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없이지만' 분통한 삼성... '애초에 안했으면, 원태인 계속 던졌다면' 결과는 달랐을까 [KS1·2 현장]
삼성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오후 4시부터 재개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5로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21일 시작했던 1차전에서 삼성은 원태인의 5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6회초 김헌곤의 홈런, 이어진 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 완벽한 승리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돌연 굵어진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고 다시 열리지 못해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22일에도 많은 비로 1,2차전이 모두 미뤄졌고 결국 이틀이나 지난 23일 멈췄던 1차전의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확실한 승리를 위해선 추가점이 필요했다. 1차전 66구만 던지며 KIA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던 원태인이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인해 강제 강판된 꼴이 됐고 가뜩이나 약점으로 꼽혔던 삼성의 불펜에게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내야 한다는 건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후 박병호가 삼진, 윤정빈의 볼넷에도 이재현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흐름이 묘해졌다. 여전히 한 점 차로 앞서 있음에도 분위기는 KIA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고 6회말 좌완 이승현이 등판해 KKK로 상대 중심 타선을 삭제했음에도 결국 7회말 아쉬운 수비와 임창민의 연속 폭투 등이 겹쳐 4실점하며 무너졌다.
포털 사이트 중계 자료에 따르면 6회 무사 1,2루 삼성의 승리 확률은 73.1%를 찍었으나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엔 57.9%까지 낮아졌고 7회말을 마친 뒤엔 8.7%로 사실상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갔다.
결국 1-5로 패한 삼성은 2차전 선발 매치업의 불균형 속에 이변 없이 3-8로 졌다.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하며 우승 확률이 10%까지 곤두박질쳤다. 역대 KS 1,2차전에서 연승을 달린 20개 팀 중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은 단 2차례 뿐이었다.
다만 1차전 승리가 밑바탕이 됐을 때 따져볼 수 있는 이야기다. 3,4차전 원태인과 레예스가 등판한다고는 하지만 이 2경기를 모두 잡는 것 외에는 삼성으로서 기대를 걸만한 부분이 사라졌다. 올 가을야구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 있는 둘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더 커져 이전 같은 투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이후 박진만 감독은 "애초에 경기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고 그렇기에 지금껏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서스펜디드 게임이었을 터. '1차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면', 그로 인해 '원태인이 충분한 이닝을 소화했다면', 혹은 '애초에 우천 취소돼 서스펜디드 게임이 되지 않았더라면' 등 갖가지 상황을 자꾸 대입해보게 된다.
앞선 서스펜디드 게임 결정에 분통이 터지지만 더 이상 결과를 돌이킬 수는 없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두 경기를 다 져서 아쉽다. 솔직히 광주 1승 1패가 목표였는데 -1이라고 생각하고 대구 가서 하루 쉬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반격 의지를 나타냈다.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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