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오래 된 골프 역사, 600년 전 골프공은 이런 모습

골프공의 변천사
  • 골프클럽 못지 않게 경기력에 영향 미치는 골프공
  • 나무, 가죽, 고무 거쳐 현재 모습으로 진화
  • 온도와 습도에 예민해 대충 관리하면 수명 단축
/배우 이상아, 가수 효민 인스타그램

의외로 많은 골퍼가 골프클럽만 신경 쓰면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골프클럽 못지않게 골프공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1960~80년대 메이저 경기에서 6번이나 우승했던 미국 프로 골퍼 리 트레비노(Lee buck trevin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골프공이 과거에도 있었다면, 당시 최상위 골퍼들은 300야드(약 275m)는 보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골프공은 골프 산업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왔다. 골프공의 변천사를 알아봤다.

◇호두 알인 줄 알았는데 골프공이라네

골프공의 진화. /조선닷컴

1. 나무 골프공

/Scottish golf history

골프 초창기였던 1400년대, 골프공은 회양목(키 작은 상록성의 활엽수)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나무는 구하기 쉽고 단단하며, 가공하기 쉬운 재료였다. 그러나 표면이 지나치게 매끄럽고 무거워서 비거리가 75m밖에 되지 않았다. 강하게 임팩트 시 골프 클럽과 공이 동시에 깨진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2. 페더리(featherie) 공

/Scottish golf history

1700년대 후반부터 가죽 안에 오리나 거위 깃털을 가득 채워 넣은 골프공을 사용했다. 나무 공보다는 비거리가 늘었지만, 손으로 일일이 겉가죽을 꿰매야 해서 생산력이 낮고 고가라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물에 젖으면 다시 사용할 수 없어서 날씨에 따른 제약이 많았다.

3. 구타페르카(Gutta percha)

/Scottish golf history

고무나무의 일종인 열대 지방의 구타페르카나무 진액으로 만든 공이다. 1800년대 중반에 물에 젖으면 안 되는 페더리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탄생한 공이다. 고무나무 진액으로 만들어져 탄성이 좋고 비거리도 길다. 페더리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골프의 골프 입문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4. 하스켈공

/Scottish golf history

1898년 미국의 사업가 코번 하스켈(Coburn haskell)이 개발한 공이다. 작은 고무심 위에 얇은 고무실을 감아 내장재를 만든 뒤 구타페르카로 표면을 씌워 만들었다. 오늘날의 골프공과 같은 구조를 지닌 현대적인 공이다. 구타페르카로 칠 때보다 비거리가 약 23m 정도 더 늘었다. 1900년대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해 가격은 더 저렴해졌다. 골프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 솔리드 코어(Solid core) 공

/Advanced material solution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공으로, 2000년도에 나이키 골프가 일본의 협력사 브리지스 골프와 함께 개발했다. 고무심과 고무실로 내장재를 채운 하스켈과 달리 이 공은 고체 고무를 이용해 내부 밀도를 높였다. 크게 맨틀, 코어, 커버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솔리드 코어의 위상을 끌어 올린 주인공은 바로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2000년 우즈는 US 오픈에서 고무공에서 솔리드 코어로 장비를 교체한 뒤 2위 선수와 15타라는 압도적 점수 차로 우승했다. 이후 다른 프로 선수들도 솔리드 코어로 갈아타면서 대세 골프공으로 자리 잡았다. 


◇골프공 수명 늘리는 방법

/카카오프렌즈 골프 홈페이지

골프공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공을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골프공은 주변의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다. 습기를 머금은 공은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골프공 제조업체 스릭슨의 누리집을 보면 ‘습도 50%와 90%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드라이버로 공을 쳤을 때, 비거리가 15야드(약 14m) 차이가 난다’고 설명돼 있다. 골프공이 여러 겹으로 포장돼 나오는 이유도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flickr, 지벤토리 공식 인스타그램

그래서 햇빛과 습기를 차단한 후 밀폐된 곳에 공을 상온 보관해야 한다. 만일 자동차 트렁크나 밀봉이 안된 박스 안에 두면 공의 수명이 2~3년 단축된다. 특히 물에 젖으면 물입자가 공 안으로 침투해 탄성이 떨어지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다양한 과학 원리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골프공. 사용 기간을 늘리고 싶다면 차 트렁크에 굴러다니고 있는 공을 어서 전용 보관함에 넣어두도록 하자.

/윤채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