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내 마음이 어떤지’에 집중해야
- 명상을 통해 ‘순간의 감각’에 집중하는 법을 익혀라
-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삶의 방식 필요
불안이란 말 그대로 ‘편안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상에서 불안을 느끼는 일은 흔하다. 예를 들어, 누구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불안함을 느낀다. 이런 정도는 정상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커서, 아예 시험장에 갈 수 없거나 문제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그건 치료가 필요한 ‘병적 불안’에 해당한다.
불안장애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공황장애’가 대표적인 불안장애의 유형이다. 또, 불안과 걱정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범불안장애’,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는 ‘공포증’도 불안장애의 범주에 포함된다.
즉, 불안장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게다가 다른 병과 중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것이 병이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불안장애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불안이란 무엇인가?
불안은 공포와 다르다. 공포란 ‘특정한 대상’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대개 급성으로 나타난다. 한편, 불안은 대상이 비교적 모호하다. 어떤 대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것이 나타날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경우는 불안에 가깝다.
무언가 마음이 불편한 상태인데, 대상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만성적으로 유지된다면 불안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스트레스 요인이 많은 집단일수록 불안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인들에게서 불안장애가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불안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이 너무 많은 경우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생각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을 가리켜 ‘반추’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어떤 업종이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이 두드러진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탓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을 잊기 위해 과격한 운동 등에 매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것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보다는 ‘몸을 혹사시키는’ 패턴을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또 다른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감각’에 집중하라 - 명상의 중요성
불안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구체적인 진단도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통적인 맥락은 비슷하다. 본인이 왜, 무엇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한 채 막연히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쓰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흔히 권장되는 방법이 바로 ‘명상(Meditation)’이다.
흔히 명상은 ‘깊게 생각하는 것’이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감각’에 집중하는 훈련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의도적으로 ‘불안하면 안 돼’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함에서 벗어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을 다스리는 데 있어 포인트는 ‘나 자신의 주의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집중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뿐만 아니라 걸어가면서도 명상이 가능한 이유는, ‘그 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한다’라는 것이 명상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호흡을 편안히 하려는 노력이 중요
마음이 불안할 때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힘들어진다. 이는 몸이 ‘더 많은 대사가 필요하다’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채정호 교수는 “특정한 생각에 사로잡혀 가슴에 긴장한 상태가 유지되다 보니 흉곽이 좁아진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한다.
흉곽이 좁아져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긴장 상태가 풀어지지 않으니 편안하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불안감이 찾아올 때는 호흡을 편안히 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내 스스로 긴장감을 조율할 수 있다.’라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힘들다. 수시로 인간을 지치게 만든다. 누구라도 불안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건, 현대인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다. 채정호 교수는 “자신의 삶을 이루고 있는 많은 세부적인 요소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채 교수는 “내 몸이 어떤지, 자세는 어떤지, 그리고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차려야 한다.”라고 말한다. 무엇을 걱정하고 있고, 무엇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는지, 무엇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 마음이 어떻게 달려가고 있는지 등 평상시에도 내 마음을 관리하고 들여다보는, 이른바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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