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톡!] 완벽하진 않지만 로뽕 차기엔 충분한 '볼다이크'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5일 로스트아크에 현자들의 나라, 볼다이크가 등장했다. 새로운 어비스 던전과 신규 파밍 요소 추가로 인해 많은 유저들을 설레게 했던 바로 그 대륙이다.
이전 대륙 플레체와 달리 신규 세력의 등장과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세력 구도, 그리고 2부 스토리의 본격적 진행으로 유저들에게 나쁘지 않은 평을 받았다.
모험가는 봉인에서 풀려난 라카이서스를 추적하던 중 이 세상 모든 지식의 보고, 볼다이크의 '현자의 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라카이서스의 행방도 중요하지만 모험가에게는 풀어야만 하는 의문이 있다. 바로 엘가시아에서 알게 된 잃어버린 아크, 로스트아크다.

볼다이크의 현자는 과학자이자 의사이며, 학자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이들이지만 황금의 길, 즉 연금술을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볼다이크의 현자에게만 개방되는 지식의 보고 움벨라에 들어가기 위해 모험가는 현자 시험에 응시하기로 한다.
모험가와 그의 호문쿨루스가 현자의 탑에 입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실종된 라카이서스의 행방이 교차되며 볼다이크 대륙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 초월자와 필멸자, 인간과 호문쿨루스

황금의 길을 다루는 연금술, 그 중에서도 호문쿨루스는 이번 대륙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다.
현자의 탑은 신과 가디언, 악마 등의 초월자, 그리고 신에게 사랑받은 세 종족과 달리 가장 수명이 짧고 보잘 것 없던 인간의 생존 의지를 상징한다. 인간 역사상 가장 강대하고 찬란한 문명을 이뤘던 세이크리아의 성지 라사모아가 불타오른 날, 상아탑의 학자들은 필멸자로서의 무력감을 절대 잊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현자의 탑을 세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초월자, 그리고 초월자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 필멸자의 구도는 인간과 호문쿨루스의 관계와 매우 유사하다. 목적을 위해 창조된 인공 생명 호문쿨루스는 지성과 감정이 존재하는 엄연한 생명임에도 인간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버려지고 교체된다. 아크라시아의 필멸자들과 같은 처지다.

현자 마레가는 "호문쿨루스는 목적을 위해 만들어낸 수단에 불과하다"며 호문쿨루스의 파괴를 막는 모험가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모험가에게 있어 호문쿨루스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소중한 친구다. 그에게 마레가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엘가시아에서 루페온과 달리 피조물인 라제니스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프로키온의 선택이 모험가의 선택과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이러한 창조주-피조물 구도는 한편으로 '로봇 강아지 장례식'과 같은 현실의 인공 지능 관련 논의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 되돌릴 수 없기에 아름다운 것

인상적인 것은 대현자 세헤라데를 다루는 방식이다. 대현자 세헤라데의 정체는 현자의 탑을 지키기 위한 수호자로 창조된 호문쿨루스다. 그녀는 혼돈의 가디언들의 침공을 막다 과부하로 인해 코어만 남기고 소멸한다.
모험가와 마리우는 코어만 남은 세헤라데를 복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그러나 복구 과정 끝에 눈을 뜬 것은 세헤라데의 모습을 한 어린 아이였다. 세헤라데는 현자의 탑에 대한 지식은 존재하지만, 이전의 기억이나 인격의 연속성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개체로서 눈을 뜬다.

모든 죽음은 되돌릴 수 없다. 대현자 세헤라데의 부활이 아닌 어린 세헤라데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호문쿨루스 세헤라데가 한 생명으로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언제든 복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단 한 번뿐인 삶을 그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모험가는 자신의 호문쿨루스에게 위험할 지도 모르는 자신의 여정에 동행하겠느냐 묻는다. 호문쿨루스는 누군가의 명령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그러겠노라 대답한다. 그리고 모험가의 펫이 되어 여정을 함께 한다.
■ 단점보다 장점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볼다이크는 프롤로그 격이었던 플레체에 이어 로스트아크 2부 스토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대륙이다.
오랜 침묵을 깨고 전언을 전한 지혜의 신 크라테르, 바르칸과 혼돈의 가디언 세력의 전면 등장, 에버그레이스의 설득 등 다양한 세계관 떡밥이 전개된다. 동시에 그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모험가의 내면을 현자 시험을 통해 잠시 비추기도 한다.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으로 얼룩진 모험가의 심상, 그리고 구하지 못한 친우 아만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엿볼 수 있었다.
포스 있게 등장했지만 루의 한 마디에 즉시 퇴장하는 바르칸, 누구나 예상한 라자람의 탈출과 허망한 소멸 등 전개나 연출에 있어 다소 편의적인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기대감을 갖기에는 부족함 없는 신규 대륙이었다.

크라테르를 위시로 한 '울부짖는 어버이' 신들, 여전히 부재 중인 루페온, 악마와 혼돈의 가디언이라는 초월적 재앙을 직면하고 스스로 극복을 천명한 아크라시아의 필멸자들, 그리고 신 없는 세상을 준비하는 세이크리아 황혼 사제단 등 앞으로 각각의 자유 의지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별들이 움 틔운 '약속의 아이' 모험가 또한 그 자신의 의지로 로스트아크와 세상의 진실을 찾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그의 곁을 지키는 작은 호문쿨루스와 함께.
pres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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