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세미가 연기하는 인물, ‘류인나’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05학번 이즈 백’ 시리즈에서 출발한 캐릭터다. 지금은 ‘05학번 이즈 히어’로 발전한 이 세계관에서 류인나는 남편, 아들과 신도시에서 살아가는 ‘서준맘’으로 통한다. 이 캐릭터의 진수를 박세미의 개인 채널 <안녕하세미>에서 볼 수 있다.

‘콧코에서 항시적으로 사는 것들⁓ 지영언니 같이 가줘서 고마워⁓⁓’라는 제목의 영상은 중독적이다.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폭발한다. 서준맘은 하이톤의 목소리에, “항시적으로”, “완전 기절!” 같은 말버릇을 쓴다. 이 영상에서 그는 ‘유지방’과 ‘유산균’을 헷갈리고, 1.75리터에 29,900원인 럼주를 즉석에서 개봉해 마시며 ‘술방’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 목말라서 먹는 거야⁓ 나 절대적으로 술 먹고 싶어서 먹는 거 아니야⁓ 음주 방송 아니야⁓ 목말라서 그래⁓”
결혼 후 신도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는 모두 알고 있다. ‘맘카페’나 ‘애엄마’, ‘◯◯맘’ 같은 단어가 부정적인 맥락에서 자주 사용되어 온 것도 말이다. 그럼 여성들은 왜 ‘서준맘’을 좋아할까? 시청자들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위로가 되어요. 소리 들으며 집안일 하면 참 좋아요”, “정말 동네 걷다가 만날 거 같은 아기 엄마라 내적친밀감, 혼자 웃으니 남편이 관심 가져요. 아는 언니라고 말할 뻔했어요.” 박세미는 한 인터뷰에서 돌잔치 MC 아르바이트를 통해 육아하는 여성들의 특징을 학습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준맘’을 연기할 때 주로 손목보호대를 착용한다. 이런 말도 남겼다. “굳이 기싸움 할 필요가 뭐가 있어? 다 같은 아기 키우는 엄마 마음으로!”
친한 동생과 맥주 한잔하다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울컥하고, 대화의 주제가 1분에도 몇 번씩 바뀌어 기가 빨리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 바쁜 와중에도 동네 친구들을 챙기면서 행복해하는 사람. 남편이 속을 썩이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 언니들에게 만만해 보이고 싶진 않지만, 귀여운 동생도 되고 싶은 사람. 25분 30초 동안 ‘콧코’에 대해 아는 건 다 말해주고 싶어 오디오를 절대 비우지 않는 사람. 그 사랑스러움이 항시적으로 보고 싶다.
글. 황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