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천만 원대라고?” S클래스·G90 감성 원하면 한 번쯤 고민해볼 차

사진=현대자동차

한때 고위 인사들의 전용차로 불리며 대한민국 플래그십 세단의 상징이었던 현대 에쿠스가, 이제 중고차 시장에서 1,000만 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가격만 매력적인 게 아니다. 제네시스 G90의 전신인 만큼, 지금 봐도 여전히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넓은 공간, 중후한 주행 감성까지 갖추고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 차를 선택하기 전엔 꼭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조건도 있다.

에쿠스가 여전히 통하는 이유, 공간과 정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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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를 타보면,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전장은 5.1미터, 휠베이스는 3미터를 넘기며, 뒷좌석 공간은 지금의 G90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중접합 차음 유리와 다양한 흡음재 덕분에 실내는 바깥 세상과 단절된 듯 조용하고 안정적이다.

최신 중형 세단들이 기술 중심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에쿠스는 탑승자를 ‘편하게 모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감성은 지금의 신차에서는 쉽게 찾기 어렵다.

자연흡기의 묵직함, 8기통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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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는 3.8리터 V6와 5.0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갖췄다.

특히 타우 엔진으로 불리는 8기통 모델은 416마력의 출력을 부드럽게 뿜으며, 과장 없는 선형 가속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이상적이다.

터보처럼 급격한 폭발력은 없지만, 회전 질감과 반응은 고급스럽고 중후하다.

이 시대에서 보기 드문 ‘엔진 감성’이라, 오히려 그것이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단, 낭만 뒤엔 수리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유지비는 철저한 계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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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서스펜션 같은 고급 옵션은 승차감을 높이지만, 수리 시 수백만 원 단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연비도 좋지 않아 고유가 시대에 장거리 운전은 생각보다 큰 부담이다.

이런 점은 분명한 단점이지만, 동시에 이 가격에 이런 고급차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절묘한 균형을 만든다.

수리 이력, 정비 내역 등을 철저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며, 유지비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격은 착하지만, 선택은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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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기준, 주행거리에 따라 2015년식 VS380 모델은 약 1,200만 원부터 1,700만 원 사이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가격으로는 연식이 더 짧고 연비 좋은 중형 세단도 충분히 구매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차들이 줄 수 없는 게 있다. 광활한 실내, 웅장한 차체, 그리고 감성이다.

독일산 S클래스나 7시리즈와 비교해도 공임과 부품 수급 면에서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분명한 장점이다. 적절한 선에서 타협 가능한 사람이라면 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