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토하고 몸 처진다면… 심박수 확인해보세요

송미경·서울대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2022. 11.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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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우리 아이 건강 상담 주치의] 소아 부정맥

소아 부정맥은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거나, 느리게 뛰거나, 심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부정맥이 의심되면 검진받는 것이 중요하다.

◇두근거림·답답함 등 호소

심장은 박동을 위해 스스로 규칙적인 전기자극을 만들어낸다. 전기신호를 받은 심방·심실 근육이 수축·이완하며 피를 펌프질하는 원리다. 그런데 전기자극이 제대로 생성·전달되지 않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경로로 전기가 전달되면서 부정맥이 발생한다. 성인 기준으로 맥박이 안정 상태에서 분당 60회 미만이면 ‘느린 맥’(서맥), 분당 100회 이상은 ‘빠른 맥’(빈맥)이다. 소아는 성인보다 맥박수가 빠르며, 연령별로 정상 기준이 다르고 서맥·빈맥 판정도 성인과 차이가 난다. 규칙적인 맥박 도중 한 번씩 엇박자가 나는 ‘조기 수축’은 부정맥으로 분류되지만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은 정상 심장에서도 발병한다. 쉬고 있는 상태에서도 맥박이 계속 빠르게 뛰거나 운동할 때 더 심해진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부정맥을 겪는 아이들은 두근거림, 어지럼, 가슴 통증, 답답함, 덜컹 내려앉거나 쓰러질 듯한 느낌을 호소한다. 하지만 신생아나 영유아는 증상을 표현 못 하며, 어린 취학 연령에서도 복통이나 답답함 등 모호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진단이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빠른 맥을 며칠간 내버려두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쇼크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영유아가 다른 이유 없이 잘 못 먹거나, 자꾸 토하거나, 몸이 처지고 장시간 보챈다면 진료 시 심박동 수를 함께 확인하고 부정맥을 감별할 필요가 있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서는 팔다리와 가슴에 전극을 연결하는 ‘12유도 심전도’ 검사가 필수다. 24시간 심전도나 운동 부하 심전도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소아에서 흔한 부정맥 가운데 ‘발작성 상실성 빈맥’이 있다. 신체·감정이 안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분당 180~240회 정도의 빠른 맥이 나타나 수분~수시간 지속된다. 영유아에게서는 발견이 늦어지면 수일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영아 때 발생하면 대부분 만 1세쯤 사라지지만, 절반 정도는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재발한다. 취학 연령에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빠른 맥이 계속될 때 급성 치료로 얼음 수건을 얼굴 전체에 10~20초 덮어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있다. 부교감 신경은 심장 박동을 늦추는 기능을 한다. 큰 아이라면, 숨을 잔뜩 들이마시고 나서 스스로 코와 입을 막고 풍선 불듯이 배의 압력을 높이는 ‘발살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이러면 부교감신경을 구성하는 미주신경(뇌와 장기 사이를 오가며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이 자극돼 맥박이 떨어진다. 부정맥을 멈추는 정맥 주사를 놓거나, 기기로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 율동을 되돌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부정맥을 멈췄더라도, 수주~수개월 내 재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약을 쓰거나 부정맥 시술로 부정맥 발생 부위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부정맥 시술은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로 성공률이 95% 이상으로 높고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이다. 넓적다리 정맥을 통해 가는 도관을 삽입, 심장 내부에 위치시키고 전기자극으로 빈맥을 유발해 원인 부위를 찾는다. 그 부위에 열을 가해 미세하게 조직을 괴사시키면 비정상적 전기 흐름이 차단된다.

◇유전성 부정맥은 급사 예방해야

유전성 부정맥은 급사나 뇌손상 위험도 있어 반드시 진료받아야 하며, 진단 시 환자의 가족 또한 검진이 필요하다. 유전성 부정맥 가운데 가장 흔한 ‘긴 QT 증후군’은 수천명에 한 명꼴로 발생한다. 운동 중이나 놀라고 흥분할 때 실신하며, 수면 중 빠른 맥과 심정지가 발생한다. 베타차단제라는 약물로 빠른 맥박 발생을 예방하는 치료를 한다. 급사를 예방하기 위해 삽입형 심장 제세동기를 몸에 심기도 한다. 지나치게 빠른 이상 심장박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전기 쇼크를 줘서 심박동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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