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MTN '글로벌이슈2026' 포럼 개최 “AI 다음 승자는 제조·전력·에너지 기업”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이 27일 오전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제 12회 머니투데이방송(MTN) '글로벌이슈 2026'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제공=뉴스1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은 27일 “과거 미소 냉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미·중 신냉전 시대에 한국은 단순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전략국가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MTN(머니투데이방송)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개최한 '제12회 글로벌이슈 2026' 포럼에 참석한 최 부사장은 '신냉전 시대 4대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 투자기회'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미소 두 나라가 소련 패망 전까지 46년간 어떤 전쟁을 했는지를 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중 패권 전쟁 시대에 어떤 방향으로 투자하면 좋을지 찾아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 "미중 경쟁, 냉전 데자뷰…거울로 삼아야" 최 부사장은 소련이 패망한 결정적 이유로 지속 불가능한 재정 구조를 꼽았다. 그는 "1991년 소련이 패망할 때 GDP 대비 방위비 비중은 무려 16%에 달했던 반면 미국은 5%가 되지 않았다"며 "레이건 시대 초격차 전략이 소련으로 하여금 군비 경쟁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든 치킨게임이었고, 결국 미국이 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군사력만이 아닌, 기술·에너지·화폐 시스템 네 가지 축으로 패권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특히 그는 "2025년 전세계 국방비 예산이 약 2조9000억 달러로 급증한 가운데, 러·우 전쟁 장기화와 중동 전쟁 발발 등 전쟁이 장기화되며 갈등과 분쟁의 시대가 상시화됐다"며 "2015년 천안문 망루에는 박근혜·푸틴·시진핑이 섰지만, 2025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전 세계에 보내는 명확한 시그널"이라고 했다.
■ "중국 빼면 제조업 한국 경쟁력 넘버원" 최 부사장은 이러한 패권 경쟁 상황에서 되레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세계화 전 세계는 효율성을 강조한 탓에 제조를 아웃소싱한 결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지만, 이제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중국을 제외한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 제조업을 복원하려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TSMC 애리조나 공장 사례처럼 공장은 돈을 주고 만들 수 있지만, 숙련된 엔지니어와 제조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미국의 기술과 한국의 제조가 결합되는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을 제외하면 방산, 조선, 반도체, 배터리, 원전, 태양광, 전력기기 등 AI와 에너지 레이스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춘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 "전쟁 후 인터넷…신냉전 후 AI·에너지" 최 부사장은 반도체,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에 대해 "단순한 업황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의 군사기술이었던 인터넷과 GPS가 전쟁 이후 급속도로 상용화되며 세상을 바꿨듯, 이번 패권 경쟁도 전쟁 이후 AI와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전혀 다른 세계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디지털 데이터가 증가하는 속도가 메모리칩 생산 속도보다 몇 배 빠르기 때문에 HBM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 점이 한국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분야와 관련해 미국의 LNG 수출 확대 전략과 한국 조선업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그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막힌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LNG를 받을 때 운반할 선박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라며 "미국 에너지 전략의 상당 부분이 한국 조선업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신냉전 시대의 승자는 4대 축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금융 인프라를 장악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이 전쟁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길어 30~50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각국이 놓쳐서는 안 될 전략적 병목을 가진 협력 파트너 국가가 생존할 것이고 그 가운데 대한민국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