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이 브랜드 역사상 첫 전기 크로스오버 'A390'을 선보이며 고성능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에서만 판매 중인 경량 스포츠카 A110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알핀이 이번엔 실용성까지 갖춘 패스트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알핀은 27일 A390을 공개하면서 이를 'SUV'가 아닌 '스포츠 패스트백'으로 명명했다. 세단과 SUV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포지셔닝이다. A390은 전장 4,615㎜, 전폭 1,890㎜, 전고 1,530㎜의 크기를 가졌다.

A390의 핵심은 3개 모터로 구성된 전기 구동계다. 앞바퀴에 1개, 뒷바퀴에 각각 1개씩 모터를 배치해 개별 바퀴를 독립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구현했다. 코너링 시 바깥쪽 바퀴에 더 많은 토크를 전달해 차체를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전기차의 무게 단점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기본형인 GT는 최고출력 400마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8초에 가속한다. 상위 트림 GTS는 470마력에 최대토크 806Nm로 제로백을 3.9초로 단축했다. 전기차 기준으로는 특별히 빠르지 않지만, 알핀이 A110으로 구축한 '핸들링 명가' 이미지를 계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차체 무게는 약 2,120㎏으로 예상된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헤드라이트 사이로 공기가 흐르는 채널을 만들고, 후면 디퓨저와 스포일러를 기능적으로 설계했다. 알핀이 '코스믹 더스트'라고 부르는 삼각형 LED 라이트와 가로로 뻗은 라이트 바도 컨셉트카 수준의 미래적 느낌을 준다.

내부는 운전자 중심 설계가 돋보인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인치 터치스크린을 운전자 쪽으로 기울여 배치했고, 물리적 에어컨 조작 버튼도 유지했다. 스티어링휠에는 회생제동 조절 다이얼과 'OV(추월)' 버튼을 달아 10초간 추가 가속력을 얻을 수 있다. 열선이 들어간 스티어링휠과 시트, 도어 패널에는 고급 나파 가죽을 적용했다.

89kWh 배터리로 유럽 WLTP 기준 최대 554km를 달린다. 미국 EPA 기준으로는 470km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 유럽에서 주문을 받기 시작해 내년부터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한다.

알핀은 당초 2027년 전기차 전용 라인업으로 미국 진출을 계획했지만, 수입차 관세 인상 문제로 2030년경으로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390은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의 직접적인 경쟁자로 분류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알핀 특유의 감성적 디자인과 F1 참가로 다진 모터스포츠 기술력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얼마나 차별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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