방에 위치하기도 한다. 용량이 큰 냉장고를 사용하고 싶지만, 메인 주방의 디자인상 두기가 어려웠다면, 부담 없이 보조주방을 이용할 수 없다.

보조주방의 한쪽에는 팬트리를 주는 것이 좋다. 집의 각종 자잘한 짐들은 보조주방의 팬트리로 왔을 때 가장 동선이 좋다. 또는 냉장고에 넣기가 애매한 건식 식자재를 보관하기도 좋다. 감자, 양파, 당근 등, 호박, 마늘 등 다양한 요리 재료를 보관할 수 있으며, 큰 반찬통과 곰국 냄비 등을 보관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세탁실을 겸하고 있는 보조주방
세탁실을 어디에 설치할지는 항상 고민된다. 드레스룸과 연결하기도 하고 욕실과 연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일반적인 평면 형태는 주방과 가까운 곳이다. 보 조주방 부근에 세탁실이 있을 때는 생각보다 장점이 많다. 주방 일과 세탁 일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기다리면서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마당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면 이불을 털거나, 큰 빨래를 마당으로 가지고 가 햇볕에 포근하게 말리는 것까지 상상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세탁실을 겸하고 있는 보조주방에서는 싱크볼 대신 세탁볼의 사용 여부를 꼭 의논한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지고, 깊은 싱크볼보다는 빨래판까지 부착된 세탁볼이 훨씬 사용이 편하다. 그리고 보조주방의 상부장과 세탁실 상부장이 연결되면서 상부장 하단 공간에 간단히 손빨래한 걸레나 속옷, 양말 등을 거치할 수 있는 빨래봉을 매달아둘 수도 있다. 세탁실에 통돌이 세탁기 하나만 두던 시대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세탁기, 건조기 또는 서브용 세탁기와 서브용 통돌이를 두는 등 세탁기 2대에 건조기 1대를 쓰는 세대도 많아지고 있다. 아기를 키우거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의 경우에는 전용 세탁기를 두기도 하니 이 모든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보조주방과 또 다른 세탁실의 기능을 고려하며 가구를 설계해야 한다.

최근 클라이언트가 많이 찾는 디자인은 허리가 아프지 않도록 세탁기를 위로 올리고 하부에 세탁 바구니를 넣는 형태이다. 세탁 건조기의 높이가 적절하여 허리가 아프지 않고, 가구 자체에서 세탁 바구니나 세제 수납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깔끔한 디자인이 가능하다. 주의해야 하는 점은 빌트인으로 나오지 않은 국내의 대용량 세탁기 건조기 제작사에서는 바닥이 아닌 곳에는 설치해 주지 않기도 하니 가구 디자이너와 상세한 상의를 통해야만 한다.

1년간의 연재를 마치며
가구 상담을 할 때에는 클라이언트에게 꼭 2시간 이상 소요 시간을 예상하고 오라고 안내를 드린다. 그럼에도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을 정도로 주택의 제작 가구 설계는 할 이야기가 많은 분야이다. 건축의 모든 과정이 결정할 일이 많고 어렵지만, 가구는 그중에서 내 실생활에 맞닿아 있어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분야이다. 그래서 건축주님들께서도 오랫동안 품어온 다양한 계획을 펼쳐 놓으시기 때문에 단기간 짧은 상담이 어렵다.
미팅 시간 동안 모두 해드리지 못하는 이야기를 풀어주기 위해 연재를 시작했지만, 부족한 글솜씨와 그리 깊지 않은 배움 탓에 마음만큼 풍부한 콘텐츠를 펼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주택 가구 또한 여러 건축 설계와 마찬가지로 생물처럼 매년 바뀌는 트렌드와 시장 상황이 있으니 더 많은 공부를 하여 더 좋은 이야기를 언젠가 다시 펼칠 수 있길 기대해 본 다. 가구와 관련된 여러 궁금증은 언제든 우리에게 이메일(goeunae@ungago.com)을 준다면 부족하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 이번 회를 끝으로 본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정성을 다해 기고해주신 고은애 님께 독자를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글과 자료_ 고은애 실장 : 우노가구

우노가구는 25년간 전원주택, 고급아파트 등 다양한 공간과 고객의 니즈를 맞춰온 가구 제작 및 디자인 전문 기업이다.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철저한 제조 과정 관리를 자랑하며, 디자인-설계-제작 모든 과정을 거쳐 최초 설계와 같은 가구, 자유로운 아이디어로 구현한 맞춤 가구를 실현한다. https://unogagu.com

기획_ 신기영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6년 1월호 / Vol. 323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