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외계인이 오고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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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66년 중국,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예원제(진 쳉)는 문화대혁명으로 부모를 잃는다. 국가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노역장에서 일하던 중 외계 문명 탐사 프로젝트에 차출된다. 그곳에선 대형 안테나를 통해 외계에 메시지를 전파한다. 어느 날, 예원제는 홀로 외계의 응답을 듣는다. 메시지는 섬뜩하다. '회신하지 마라.'

2024년 현재, 전 세계 과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시작했다. 벽에 새긴 의문의 숫자가 그들의 유일한 유언이다. 입자 가속기를 연구하던 물리학자 베라 예(베데트 림)도 그들 중 하나다. 어느 날, 베라 예의 제자이자 공학자 오기(에이사 곤살레스)의 눈앞에 정체불명의 카운트다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에 고통받는 오기에게 의문의 여성이 다가와 “다음 날 밤 자정, 우주가 보내는 윙크를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의문의 여성이 말한 시간이 오고, 오기를 포함한 전 세계 사람은 하늘이 깜빡이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는 우주에서 보내는, 정확히는 외계에서 보내는 메시지다. 지구는 외계에 노출됐다. 지구는, 외계의 타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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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는 동명의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다. 이 소설로 작가 류츠신은 SF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했다.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에 가까운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이 <삼체>의 매력이다. 소설은 크게 3부작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시즌 1은 이 중 1부인 '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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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는 과학 용어와 이론이 가득하다. 작품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시즌 주요한 과학 이론은 ‘삼체 문제’다. 삼체 문제는 세 물체의 중력 작용으로 인한 궤도운동과 변수에 대한 문제다. 세 가지 물체 간 중력 작용, 이로 인한 궤도운동은 예측하기 어렵다. 작품에는 ‘삼체인’, 즉 태양이 세 개인 외계 생태계가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나노 섬유’, ‘양자 얽힘’ 등 미래 기술과 다양한 과학 용어가 등장하며, ‘페르미 역설’과 ‘어둠의 숲 가설’ 등이 세계관의 근간이 된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작품의 매 순간이 흥미로울 것.

제작을 맡은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 B. 와이스의 이름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이들은 최고의 미국 드라마 중 하나인 <왕좌의 게임>의 공동 프로듀서로, 두 사람이 제작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품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제작진이 같아서일까. <왕좌의 게임>에서 중역을 맡은 배우가 <삼체>에도 여럿 출연한다. <왕좌의 게임> 팬에겐 반가운 이들의 얼굴이 소소한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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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연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 비디오게임의 정체와 목적, 삼체인의 목적과 지구인의 대응 등 <삼체>의 탄탄한 각본은 그 흡인력이 굉장하다. 매 편 호기심을 자극해 중간에 영상을 멈출 수 없다. 물론 ‘미친’ 전개로 밤잠 설치며 본 <왕좌의 게임>과 비교하기엔 다소 아쉽다.

이번 작품이 세계관을 설명하는 도입부, 소설 전체의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인 만큼 엔딩은 다소 허무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과학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 설명과 서스펜스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삼체인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지구를 향한다. 그들이 오기까지 400년이 남았다. 다음 시즌이면 본격적으로 외계와의 이야기를 다룰 것인데,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을까.

ㅣ 덴 매거진 2024년 5월호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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