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SUV, 싼타페 디자인 변천사..10일 공개될 싼타페 5세대의 미래는
중형 SUV 싼타페는 현대차의 허리와 같은 존재다. 쏘나타, 그랜저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하면 떠오르는 대표 차종이다. 24년의 역사를 이어온 싼타페가 이달 5세대로 거듭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로 태어났다. 역대 싼타페 디자인이 시대에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1세대 SM-근육질 스타일로 도심형 SUV를 재정의하다.
1세대 싼타페는 2000년 출시되었다. 디자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현대차 연구소가 주도했다.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도심형 SUV 콘셉트로 개발했다. EF 쏘나타 플랫폼을 활용한 중형 SUV로 현대차 라인업에 새롭게 등장했다. 싼타페 출시는 획기적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중형 SUV에 곡선이 가미된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는 드물었다.
1999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HCD-4 콘셉트카는 당시 기아 스포티지, 혼다 CR-V, 토요타 RAV4로 부터 시작된 도심형 SUV의 콘셉트를 이어 받아 제작됐다. 캘리포니아 현대차 디자인센터의 첫 양산 작품이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세계 현지화 경영의 핵심으로 추진하던 프로젝트의 결실이라 의미가 깊다. 울룩불룩한 유선형인 차체 곡면은 근육질 '머슬' 디자인 요소를 대거 적용했다. 과감하고 파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게 출시 직후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SUV지만 프레임 바디의 구조를 일부 이어받은 언더바디 덕에 비틀림 강성도 우수했다. 모노코크 특유의 승차감과 안정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 단번에 대한민국 SUV 시장 1위에 등극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콘셉트카는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미래 디자인을 보여주는 성격이 강했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HCD-4 콘셉트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였다. 파격 디자인의 임팩트 만큼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모험을 감행한 부분도 컸다는 의미다.
1세대 싼타페는 2006년 3월 6년 만에 단종되면서 2세대 모델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누적 판매량은 111만1988대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SUV 가운데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한 기록을 세웠다. 내수에서 32만7620대, 북미 시장에서 42만5000여대가 팔리는 등 현대차 미국 볼륨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단종 이후 중국 화타이자동차에서 싼타페 1세대 디자인과 설계를 기반으로 라이선스 생산해 C9이라는 차종을 개발했다. 꾸준한 개량을 거쳐 2018년까지 생산됐다.
2세대 CM-세련된 유선형 디자인의 시작
2세대 싼타페는 2005년 11월 등장했다. 당시 1세대 모델과 약 4개월 동안 병행 판매했다. 1세대 싼타페와 유사한 크기의 SUV인 투싼이 출시되면서 전장과 전폭을 대폭 키웠다.
머슬을 강조한 1세대와는 정반대로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해 도시형 SUV에 맞게 한층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세대의 디자인을 어느 정도 계승한 테일게이트 도어 핸들은 잔존했다.
당시 기아 쏘렌토와 쌍용 렉스턴이 프레임 바디에 단단한 주행성능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웠다면 싼타페는 승용 감각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주행감각으로 차별화했다. 주로 고급차에 쓰였던 듀얼 머플러가 달리고 북미 수출형의 분위기를 내는 호박색 전면 리플랙터는 도시적이면서 미래적인 이미지를 풍겼다.
2009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 디자인을 적용했다. 기존 모델과 달리 날카로운 직선이 많이 들어간 페이스리프트였다. 테일램프와 헤드램프의 색상을 변경하면서 색다른 이미지를 냈다.
2011년 7월 한번 더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며 리어 디퓨저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및 크롬 몰딩 추가, 휠 변경과 같은 디테일을 추가해 스타일리쉬를 강조했다.
구형 싼타페 가운데 오래보아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가 나온다. 또한 캠핑, 차박등 아웃도어 라이프의 유행으로 인해 레저용 짐을 많이 싣는 용도로 저렴한 값에 구매하려는 수요층도 생겨 중고차 잔가 보장이 잘된 차종으로 꼽힌다.
이 플랫폼을 늘린 3열이 달린 대형 SUV 베라크루즈도 등장했다. 3.0L 6기통 디젤을 탑재한 몇 안되는 국산차로 꼽히면서 북미시장에서 처음으로 3만달러가 넘는 모델로 현대차 역사에서 의미가 있는 차종으로 기록됐다.
3세대 DM-진정한 의미의 패밀리룩을 갖추다
2012년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3세대 모델은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기반으로 헥사고날 디자인을 적용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면서 패밀리룩을 갖춘 첫 싼타페로 기록된다.
날카로워진 눈매와 디테일로 기존 모델에 비해 '잘 생긴 싼타페'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타 현대차 모델이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였던 것에 비해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호평이 대다수였다.
2015년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싼타페 더 프라임’이 등장하면서 내외장에 디테일을 더해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변화했다. 이 모델을 기점으로 싼타페는 쏘나타와 동급이 아닌 한 단계 위인 그랜저와 동등한 수준의 차로 발돋움했다. 가격대도 쏘나타보다 비싸지면서 싼타페 브랜드를 높인 모델로 평가 받는다.
싼타페 전장을 늘린 맥스크루즈가 베라크루즈 대체 차종으로 출시됐다. 북미시장에서는 반대로 맥스크루즈가 싼타페로, 싼타페가 싼타페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4세대 TM – 디자인의 혁신을 시도하다
4세대는 LED DRL이 보닛 바로 아래 있고 헤드램프가 중간에 위치한 '상하분리형 헤드램프'가 처음 적용됐다. 2018년 출시된 코나와 넥쏘에 이어서 지프 체로키 디자인을 연상시켰다. 이 모델 이후 대부분의 현대차 SUV 라인업은 모두 상하분리형 헤드램프가 달렸다.
괴리감없는 안정적인 비례와 디자인으로 기존 모델과 이미지는 엇비슷해 '새 차 느낌이 적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더 커진 차체와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를 무기로 그랜저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 판매에서 대성공을 기록했다.
실내도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돌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운전자와 승객을 감싸는 형태의 랩어라운드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라운지 분위기를 완성했다. 또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추가하면서 검정색 플라스틱 바디클래딩을 차체 색상으로 변경해주는 옵션을 제공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그릴과 헤드램프가 통합된 형태로 변경됐다. '기존 디자인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데다 경쟁 모델인 풀체인지 쏘렌토 디자인이 극찬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판매량이 하락한 비운의 모델이 됐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전면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상단 주간주행등과 그릴이 연결되어 이질감이 덜하던 기존 모델과 달리 주간주행등은 독립적으로 떨어져 마치 눈처럼 보였다. 헤드램프는 전반적으로 사각형으로 바뀐 라디에이터 그릴과 합치면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연상된다는 등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5세대 MX5 - 후면 디자인 논란..새로운 변신은 웃을 수 있을까
8월10일 등장할 5세대 싼타페의 디자인 평가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존 분리형 컴포지트 헤드램프는 현대차의 H를 형상화해 원 위치로 회귀했다. 테일램프에도 H를 형상화했다.
1세대부터 곡선 위주의 어반 SUV를 표방하다가 갑자기 갤로퍼를 연상시키는 직선 위주의 정통 SUV 디자인으로 나오자 "싼타페가 아닌 것 같다"며 어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쭉 이어진 벨트라인과 각진 디자인으로 "미니밴처럼 넓고 개방감 있어 보인다"는 긍적적인 의견도 있다.
싼타페는 공교롭게도 최대의 라이벌인 쏘렌토가 비슷한 시기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맞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싼타페와 쏘렌토는 신형 모델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출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무기로 쏘렌토를 누르고 중형 SUV 1위 모델이 될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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