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호소하는 창녕 대합면 산꼭대기 축사 문제
창녕군 대합면 등지리 뒷산 정상 축사 공사에 대해 인근 주민은 "지형상 우리 마을은 축사 악취가 빠져나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고암면 간상마을 주민 ㄱ 씨는 "간상마을에 60가구 정도 70~80명이 산다. 지형상 거기(등지리 뒷산 정상)에서 축사를 하면 바람이 빠질 곳이 없다"면서 "축사에서 악취가 나면 온전히 이 마을로 날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합면 등지리 산28번지 250m 높이의 산 정상 2만 9504㎡에 3651㎡ 규모로 건축 중인 축사는 2021년 3월 창녕군도시계획위원회가 산사태 방지 계획서, 환경오염 피해대책 제출 등을 조건으로 허가했다.
하지만 대합면 등지리와 십이리, 고암면 간상마을 등 인근 주민들은 이 공사를 올들어 뒤늦게 알게 됐다.
ㄱ 씨는 "아마 내가 맨처음 알았을 거다. 올 초에 고개를 넘는데 한전(한국전력) 차량이 있어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까 축사 전기 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환경오염 피해대책을 제시하려면 주민들 의견청취가 불가피한데도, 창녕군이나 축사 건축주는 건축 계획을 주민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합면 등지리 주민 ㄴ 씨는 현재 뒷산 정상에 조성된 축사 예정지 성토·구조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ㄴ 씨는 "허가구역을 넘어 산림을 훼손했고, 콘크리트 축대도 직각으로 세워 산사태 우려가 나온다"면서 "그런데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창녕군은 2021년 허가 당시 자료를 제시할 뿐, 현재 진행된 축사 기반공사 안전진단 자료는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창녕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군이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허가 당시 자료다. 현재 조성된 기반공사 안전진단은 건축주 책임이지, 군에서 진단이나 자료를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창녕환경운동연합은 "실제 이 축사 옹벽공사에는 식생호안블록을 구조 검토 없이 사용했다"면서 "우려되는 것은 식생호안블록의 붕괴 가능성과 옹벽이 경사도가 거의 없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강우로 말미암아 지반 약화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창녕환경운동연합은 <한국지반신소재학회 논문집>에 실린 '식생블록 옹벽의 붕괴원인 및 복구방안 사례연구' 논문을 근거로 제시했다.
논문에는 "식생블록 구조물의 붕괴 원인 분석 결과, 구조 검토 미흡, 구조물 배면의 뒤채움 지반에 대한 불충분한 다짐, 설계·시공 상 관련 규정을 정확히 준용하지 못한 것이 붕괴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기술돼 있다.
/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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