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먹는 약 형태의 유전성 희귀비만증 치료제 기술을 수출하며 미국 제약사 리듬파마슈티컬스로부터 받았던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시장 상장사인 이곳과 지난해 손을 잡으며 얻은 2000만달러어치의 지분을 같은 해 하반기부터 곧바로 팔기 시작한 뒤 올해 들어서는 남은 주식까지 전부 매각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이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은 1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보유 중인 리듬파마슈티컬스 잔여 주식 5만5641주를 올해 상반기에 전량 매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3~4분기에 리듬파마슈티컬스 주식을 팔았고, 일부 잔량을 올해 들어 매각한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매도시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월 리듬파마슈티컬스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을 계기로 이 회사의 지분을 갖게 됐다. 당시 LG화학은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인 비바멜라곤(LB54640)의 글로벌 개발·판매권을 이전하기로 하며 3억5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LG화학이 조건 없이 확보한 선급금이 1억달러이며,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이 중 일부를 2000만달러 상당의 자사 주식으로 지급했다. 또 4000만달러는 계약 성사 직후, 나머지 선급금 4000만달러는 1년6개월 후인 이번 분기 중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리듬파마슈티컬스는 향후 규제 통과와 매출 달성 등 LB54640이 시판 허가를 받을 때까지 단계별로 최대 2억5000만달러를 LG화학에 추가로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LG화학이 리듬파마슈티컬스 지분을 정리하며 거둔 시세차익은 100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리듬파마슈티컬스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이후 올 상반기까지 이 지분과 관련해 발생한 평가이익은 총 96억6700만원에 달했다. 기간별로 보면 지난해 94억1500만원, 올해 2억5200만원이다.
리듬파마슈티컬스는 2010년 미국 보스턴에서 설립돼 2017년 나스닥에 상장한 희귀비만질환 치료 특화 바이오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 작용제인 임시브리를 상용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희귀비만증은 포만감 신호를 주는 MC4R 등 일부 유전자의 변이로 뇌의 식욕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에 따른 극심한 비만 증상이 주로 소아기에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LB54640은 MC4R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도록 돕는다.
특히 LG화학의 신약 후보인 LB54640은 희귀비만증 치료제 계열 가운데 처음으로 등장한 먹는 약이다. 상용화된 희귀비만증 치료제는 주사제인 리듬파마슈티컬스의 임시브리뿐이다.
MC4R 작용제는 임상1상에서 용량에 따라 체중이 실제로 감소했고 안전성도 확인됐다. 최근에는 시상하부 기능 손상으로 식욕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12세 이상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LG화학은 국내 기업 중 신약개발 업력이 가장 긴 곳이다. 1997년 영국 GSK에 항생제 개발권을 이전하는 3775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기술수출에 나섰다. 이후 2007년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간질환 신약을 수출하면서 체결한 2억달러의 계약이 가장 큰 거래였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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