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미래 뇌산업으로’… 뇌 임플란트 등 7대 프로젝트 ‘시동’
사람 뇌에 칩셋 이식해 신체제약 극복, 뇌질환 치료 등
치매·자폐·우울 등 치료 위한 혁신적 신약개발 추진

정부가 사람 뇌에 칩을 이식해 생각만으로 로봇팔이나 컴퓨터를 구동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미래 뇌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치매·우울증·자폐스펙트럼 등 뇌질환 관련 혁신적 신약 개발에도 도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제44차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고, 이런 내용의 '뇌 미래산업 국가 R&D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국내 뇌연구 역량을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뇌 미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수립됐다.
BCI 기술은 태동 단계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텔레파시' 칩셋을 척수손상 환자의 뇌에 심어 컴퓨터 제어를 통해 독서, 게임, 온라인수업 등 일상 생활을 영위하게 돕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올해부터는 대규모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중국은 지난 13일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침습형(뇌이식) BCI 의료기기 시판을 승인해 상용화 속도에서 미국을 앞서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뇌연구 생태계, 인공지능(AI), 의료, 첨단제조 등의 역량을 총결집해 BCI 기술 선점을 위한 도전적인 R&D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우선, 사람 뇌에 칩셋(임플란트)을 이식해 신체 제약 극복, 뇌질환 치료, 감각 복원 등 도전적 목표를 달성하는 '7대 국민 체감 임무중심 프로젝트'를 K-문샷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착수한다.
7대 국민 체감 BCI 핵심 임무는 △생각만으로 컴퓨터·기계를 작동하는 사지마비 극복 △뇌 심부를 자극해 치매·파킨슨·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 △뇌 자극을 통한 감각 복원 △의수·의족·인공망막·청각 등 인공신체 등이다.
또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외골격 근력보조 장치 및 이동기기 △감정·감각을 영상과 게임에서 구현하는 초실감 엔터테인먼트 △뇌파 기반의 드론·로봇 및 통신·감시·경계 시스템 등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임상규제가 엄격한 침습형(뇌이식) BCI 기술은 척수 손상, 시각 장애 등 난치 의료분야를 중심으로 임상성과를 확보하고, 규제가 덜 엄격한 비침습형 BCI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를 플랫폼으로 의료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기 상용화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이다.
임무의 효율적 달성을 위해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를 중심으로 임무별 산학연병 원팀을 구성·운영한다. 기술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분절없이 지원하고, 식약처와 규제협력 체계를 구축해 임상 속도를 높여간다.
뇌 이식 전극 소재, 뇌신경망 특화 반도체, 뇌 신경신호 디코딩(해독) 등 핵심 요소기술에 대한 R&D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혁신적인 뇌신경계 신약 파이프라인 창출 역량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혈액뇌장벽(BBB) 투과, 뇌신경계 역노화, 뇌 오가노이드(유사 장기) 등 범용성이 큰 플랫폼 기술 투자를 강화해 뇌신경계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아직 근원적 치료제가 없는 치료·자폐·우울 등에 대한 기초연구를 꾸준히 지원하고 임상시험 지원과 연계를 강화한다.
국내 대표 뇌 연구기관을 거점으로 지역 뇌산업 클러스터 성장도 지원한다.

한국뇌연구원이 위치한 대구 권역에는 국내 뇌연구 인프라를 집적하고, 오송-대전 권역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KAIST 등 대전의 출연연과 오송 바이오 산업 클러스터 간 개방형 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지·감각·운동 등 3대 뇌 기능에 관한 뇌파, 뇌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한 '뇌신경망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인간 뇌의 디지털트윈화와 뇌 지도 구축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뇌산업 인프라 확대와 제도 개선을 위해 국내 사육·실험 거점을 권역별로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뇌 오가노이드와 뇌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동물실험을 대체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앞으로는 AI를 키보드나 스마트폰이 아니라 뇌와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인간-AI 인터페이스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10∼20년 뒤 세상을 바꿀 K-문샷의 12개 미션 중 하나인 BCI 기술에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 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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