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국가지질공원 이야기] 지구 역사·생물 진화과정을 담은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

35억 년 전 최초의 생명체가 만든 ‘바위 침대’
올록볼록한 표면 ‘거북바위’
가공 거쳐 조문국박물관 전시
매끈하게 가공하니 보석 같아
층 ‘스트로마’ + 암석 ‘리토스’
어원서 ‘겹겹이 쌓인 암석’ 유추
지구 나이테이자 생명체 기원
지난해 방영된 MBC 특집다큐 1억년 전의 선물에서 의성조문국박물관의 스트로마톨라이트. 그 모습이 흡사 거북이다. 유튜브 안동MBC PLUS 제공

◇중생대 백악기 호수에서 생성된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퇴적지질학(Sedimentary Geology), 퇴적학(Sedimentology), 지질과학 학술지(Geosciences Journal) 등 국제학술지(SCI급 논문)에도 몇 차례 발표돼 국제적 가치가 있는 지질명소이므로,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곳이다. 이곳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의성 주민들이 ‘거북돌’, ‘거북바위’ 등으로 부른다. 내가 봐도 전체 모습은 둥그스름한 돔 형태이고, 표면이 울룩불룩한 게 마치 거북을 닮은 꼴이다. 골짜기 도랑 섶이나 밭둑 섶을 자세히 보면 크고 작은 거북바위를 발견할 수 있다.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춘산면 효선리 일대, 지질시대를 살펴보면 백악기 하양층군 신양동층에 속하는데, 경상퇴적분지 하양층군의 최상부층이다. 즉 격렬한 화산활동이 일어나기 전이다. 금성산 칼데라의 동쪽과 남쪽에 인접해 있다. 평행에 가까운 흑색의 점토질 퇴적암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발견했다. 스트로마톨라이트 내부에서 발견되는 미세한 퇴적물 입자를 미크라이트(micrite)라고 하는데, 퇴적물 입자들이 서로 결합해서 덩어리를 이루거나, 길게 늘어져 형성된 구조로 나타난다. 혹은 특별한 구조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를 통해 중생대 백악기 당시 기후변동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환경 오염 등 기후변화로 바다거북의 산란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탐사 현장에서 고도계를 꺼내어 측정을 해보았다. 해발 268m였다. 중생대 백악기 때는 호수였다.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중생대 백악기 호수에서 미생물 표면 점액질에 물속 부유물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퇴적구조이다. 의성군 제공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는 않아 다소 생소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서대문자연사박물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국립중앙과학관, 지질박물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천연기념물센터 등 우리 주변의 많은 박물관, 과학관에서 전시되고 있어 한 번쯤 본 경험이 있다.

박물관, 과학관의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층층이 쌓인 구조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래 전 방문해서 기억은 어렴풋하지만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의성군 안평면 마전리, 경상퇴적분지 신동층군 진주층에서 산출된 것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아닌 ‘첩층석’이라는 명칭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천연기념물센터에서는 2023년 12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지질유산 연구, 3인3색’이라는 지질유산 연구자 상지대학교 이광춘 교수, 부경대학교 백인성 교수, 강원대학교 우경식 교수와 관련된 특별전을 개최했다. 전시에서 ‘산소를 만든 생명의 근원,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약 100여 년 동안 수 cm밖에 성장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굉장히 놀라웠다. 작은 성장인데, 또 그 속에는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비밀을 담고 있다니!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천천히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여러 차례 의성군 관광문화과 지질공원팀과 회의를 하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 우경식 교수 연구실에서 수행해 SCI급 논문을 게재했다는 것이다. 또 상지대학교 이광춘 교수가 연구하던 스트로마톨라이트와 관련된 자료 일부를 기증받아 국가유산청과 협의 후 의성에코센터에 전시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다음에는 의성에코센터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에 대해 배우길 기대한다.

의성조문국박물관의 1층 열린수장고 앞에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전시되어 있다. 2023년 10월 15일 MBC에서 방영된 ‘의성국가지질공원 활성화 포럼’에서 배수경 팀장의 설명에서 흥미롭게 들은 후, 12월 16일 MBC 특집다큐 ‘1억년 전의 선물’에서 문경수 과학탐험가와 배기석 팀장이 나누던 장면이 인상 깊어 유튜브로 영상들을 다시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조문국박물관을 찾았다.

연마재를 사용해서 표면을 매끄럽게 가공한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그 형태와 색상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마치 보석처럼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마침 관람객 몇 명도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오랫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박물관 별관인 의성상상놀이터에도 잠시 들러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보고 왔다. 이렇게 특이한 암석들이 사라지지 않고 박물관 등에 보존되는 것은 의성지역 주민들의 지질학에 많은 관심의 반증이고, 작년에 의성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건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 지역 주민들은 마치 그 형태가 둥그스름하고 울룩불룩해 거북처럼 보여 '거북돌' 또는 '거북바위'라고 부른다. 의성군 제공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용어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다가 1908년 독일의 지질학자인 에른스트 칼코우스키(Ernst Kalkowsky, 1894~1920)가 최초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 혹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침대(bed), 매트리스(mattress), 층(層, stratum), 켜(layer) 등의 뜻을 가진 ‘스트로마(stroma)’에다 암석이라는 뜻을 가진 ‘리토스(lithos)’가 결합한 용어다. 어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얇은 층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암석을 말한다. 지질박물관에서는 쉽게 ‘바위침대’라고 설명한다. 생태 생물학에서는‘미생물의 침대(microbial mat)’ 혹은 ‘미생물 화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일부 학자들은 바다에 깔린 생명체의 밑바닥이라는 뜻에서 ‘바다의 침대(marine mat)’라고도 부른다.

오늘 주인공 만든 ‘시아노박테리아’
낮에는 물속 부유물 입자 포획
밤엔 물 속 식물에 퇴적물 부착
반복활동 통해 '거북바위' 형성
과거·현재 잇는 소중한 자연유산
광합성으로 지구 산소 농도 유지

스트로마톨라이트가 가장 지대하게 공헌한 분야는 지구과학으로 ‘지구 나이테(earth growth ring)’ 혹은 ‘지구의 스톱워치(earth stopwatch)’로 역할을 했다. 약 46억 년 전, 태양이 형성될 때 남은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모여 지구가 형성됐다. 초기 지구는 매우 뜨거웠고, 대기와 바다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는 점차 식어갔다. 지구 내부에서는 핵과 맨틀, 지각이 형성되었고, 외부에서는 대기와 바다가 형성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35억 년 전, 지구에 최초의 생명체가 등장했다. 이들은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라고 불리는 미생물로, 남세균(藍細菌) 또는 남조류(藍藻類, blue green algae)라고도 부른다. 시아노박테리아의 활동에 의해 퇴적물이 독특한 구조를 보이며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구조가 오늘의 주인공인 스트로마톨라이트이다.

이들은 주로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했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지구 대기의 조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이들이 광합성을 통해 생성한 산소는 다른 생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한편 2024년 현재는 어떨까? 이들은 여전히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해 지구 대기의 산소 농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물속의 영양분을 흡수하여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름철 녹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이 과도하게 번식을 하면 물이 녹색으로 변하는 녹조 현상은 물속 산소 농도를 감소시키고 수질을 악화시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독소를 배출할 수 있는데, 이 독소는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제 암 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아노박테리아는 베타카로틴 등 피부 건강에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고, 항생제 등의 의약품 원료로 활용된다. 시아노박테리아를 발효시켜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직접 고정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등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개발해 판매하기도 하고, 생물들이 살 수 있거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한편으론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니 그 양면성이 놀랍다.

시아노박테리아 표면에는 끈끈한 점액질 생물막이 있는데, 이 점액질은 물속에 떠다니는 부유물을 끌어와 응결시킨다. 낮에는 조류가 태양에너지를 받아 성장하고 물속에 떠다니는 모래 등의 부유물 입자들을 포획하고 퇴적하게 된다. 반면 밤에는 포획된 퇴적물들이 조류들과 함께 단단히 부착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낮과 밤의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퇴적물 입자가 모인 층과 조류가 풍부한 층이 1cm 미만의 얇은 층을 이루며 겹겹이 쌓인다. 이렇게 퇴적된 퇴적구조를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한다. 마치 지구 역사를 담은 책의 한 페이지처럼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지역에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된다. 2023년 3월 2일에서 23일까지 5부작으로 방송된 KBS 대기획 ‘히든 어스(Hidden Earth) : 한반도 30억 년’은 한반도의 서쪽, 인천시 웅진군 대청면 소청도에 위치한 길이 700m, 높이 30m의 분(粉) 바위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얀 분을 칠한 것 같다고 이름 지어졌는데, 달이 뜨는 밤이면 달빛에 반짝거린다고 하여 ‘월띠’라고도 한다. 백색의 결정질 대리암(석회암이 높은 온도와 센 압력을 받아 변질된 암석)이 해안 침식작용으로 드러나 있는데, 이 대리암 사이에 줄무늬 형태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소청도 주민들은 ‘굴딱지 돌’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대략 그 생김새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의 소청도 동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분바위 일대에서 발견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선캄브리아 시대에 바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청도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옹진 소청도 선캄브리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라는 명칭으로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또 다른 곳으로는 ‘강원 고생대 지질공원’의 영월 문곡리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영월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명칭으로 200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경상남북도에 분포하는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는 호수에서 퇴적된 스트로마톨라이트를 관찰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약 15년 전부터 몇몇 학자들이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의성, 대구, 진주 등지에서 다량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보고되었다. 경산시 하양읍 금락리 300-1번지에는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산 대구가톨릭대학교 백악기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다. 또 경산시 하양읍 탑소리 55-1에는 2000년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경산 은호리의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다.

◇산수유축제에 대해서 보다 깊은 생각을 해야 할 때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가 발견되는 곳은 해발고도도 높은 편이고, 도로도 좁아 찾아가는 게 쉽지가 않다. 또한 점토질 퇴적암 내에서 발견되는 거라 보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따라서 초전1길 83에 위치한 조문국박물관을 대체탐방지로 권한다. 춘산면 효선리 1501에는 고인돌 떼 4기가 있으며, 사미리 744-1에는 1기의 고인돌이 있어 고고학적 가치가 있다. 금성면 대리리 324에는 조문국 사적지(금성면 고분군)가 있어 고대 조문국의 역사를 두루 더듬을 수 있다. 금성면 제오리 산111-3에는 제오리 공룡발자국, 만천리 산129-1에는 만천리 아기공룡발자국은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다.

수정리 산3 일대에 위치한 금성산 칼데라(금성산~비봉산)는 대규모의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함몰지형으로, 멋진 경관을 제공한다. 가까이 있어 고개 하나 넘으면 빙계계곡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빙혈과 풍혈이 있다. 빙혈 구조물 안쪽에 1985년 고(故) 박찬(朴璨, 1925~ 2021) 변호사가 오석판(烏石板)에 조문국 전신인 왜국에 대해서 새겨놓은 것이 있다. 이렇게 의성 스트로마톨라이트 주변에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과 금성산 칼데라 등 많은 볼거리가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춘산면 효선리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사곡면 화전리(沙谷面 禾田里)로 ‘봄의 전령사’라고 불리는 산수유의 대표적인 군락지 중 하나로 매년 산수유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산수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를 필두로 경기도 이천군 백사면,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전남 구례군 산동군 등지에서 산수유축제를 개최한다. 산수유는 한국과 중국이 원산지로, 한국에서는 매년 10월 중순 상강(霜降, 24절기의 하나로, 서리가 내리는 시기를 뜻하는 절기) 이후에 수확한다.

과육과 씨앗을 분리하여 사용하는데, 과육은 술, 차, 한약 등으로 사용하고, 씨앗은 지압용 베개, 방석, 등받이 등으로 활용된다. 동의보감(東醫寶鑑)과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산수유가 강음(强陰), 신정(腎精), 신기(腎氣)를 보강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고, 민간요법에서는 차나 술로 장복하여 지한과 보음 등에 사용된다. 산수유는 육조, 약조, 촉조, 계조, 실조아, 기실, 서시, 조피, 유육(萸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중국에서는 절강, 하남, 안휘, 섬서, 산동 및 사천에서 산출된다.

의성군 사곡면(舍谷面) 화전2리 산수유 마을에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눈 덮인 겨울, 먹을 것 없던 산새 한 마리가 산수유 열매를 먹으려다 그만 숨구멍이 막혀 죽고 말았다. 죽은 산새는 산수유 나무의 거름이 되었고, 그 자리에서 산수유 싹이 돋아났다. 네팔(Nepal)이나 티베트어로 ‘야차굼바(Yartsa gunbu)’, 우리말로 동충하초(冬蟲夏草)와 같이 동물이 식물로 환생한 것과 같다. 의성 사곡면 산수유꽃피는마을에는 산수유 3만여 그루 군락이 노란색 산수유꽃과 주변 마늘밭의 초록색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산수유는 열매와 씨앗이 서로 다른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열매는 체내의 정을 보호하여 정력에 도움이 되지만, 씨앗은 정을 빼앗아내는 효능이 있어 제거하고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산수유 씨앗을 제거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앞니를 이용해 씨앗을 빼내고, 과육은 입 안에서 모았다가 뱉어서 말리는 작업을 했다. 이로 인해 산수유가 많이 나는 지역의 할머니들은 앞니가 뻐드렁니인 경우가 많았다. 서양에서도 산수유나무 가지를 이용해 요구르트를 발효시키는 전통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방금 꺾어온 산수유 나뭇가지를 우유병에 꽂아 45°C 내외의 따뜻한 곳에 두어 요구르트로 발효시킨다.

의성김씨(義城金氏)의 후손인 김종길(金宗吉, 본명 金致逵 1926~ 2017) 시인은 1969년에‘성탄제(聖誕祭, Christmas tide)’라는 시를 발표하며, 아버지의 사랑을 산수유 열매에 비유하여 표현했다. 이 시는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라는 구절로 유명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글=이대영 코리아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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