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떠나는 도심 속 힐링, 폐놀이공원·계곡 바비큐장 입소문

대중교통 접근성·이색적인 분위기 호평…가족·연인 야외나들이 장소 각광
ⓒ르데스크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야외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바비큐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바비큐장은 가까운 거리와 편리한 시설 등에 힘입어 가족 및 연인들의 이색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폐장된 놀이공원부터 산·계곡 등 이색적인 공간에 마련된 야외 바비큐장은 한 번도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호평받고 있다.

아무도 없는 불 켜진 놀이공원에서 즐기는 오붓한 바비큐 파티

서울 중랑구엔 용마랜드라는 폐장된 놀이공원이 있다. 1983년에 개장한 이곳은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공원의 등장으로 쇠퇴하다가 지난 2011년 폐업했다. 이후 드라마나 화보, 예능장소로 활용되면서 알려진 이곳엔 야외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A 바비큐장이 마련돼 있다.

SNS 상에서 이색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시내 유일한 폐놀이공원이다. 이색적인 공간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낭만을 즐기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는 물론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단위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도심에 있다보니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수 있다. 7호선 면목역 2번 출구에서 2217번 버스를 탑승하면 된다. 이러할 경우 환승이 필요 없다. ‘용마공원 입구’ 정거장에서 하차 후 약 15분 정도 걸어가면 매표소에 도착한다. 입장료 1만원을 지불하고 입장하면 운행을 멈춘 회전목마부터 구경할 수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과거 사람들이 가득했었던 놀이공원은 폐업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운행이 멈춘 채 레일에 걸려 있는 놀이기구의 모습과 색이 다 벗겨진 삐에로의 모습에서 폐장된 놀이공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웨딩촬영 성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온 일행과 사진도 찍으며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둘러보고 있었다.

개인 스냅사진 촬영을 하고 있던 곽주연 씨(23·여)는 “서울 시내에 과거 운행됐던 놀이공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다”며 “이곳이 2011년에 문을 닫았다면 10년 정도 지났다는 건데, 생각보다 많이 노후화된 모습을 보니 롯데월드나 에버랜드가 망하면 이런 모습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폐놀이공원인 이곳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서울 시내를 전부 내려다 볼 수 있는 바비큐장이 있다는 점이다. 내부 한쪽에는 하루에 한 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프라이빗한 바비큐장이 준비돼 있다. 제법 넓은 규모에 함께 온 사람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평일과 주말 모두 바비큐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3시까지 한 팀,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다른 한 팀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4인 기준으로 10만~15만 원 사이이며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경우에는 숯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릴도 함께 제공돼 바비큐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먹을 음식만 챙겨오면 된다.

특히 일반 손님들이 다 나간 시간대에 사용할 경우에는 놀이공원 내에 있는 전구를 약 10분 간 틀어주기도 한다. 이때 함께 온 사람들과 놀이공원을 독차지한 느낌을 느끼며 낭만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손꼽힌다.

용마랜드 관리자는 “이곳에서 캠핑을 즐기러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이용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간 당 한 팀만 사용하다 보니 이 큰 공간을 다 누릴 수 있다는 점과 야간에 잠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이곳 전체에 불을 켜주는 점, 화려한 조명 아래서 운행되는 회전목마가 한 몫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도심서 산·계곡 등 자연 만끽…“서울에 이런 곳이”

섣불리 야외 바비큐나 캠핑을 즐기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 꼽힌다. 야외에서 친구, 가족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기 위해서는 고기와 술 같은 다양한 식재료를 제외하고도 의자, 숯, 그릴 등 다양한 물품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준비할 게 없는 곳이 새로운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도봉구 도봉산 자락에 위치한 B 바비큐장은 사람들의 이러한 불편사항을 개선했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는 대중교통으로도 방문하기에 용이한 위치라 차를 가지고 올 필요도 없다.

대중교통으로 방문할 경우 1호선 도봉역 2번 출구 근처에서 도봉 08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무수골’ 정거장에서 하차한 이후 10분만 걸어가면 도착한다.

무수골 계곡 옆에 위치한 이곳은 최대 15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하루에 3번, 3시간 동안 텐트를 대여해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텐트 사이에 간격도 넓다 보니 다른 방문객들과 동선이 겹칠 우려도 없다. 평일에도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12개의 텐트 앞에는 넓은 잔디 마당과 해먹이 마련돼 있고, 길 건너에는 수심이 얕은 계곡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도 적합하다. 이날 방문한 12팀 중 7팀이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둔 가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외부음식 반입이 불가하지만 바비큐장 내에 야채부터 고기, 술 등을 파는 구내매점이 갖춰져 있다. 대형마트에 비하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바비큐를 위한 모든 세팅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만족스럽단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야외에서 바비큐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곳에선 숯불부터 재료까지 모든 게 갖춰져 있어 편리하단 것이다.

두 자녀와 함께 이곳에 방문한 김재열 씨(38·남)는 “평소 아이들과 캠핑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챙겨야 하는 아이들 짐이 너무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이곳은 고기, 그릴, 텐트 등 모든 게 다 준비 돼 있어 아이들 짐만 챙기면 된다는 점이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짐을 챙기고 푸는 시간에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나 자동차 소리 등 도시에서 들리는 소음이 없다보니 멀리 시외로 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캠핑장이나 글램핑장에 가서 하는 수고스러움보다는 덜 한 것 같아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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