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더니 ''수십조 투자유치 성공하고'' 관련 일자리 쏟아진다는 한국 기업

중단 위기 몰린 미국 공장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 지역에 건설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은 한때 가동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몰린 바 있다. 2015년 착공 뒤 99% 완공 단계에 올랐으나,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행진과 장비 반입 부담 때문에 가동이 지연됐다. 특히 필수 장비로 꼽히는 ASML의 첨단 EUV 장비는 대당 5천억 원에 달하는 가격에다 관세 부담까지 얹히면서 투자 회수가 불투명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 심화도 겹쳐 “수조 원짜리 공장이 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수주 계약이 만든 반전

하지만 분위기는 2023년 하반기 완전히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장기 계약을 따내고, 이어 애플과 약 23조 원 규모 대규모 파운드리 수주 계약에 성공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핵심 고객을 확보한 이상, 완공된 공장을 놀릴 수는 없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신뢰 기반 공급망이 중요하기 때문에, 글로벌 IT기업들과의 협력은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애플 계약은 TSMC 의존도를 줄이려는 애플의 전략과 맞아떨어지며, 테일러 공장을 풀가동할 명분을 현실화시켰다.

대규모 추가 투자 결정

삼성전자는 수주 성과를 기반으로 투자 계획을 전격 확대했다. 초기 10조 원 규모 추가 투자 논의가 진행되더니, 마침내 9월에는 40억 달러 규모 장비 발주를 확정했다. 이는 단순한 라인 증설이 아니라, AI·전기차·고성능 컴퓨팅 수요를 겨냥한 초미세 공정 라인의 본격 가동을 의미한다. 테일러 공장은 이제 단순히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넘어, 글로벌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격상되었다. 막대한 장비 발주는 미국 반도체 장비 업계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지역 산업 전체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했다.

엔지니어 고용 확대 효과

투자 확대와 함께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대규모 고용 창출이었다. 삼성전자는 수천 명 규모의 현지 엔지니어와 기술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단순 노동력이 아니라 첨단 EUV 장비와 초미세 공정을 다룰 전문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도 병행된다. 이는 현지 경제에 직결되는 효과를 낳으며, 미국 정부가 환영할 만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한·미 반도체 동맹 기조와 맞물려 삼성의 투자와 고용 확대는 양국 모두가 주목하는 경제·안보 현안으로 부각됐다.

TSMC·인텔과의 경쟁 구도

삼성의 미국 내 투자는 단순한 공장 운영을 넘어, 글로벌 라이벌인 TSMC와 인텔을 현지에서 직접 상대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에 대규모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 중이고, 인텔 역시 자국 기업의 장점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EUV 기반 초미세 공정에서 기술적 우위를 일부 확보하고 있어, 애플과 테슬라 계약을 발판으로 경쟁력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결국 테일러 공장은 단순한 생산라인이 아니라 미국 땅에서 벌어지는 ‘글로벌 3강’ 경쟁의 최전선 무대가 되고 있다.

2026년 양산 목표와 전망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을 2026년부터 본격 양산 체제로 돌입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규모 고객 계약, 장비 발주, 인력 확보가 동시에 맞물려 있어 계획 현실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산이 본격화되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삼성은 글로벌 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미국 정부 또한 반도체 법안 혜택 등을 통해 투자 유치를 장려하고 있어, 향후 추가 지원 가능성도 크다. 이번 성과는 위기에 있던 삼성 파운드리가 미국 현지에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