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딱 3번' 만난 엄마 용서.. 엄마 은퇴 무대에서 함께 노래한 모녀 국민가수

세 번의 만남, 한 번의 무대
용서와 눈물로 이어진 모녀의 노래

무대 위 조명이 천천히 켜지던 12월의 밤,도쿄 힐튼호텔에서 열린 가수 정재의 디너쇼.
하지만 이날의 공연은 단순한 25주년 기념 무대가 아니었다.

평생 단 세 번밖에 마주치지 못한 어머니 이미자의 은퇴무대이자, 모녀가 나란히 선 최초의 순간이었다.

정재은은 1964년생.
두 살 무렵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다.
첫 만남은 7살 무렵, 외할아버지가 몰래자신을 엄마 집에 데려다준 어느 날이었다.사흘간 함께 지냈던 기억은 선명하지만,그 뒤로는 긴 공백만이 남았다.

두 번째 만남은 1987년 김포공항.
우연한 재회였지만, 인사는 짧았고딸은 여전히 ‘유명한 엄마’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유명한 어머니가 부담스러웠고, 나로 인해 상처 받을까 두려웠어.”

세 번째 만남은 1997년, 한 스포츠센터에서 그때는 서로 말을 나누지도 못한 채그저 스쳐 지나가듯 헤어졌다.

그 무렵, 정재은은 결혼 6개월 만에 이혼한 상태였다. 공항에서 딸을 본 이미자는잠시 정재은을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잘 살지 그랬니…”

그 말 한마디는 오랜 시간 속에 감춰져 있던 애정과 미안함의 진심이자,두 사람 사이 닫힌 문틈을 여는 첫 감정의 대화였다.

그러다 2019년,이미자의 데뷔 60주년 콘서트
정재은이 조용히 그 자리를 찾았다.
그 조심스러운 걸음이 모녀 관계의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에서 열린 무대는 단순한 협연이 아니라 수십 년의 시간을 비워낸 자리였다.
무대에서 이미자는 말했다.

“외롭게 살게 한 세월,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었다.”

그 한마디는 단절된 세월을 가로질러 딸의 손을 처음 제대로 붙잡는 진심이었다.

“지금 제 기분은 따뜻한 봄날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다”

정재은은 말했다.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던 이 무대는세 번의 짧은 만남보다 더 길고 묵직한 대화였고, 모녀가 서로를 처음 ‘이해한’ 자리이기도 했다.
화해는 때로, 노래보다 조용한 음성으로 찾아온다.

출처=이미지 속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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