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D 게이밍 노트북 '이것'만 기억하세요.
올해는 게임 인기작들이 많아서 그런지, 게이밍 노트북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많이 늘은 것 같습니다. 노트북 커뮤니티 게시글의 대부분이 "이 제품 좋은가요?" 또는 "이 제품 구매해도 될까요?" 같은 질문 글이더군요.
역시 게이밍 노트북이란 멋지면서도 참 어려운 물건입니다. 화려한 디자인과 고성능으로 물욕센서를 자극하지만 막상 구매하려고 보면 데스크톱보다 복잡한 스펙 때문에 제품을 고르는 게 어렵거든요. 제품마다 뭐가 다른지 분간도 잘 안되고요. 그렇죠?
그래서 오랜만에 노트북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해상도(FHD, QHD, 4K)를 기준으로 삼아서, 각 해상도에 맞는 표준형 게이밍 노트북 스펙을 살펴봤어요. 스펙은 '올해 출시한 주요 게임들의 평균적인 요구사양' 들을 참고했습니다. 게이밍 노트북을 가지고 싶은데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지 헷갈리는 분들께 이 글을 정중히 바칩니다.
인텔 13세대 i5, AMD Zen3 라이젠 5 + 16GB + RTX 4060
착한 가격이 가장 중요한 영역, 욕심을 덜어내는 고통스러운 과정
RTX 4060 laptop은 빛이고 소금이고 신앙입니다
FHD 해상도 게이밍은 고사양이 아니어도 됩니다. 부가 기능이나 고급 마감에 대한 욕심만 버린다면 100만 원 언저리까지 풀리는 특가 제품들도 가끔 나옵니다. 고급스러운 제품을 고른다면 최대 150만 원까지 예산에 잡으시고, 150만 원 이상은 다음 단계인 QHD 해상도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드려요.
우선 CPU는 5 + H를 기억해주세요. 인텔 13세대 코어 i5나 AMD Zen3 라이젠 5의 고성능 버전을 탑재했다면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더 성능이 좋은 거요?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과다지출이 될 수 있으니 적절한 선에서 과감히 물욕을 컷(cut)하세요.
메모리(RAM)는 16GB 위주로 고르고, 넉넉하게 쓰실 분은 32GB를 고려합니다. 간혹 브랜드 A/S 정책에 따라 사용자가 노트북을 분해하면 무상 A/S를 거부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브랜드는 노트북을 살 때 애초에 메모리 용량을 큰 것을 사거나, 구매 페이지에서 판매자가 업그레이드 해주는 추가옵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RTX 4060 모바일(랩탑)입니다. 원래 모바일 버전 그래픽카드는 같은 이름의 데스크톱 버전보다 성능이 낮은데요. 지포스 RTX 4060 모바일은 데스크톱 버전과 성능이 비슷합니다.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빛과 소금입니다! 그래픽카드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TGP는 가능한 80W 이상으로 보시구요.
디스플레이는 ①고스펙 고화질 디스플레이 ②보급형 디스플레이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니거나, 또는 비좁은 거주 환경이어서 별도의 모니터를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라면 ①을 선택하세요. 그렇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데스크톱 대용(시즈모드)으로 쓴다면 ②를 추천드려요. 왜냐하면 디스플레이에서 원가절감을 했으니까 가격이 저렴할 수도 있고, 아니면 CPU 같은 다른 스펙이 더 빵빵할 수도 있거든요.
한편 이 가격대는 배터리나 부가 기능이 좀 부실할 수 있습니다. 인텔 CPU를 썼지만 썬더볼트가 없을 수도 있어요. 화가 날 수도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불교에 귀의해서 욕심을 덜어냅시다. 배터리보다 중요한 건 쿨링 시스템과 쿨링 능력입니다. 다나와 구매 후기나 노트북 전문 리뷰어, 전문 매체의 리뷰에서 쿨링 성능이 좋은지 체크해보세요. 다나와에서도 매달 표준 노트북을 선정해 5~10대 이상 상세 리뷰를 올립니다.
150~250만 원까지, 제품도 많고 가격대 범위 넓어요. 스펙/부가기능 천차만별!
예산이랑 성능 목표를 확실히 정하는게 좋아요
인텔 코어 i7 / AMD 라이젠 7 + RTX 4070
QHD 해상도에서 게임할 노트북을 찾으신다구요? '그돈씨' 함정에 빠지기 쉬운 영역이니까 조심하세요. 150만 원 들고 왔다가 250만 원짜리 노트북을 할부 칠 수도 있습니다. 150~250만 원 사이에 제품들이 너무 많아서 눈 돌아가거든요. 참고로 이 글에서는 2024년 주요 고사양 게임을 QHD, 높음Preset, 초당60프레임으로 돌릴 수 있는 사양을 기준으로 삼았어요. *3DMark Time Spy Test 그래픽스코어 1만 2,000점 전후의 성능
CPU는 7 + H(HX포함)를 기억해주세요. 13세대 인텔 코어 i7과 AMD 라이젠 7의 고전력 버전을 추천합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고사양 작업까지 데스크톱 못지 않습니다. 메모리는 32GB가 넉넉하고 좋지만 이 가격/성능대의 게이밍 노트북들은 기본 16GB가 대세입니다. 그래서 메모리를 따로 추가하는 편이에요. 브랜드 A/S 정책을 꼭 참고하시구요.
그래픽카드는 RTX 4070 모바일(랩탑)이 무난합니다. 타임 스파이 그래픽스코어 1만 2,000점 전후로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역 게임들을 QHD 해상도, 그래픽 옵션 <높음 preset> 에서 깡성능으로 60프레임 이상을 찍습니다. DLSS를 활용하면 90~100프레임도 문제 없고, 주요 FPS 게임들은 옵션 타협 후 165Hz 240Hz 까지도 뽑습니다. TGP는 100W 이상.
이 가격대부터는 기본 디스플레이 사양이 좋은 편인데요, 일부 저가형 제품은 색재현률이 안 좋은 구형 16:9 디스플레이를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도 잘 활용하면 가성비 좋은 제품일 수 있어요. 노트북 화면을 자주 볼 거라면 디스플레이 사양 좋은 것으로 선택(그대신 가격이 비싸짐), 노트북 화면은 잘 안 보고 게이밍 모니터를 주로 사용할 거라면 디스플레이 사양을 낮춰서 가성비를 챙기세요.
배터리면 클수록 좋지만 큰 게 필수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거의 모든 노트북은 비행기 반입 제한에 자유로운 99.9Wh*가 최대치이기 때문입니다. 변별력이 크지 않아요. 배터리 빵빵한 99.9Wh 게이밍 노트북도 어댑터 없이 고사양 게임을 두 시간 이상 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모드로 돌리면 성능이 확 깎여서 기껏 게이밍 노트북을 산 보람이 없거든요. *100Wh 미만은 항공사 사전 허가 없이 기내 반입 가능, 100~160Wh는 항공사 사전 허가 필요. 160Wh 초과는 탑승/위탁수하물 모두 불가. 더 정확한 규정은 항공사마다 확인 요망.
한 가지 주의하실 점, PD충전은 고사양 게임 하면서 동시에 PD충전으로 배터리까지 채우는 용도는 아닙니다. 고사양 게임 할 때 PD충전을 쓰면 버벅거림이 생길 수 있고, 전력 사용량도 커버가 안되니 주의하세요! 벽돌 어댑터 대신에 가볍게 PD충전기 들고 다니면서 '노트북을 안 쓸때 충전하는 용도'로 생각해야 멘탈이 건강해집니다.
RTX 4080 노트북 기본 300만 원 이상, RTX 4090 노트북은 500만 원 이상
모두의 로망, 데스크톱 완전히 대체하는 포터블 고사양 머신
3대 500 이상 치는 분들은 하루 종일 휴대 가능
무릎 위에 올리는 컴퓨터 : 랩탑(Laptop)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무거워서 무릎이 박살나거나, 아니면 뜨거워서 무릎이 수비드가 되거나 둘 중 하나거든요. 그만큼 성능이 슈-퍼 익스트림하다는 거죠.
CPU는 9 + HX 을 기억해주세요. AMD CPU는 3D캐시를 적용한 모델을 장착하기도 해요. 가끔 RTX 4080 노트북 중에서 저렴한 제품들이 i7이나 라이젠7을 쓰기도 하는데 드물어요. 이 가격대의 주류는 엄연히 코어 i9이나 라이젠9입니다. 메모리는 RTX 4080 탑재 노트북은 32GB, RTX 4090 노트북은 64GB가 주류입니다. 게임을 돌리는 용도는 아득히 넘어섰구요,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영상 작업까지 염두에 둔 사양입니다.
그래픽카드는 RTX 4080~4090 모바일(랩탑)입니다. RTX 4080 탑재 노트북은 300~400만 원대에 많고, RTX 4090 탑재 노트북은 500~700만 원대에 많습니다. TGP는 140~175W 사이로 세팅되는 편입니다.
성능은 RTX 4080 노트북은 타임 스파이 약 1만 7,000~1만 9,000점 사이에 있습니다. 데스크톱 기준으로는 RTX 3080, RTX 4070과 비슷한 성능입니다. DLSS 3.0을 걸 수 있으니 RTX 3080보다 좀 더 좋은 성능이라고 봐야겠죠. RTX 4090 노트북은 타임 스파이 약 2만 2,000~2만 4,000점 사이가 많고, 데스크톱 기준으로는 RTX 4070 Ti와 비슷합니다. DLSS의 힘을 빌리면 최신 고사양 게임에서도 4K 해상도 풀옵션 60FPS가 가능하고, 그 아래 해상도는 240Hz 이상의 고주사율도 가능합니다.
디스플레이는 RTX 4080을 탑재한 노트북은 4K UHD 16:9 비율이나 QHD+ 16:10비율에 165~240Hz 고주사율 패널을 쓴 경우가 많구요. RTX 4090 노트북들은 4K UHD+(WQUXGA, 3840x2400픽셀) 16:10 비율이 워너비로 여겨집니다. 노트북 사이즈에 넣기에는 사치스러운 스펙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 가격대의 노트북을 쓰는 분들은, 주로 집에서는 게이밍 모니터나 작업용 모니터를 연결해서 쓰니까 노트북 디스플레이가 구매 결정에 크리티컬한 요소는 아닙니다. 단, 출장이 잦아서 오직 노트북으로만 일, 게임 모두 다 해야 되는 예외적인 환경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죠. 그런 상황이라면 18인치 RTX 4090, 4K UHD+ 노트북을 추천드립니다.
배터리는 대부분 90Wh 이상을 달아놨지만 고사양 모드로 게임 시 1시간, 배터리 모드에서도 2시간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게임이 아닌 일상 용도로 3~5 시간 가량 쓸 수 있는 개념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보다는 발열 제어 능력, 그리고 쿨러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무게는 경량형 제품들은 2kg 중반, 최고사양 슈퍼 플래그십 노트북들은 3kg~4kg 사이입니다. 그래서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은 구매하는 것도 능력인데 휴대하는 것도 굉장한 능력이에요. 숀리형님, 마동석형님 정도면 가뿐하게 한손 파지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시샤모 같은 몸매라서 불가능합니다.
원래는 2kg 미만을 말했지만 요즘은 1.6kg 미만도 늘어나는 추세
무게가 가볍지만 그 대신 성능, 발열관리, 소음 등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해요
살다 보니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더군요. 게이밍 노트북인데 가벼움까지 원하신다면! 그렇습니다. 뭔가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때 '뭔가 다른 것'이란 성능이 될 수도 있고. 무게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발열 관리나 소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취향에 맞게 포기할 것을 고르시면 되는데요,
저는 CPU 스펙 덕후라서 성능을 최대한 챙기면서 고막을 포기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이시라면 CPU는 9 + H까지도 고려해주세요. 메모리는 16GB가 기본인데 부족하다면 24GB, 32GB, 48GB 등의 제품들을 고르셔야 합니다. 경량 게이밍 노트북 중에는 메인보드에 납땜하는 방식의 LPDDR5 메모리를 쓰는 제품들도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사용자가 메모리 용량을 임의로 업그레이드할 수 없어요. 주의하세요!
그래픽카드는 RTX 4070이나 그 이상을 박은 제품도 있긴 한데 제 생각에는 용도에 비해 과합니다. 전력 소모량을 생각해 보면 TGP 100W 이내로 세팅한 RTX 4060이 좋아 보여요. 왜냐하면
경량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건 무엇일까요? 이건 단순한 게이밍 노트북이 아닙니다. "나는 게이밍 노트북을 기필코 들고 다니겠다. 그래서 집 밖에서 게임을 꼭 해내고 말거다!" 라는 강한 의지의 외적 표출이죠. 그러므로 핵사양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20~30분 조루 노트북보다, RTX 4060에 적당한 전력 소모로 한두 시간 정도는 게임을 돌리는 게 만족도가 높을 겁니다. 논리적이죠?
디스플레이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모든 경량 게이밍 노트북들은 고스펙 패널을 씁니다. 모니터 연결해서 쓰는 시즈모드 노트북이 아니라 밖에 들고 나가는 게임 머신 콘셉트라서 그래요. 16:10 비율에 QHD+(2560x1600), 또는 2.8K(2880x1800) 둘 중 하나를 탑재했고 색재현율, 주사율도 다 좋습니다.
포기해야 할 것은 발열 관리 능력, 특히 소음입니다. 가볍고 얇은 플랫폼에 나름 게임용이라 고성능 CPU를 넣었기 때문에 내부 발열이 상당해요. 이걸 해소하려면 쿨러가 팽팽 돌아야합니다. 게임할 때는 고막을 내줘야 한다는 거죠. 제품마다 쿨러 소음의 높낮이나 쿨러 작동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리뷰나 후기를 참고해서 본인 취향에 맞는 것을 찾아보세요.
부가 기능은 최신 사양을 씁니다. 썬더볼트 또는 USB4를 지원하고, PD충전, 무선인터넷, 사운드 칩셋과 스피커, 키보드, 노트북의 마감까지도 좋은 편입니다. 게임용으로도 쓸 수 있지만 학교나 직장에서, 집에서도 일상/업무용으로도 만족스럽게 쓰라는 거죠. 물론, 팔방미인형 제품이 늘 그렇듯, 가격이 만만하진 않지만요.
기획, 글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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