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면 다냐..?" 얼굴값 제대로 하는 일체형 수랭쿨러

살다 보면 가끔 주변 사람들 중에 '대체 신이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능력도 좋고, 성격도 좋고, 외모도 끝내주고, 집에 돈도 많은 사람들 가끔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엄친아 또는 끝판왕, 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재수 없다'라고 하기도 하죠.
IT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라는 명대사가 떠오르는, 모든 스펙을 다 갖춘 넘사벽 하이엔드급 제품들이 있죠. 관련 분야에서 눈에 띄게 뛰어난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 <이 구역의 미친X>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수랭쿨러 구역의 미친X]

현대 수랭쿨러를 재정의한다
비싼값 하는 아름다운 일체형 수랭쿨러

HYTE THICC Q60

이탈리아 베니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 미술관인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다. 이 미술관은 이탈리아 현대 미술가 ‘마우리치오 나누치’의 작품으로 특히 유명하다. 네온 전광으로 만든 작품이며 제목은 ‘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다.

해당 작품은 간결하게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소의 변화, 시간의 변화, 생각의 변화, 미래의 변화. 즉 공간, 시간, 사고를 바꾸면 미래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진실이기는 한데, 또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혁신은 정말로 쉬운 게 아니다. 혁신 시도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공감을 얻어야 한다. 공감 없는 혁신은 공허할 뿐이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것은 또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꼭 제로 베이스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기발한 발상으로 기존의 것을 더 좋게 만들고, 그것이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그게 바로 혁신 아니겠는가! 예를 들어서 5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달고 240mm 라디에이터지만 두께를 늘려 쿨링 성능을 강화한 수랭 쿨러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수랭 쿨러는 지금까지는 없었다. 혁신? 맞다. 혁신적인 수랭 쿨러다. 혁신적인 수랭 쿨러 HYTE THICC Q60을 소개한다.

CPU 쿨러 / 수랭 / 팬 쿨러 / A/S기간: 6년+누수보상 / [호환/크기] 인텔 소켓: LGA1700, LGA1200, LGA115x , LGA2066 , LGA2011 / AMD 소켓: AM5, AM4 , TR4 / [수랭] 라디에이터: 2열 / 라디에이터 길이: 288mm / 라디에이터 두께: 52mm / 호스 길이: 400mm / [쿨링팬] 팬 크기: 120mm / 팬 개수: 2개 / 32T / 전용커넥터 / 베어링: FDB(유체) / 3000 RPM / 최대 풍량: 105.8 CFM / 풍압(정압): 8.14mmH₂O / 최대 팬소음: 47.3dBA / 작동전압: 팬 12V / [부가기능] PWM 지원 / 펌프속도조절 / LCD / 데이지체인 / 제로팬(0-dB기술) / non-LED / LED시스템: 제조사 소프트웨어


어느 방향에서도 아름다운 5인치 디스플레이

일체형 수랭 쿨러의 워터 블록에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은 이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그런 특성을 지닌 제품들은 거의 다 특성이 비슷하다. 워터블록 사이즈가 정해지면 그것을 기준으로 내부에 탑재되는 LCD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정해진다. 이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당연한 일이다. 너무 커지면 간섭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HYTE(하이트)가 선보인 일체형 수랭쿨러 HYTE THICC Q60(이하 THICC Q60)는 이야기가 다르다. CPU 워터 블록 상단에 5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패널은 IPS이며, 해상도는 FHD, 밝기는 300nits으로, 기존 일체형 수랭 쿨러의 LCD 디스플레이와는 비교를 거부한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 THICC Q60 후면에는 42개의 qRGB LED 픽셀이 내장되어 간접 조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THICC Q60의 LCD 디스플레이는 세로로 길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뭐야? 그럼 워터 블록도 길쭉한 건가? 분명 간섭이 생길 텐데…' 물론 당연히 아니다. 워터 블록은 정상 사이즈고, LCD 크기만 크다. 또한 이중 힌지로 CPU 워터 블록 기준으로 좌우 90도 범위의 각도 조절이 가능해 시스템 내부 어느 방향에 배치하더라도 사용자의 시야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디스플레이를 커스텀 할 수 있다. (출처: 쿨엔조이)

또한, 해당 LCD 디스플레이에는 쿼드코어 64bit ARM, Cortex M4 32bit 프로세서가 내장됐다. 덕분에 디스플레이를 다양하게 커스텀 할 수 있다. 쿨링&시스템 위젯(하드웨어 성능, 온도 모니터링 및 펌프와 팬 RPM 조정), 디스플레이 위젯(미디어 재생, 다양한 화면 커스터마이징), RGB 조명 위젯(qRGB 어레이 및 동기화된 넥서스 링크 커스터마이징) 등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도 상당하다.

2열이라 별 거 아닌 게… 아니었다!!!

▲ 240mm 규격에 52mm 두께의 거대한 라디에이터로 뛰어난 쿨링 성능을 자랑한다.

일체형 수랭 쿨러는 보통 라디에이터 크기를 보고 성능을 짐작하게 된다. 2열(240mm, 280mm)보다는 3열(360mm, 420mm) 제품군이 더 나은 성능이라는 것. 하나 더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에 사용할 일체형 수랭 쿨러가 필요하다면 240mm 제품을 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240mm라면 그냥 적당한 선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THICC Q60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THICC Q60는 ‘두께’에 초점을 돌렸다. 예를 들어 다나와 인기순위에서 높은 순위의 일체형 수랭 쿨러의 경우 라디에이터가 대략 27mm 정도에 쿨링팬 두께가 25mm 정도로 합쳐 52mm 정도다. 그런데 THICC Q60는 아주 많이 다른 길을 갔다. 라디에이터 52mm, 쿨링팬 32mm이다. 그러면 전체 두께 84mm로 굉장히 두껍다. 상단의 일반적인 수랭 쿨러와 두께를 비교하면 어떨까? 52mm, 84mm이니 단순하게는 32mm가 차이 나며 크기로 보면 약 63%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평범한 240mm가 될 수 없다. 엄청나게 벌크업한 240mm다. 이제 경쟁 상대는 360mm, 420mm며, 해당 3열 제품군보다도 열교환 효율이 더 높아 낮은 온도에서도 CPU가 최대 성능이 도달할 수 있게 보조할 수 있다.


▲ 코어 i9-14900KF 테스트 자료로만 보면 고성능 3열 수랭 쿨러들을 THICC Q60이 제압했다. (출처: HYTE)


쿨링도 효과적으로, 듀얼 하모닉 워터 펌프

▲ 라디에이터에 내장된 듀얼 하모니 워터 펌프.

THICC Q60의 혁신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상식을 또 깼다. 보통 일체형 수랭 쿨러의 워터 펌프는 CPU 워터 블록에 있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THICC Q60는 거기 없다. 그럼 어디?

THICC Q60는 무려 라디에이터에 정사각 워터 펌프를 내장시켰다. 아주 독특한 설계다. 해당 워터 펌프를 듀얼 하모닉 펌프라 한다. 라디에이터에 내장시켜 냉각수를 더 효율적으로 순환시킨다. 이를 통해 고성능과 저소음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듀얼 하모닉 펌프는 상당히 뛰어난 제품이다. 항공 우주 소재에 사용되는 고품질 세라믹 베어링을 적용해 마찰 계수와 무게는 줄여 펌프의 기대 수명을 높였다. 또한, 2,000RPM부터 최대 4,500RPM으로 작동해 고성능 프로세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믿음직한 쿨링팬, 데이지 체인 방식으로 깔끔하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THICC Q60의 쿨링팬의 두께는 32mm다. 이 쿨링팬의 이름은 THICC FP12며 기존 25mm 쿨링팬 두께와 비교하면 많이, 많이 두껍다. 쿨링팬이 두꺼우면 보통 성능이 좋은 편이다. 거기에 프리미엄 팬에 적용되고 있는 Liquid Crystal Polymer 소재인 LCP 블레이드를 채택해 안정적으로 회전한다. 고속 회전에 따른 진동을 줄여 안정적이다.


또한, THICC FP12는 평범한 번들팬이 아니며, 별도로 판매도 된다. 상당히 특이한 결합 방식을 지원한다. 케이블리스 디자인으로 데이지 체인 연결 방식을 지원하는 것. THICC FP12는 쿨링팬끼리 직접 연결할 수 있다. 팬이 맞닿는 프레임 안쪽에 네오디뮴 자석이 내장돼 간편하게 체결하고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다. 또한, 라디에이터와 연결할 때 흡기, 배기에 모두 대응하는 전용 커넥터 모듈을 사용하면 번거롭게 선 정리를 할 필요가 없다.


활용할 수 있는 환경만 잘 갖춘다면 만족도는 최상급

이번 기사는 여기까지다. THICC Q60이 이 구역 X에 걸맞은 일체형 수랭쿨러인지에 대해 언급했다. 화려하고 성능 좋은 시스템을 구성하고 싶다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제품이다. 다만, THICC Q60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THICC Q60는 두께 때문에 상단에 장착하고 쓰기 쉽지 않다. 측면 장착에 특화된 ‘어항 케이스’ 등에서 제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빅타워 케이스에 쓰기보다는 크기에 딱 맞는 케이스를 찾는 것이 더 좋아 보일 수 있다. 벌크업한 240mm지만 그래도 길이는 240mm이기에 자칫하면 비어보일 수 있어서다.

그런 점들이 있지만, 사실은 THICC Q60 정도가 되면 이 수랭쿨러에 맞춰서 시스템을 구상해야 된다. 디자인이나 성능이나 THICC Q60는 그 정도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또한, THICC Q60는 수랭 쿨러가 나아갈 지향점을 새롭게 제시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제품보다는, 작품이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그렇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글 / 김도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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