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먼저 말했다. 45경기 17홈런. 개막 후 이 기준점에서 역대 공동 3위 기록이다. 요르단 알바레스, 코디 벨린저, 월리 버거와 같은 줄에 이름을 올렸다.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지금 MLB 신인이 아니다. 리그 역사와 대화 중이다.

그런데 이 선수의 계약 규모는 2년 3400만 달러였다. 포스팅 당시 예상가로 거론됐던 1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 30개 구단 가운데 경쟁적으로 달려든 팀이 없었고, 결국 리그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화이트삭스가 가져갔다. 협상 테이블은 조용히 닫혔다.
지금 돌아보면, 그 침묵이 오히려 이상했다.
당시 스카우팅 보고서의 공통적인 결론은 하나였다. MLB 수준의 강속구에 적응이 어렵다는 것. NPB 타자들이 빅리그 패스트볼 앞에서 고전하는 사례는 충분한 선례가 있었고, 삼진 비율에 대한 우려도 따라붙었다. 헛스윙률 지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독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리그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판단했다. 집단적인 결론이었다.

현재 시즌 기준 그의 볼넷 수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타율은 0.250대 수준으로 안타 생산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OPS는 0.950 안팎을 유지 중이다. 장타율이 타율의 부족함을 덮고 있다는 의미다. 강속구에 헛스윙이 많다는 우려와 달리, 그는 존 바깥의 공을 걸러내고 있다. 무라카미가 오늘 컵스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두 타구 — 83.9마일 체인지업과 92.3마일 포심 — 은 서로 다른 구종이었다. 구속 스펙트럼에 걸쳐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컵스 선발 제임스 타이욘의 반응이 핵심을 짚었다. 그는 홈런 2방을 맞은 뒤 "왜 나머지 29개 팀이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리그 전체가 발을 뺐다는 게 내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상대 투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 컨트롤, 파워, 타석에서의 존재감을 직접 언급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라카미는 30타석 연속 홈런 없이 보냈다. 언론에서 '슬럼프'라는 단어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침묵은 다른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30타석이 넘도록 홈런이 나오지 않은 건 맞다. 하지만 그 기간 타석 운영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볼넷은 계속 나왔고, 출루율은 유지됐다. 데뷔 첫 시즌 MLB 투수들의 집중적인 분석 — 약점 공략, 구종 조합 변형 — 을 버텨내면서도 홈런 외 생산성을 잃지 않았다. 이것은 적응의 증거이지 붕괴의 신호가 아니다.
결정적으로, 침묵이 깨졌을 때 그는 멀티 홈런으로 끝냈다. 3회 솔로포, 5회 투런포. 두 타구 모두 중월로 넘어갔고, 비거리는 각각 391피트와 428피트였다. 이날 홈런은 구종을 가리지 않았고, 방향도 일관됐다.
이날 결과로 무라카미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단독 1위, 메이저리그 전체 기준으로는 카일 슈와버(20개)에 이어 2위가 됐다. 애런 저지는 16개로 밀려났다.

저지와의 비교는 단순히 순위 문제가 아니다. 저지는 이미 검증된 역대급 장타자다. 무라카미는 데뷔 시즌이다. 이 두 선수가 같은 홈런 경쟁 테이블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난 겨울 스카우팅 보고서가 얼마나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했는지를 보여준다.
ML닷컴이 집계한 대로, 이 속도는 MLB 루키 기준 개막 후 45경기 역대 3위다. 더 위에 있는 게리 산체스(19개)와 리스 호스킨스(18개)는 각각 슬럼프와 부상으로 페이스가 무너졌던 선수들이다. 무라카미는 30타석 침묵을 겪고도 이 자리에 있다.
현재의 수치는 인상적이다. 그러나 무라카미에게 남은 질문도 있다. 타율이 0.250대에 머무르는 구간에서, 리그 전체가 약점으로 지목한 높은 삼진 비율이 어떻게 관리될지가 변수다. 지금까지는 볼넷과 장타율이 삼진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상대 투수진의 분석이 심화될수록 승부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좌완 투수 상대 피안타율, 변화구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의 컨택률 — 이 두 지표를 앞으로 6주 단위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데뷔 첫 해 타자에게 가장 가혹한 시기는 보통 5월 말에서 6월 사이다. 리그 전체가 데이터를 축적한 뒤 두 번째 공략을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 구간을 넘었을 때 무라카미의 숫자가 어떤 모양을 유지하는지, 그것이 올 시즌 전체를 평가하는 실제 기준이 된다.
화이트삭스가 3400만 달러에 계산기를 두드렸다면, 다른 29개 구단은 지금쯤 다른 숫자를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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