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남긴 자취가 서서히 사라지고 나면, 계절은 전혀 다른 얼굴로 다시 우리를 맞이한다.
스키와 설경으로 이름난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 그곳에 5월이 오면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진다.
눈 대신 하얀 꽃잎으로 물든 슬로프 위를 걷는다는 것. 그것은 자연이 겨울을 조용히 보내고 봄과 여름 사이, 짧고 강렬한 시간을 꽃으로 기억시키는 방식이다.
샤스타데이지로 뒤덮인 슬로프

하이원리조트의 5월은 흔히 ‘계란프라이꽃’으로 불리는 샤스타데이지가 모든 슬로프와 고지 초지를 하얗게 물들이며 시작된다.
중심부는 노랗고 가장자리는 순백의 꽃잎으로 둘러싸인 이 꽃은 멀리서 보면 마치 햇살을 품은 듯 반짝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수수하지만 단정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키어들이 활강하던 경사면을 덮은 이 꽃들은 마치 자연이 펼치는 새로운 퍼포먼스처럼 느껴진다.
고지대의 시원한 바람을 타고 꽃잎들이 일렁일 때면, 그 풍경은 단순한 ‘예쁨’을 넘어서는 깊이를 품는다.
스키장의 급경사가 더 이상 스릴의 공간이 아닌, 고요한 명상의 장소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다층적 매력을 지닌 하이원리조트

하이원리조트는 단순한 계절의 풍경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리조트는 총 1577실 규모의 다양한 숙소를 갖추고 있으며, 가족 단위는 물론 혼자 또는 연인과 함께하는 여행자 모두에게 적합하다. 고지대에서의 숙박은 창밖의 풍경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여기에 18홀 골프장과 전통 한정식 전문 식당 ‘운암정’도 운영되고 있어, 하루의 여유를 리조트 안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특히 슬로프를 연결하는 3기의 곤돌라와 7기의 리프트는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관을 제공하는데, 겨울엔 설경을, 봄과 여름 사이에는 푸른 초원과 흰 꽃을 배경으로 한다.
주변 관광지

하이원리조트를 거점으로 삼으면, 정선의 매력을 한껏 확장할 수 있다.
인근에는 철길을 따라 자연을 달리는 정선레일바이크, 깊은 산속 고요한 숲이 어우러진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섬강이 만나는 아우라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암동굴, 가을 억새 명소로 이름난 민둥산 등 하루 여행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만한 명소들이 모여 있다.

이러한 풍부한 관광 인프라는 하이원리조트 여행을 단순한 숙박과 휴양이 아닌, 강원 산간의 다양한 계절 경험으로 넓혀주는 열쇠다.
특히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머무는 시간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 조용한 산간의 매력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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