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다녀와서, 또 대리 복무”…병력 관리 총체적 부실
[앵커]
강원도에서 20대 남성이 다른 사람 대신 군대에 간 사건이 벌어졌다는 소식 어제(14일) 전해드렸는데요.
대신 군대를 간 이 남성은 이미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었는데, 군 당국에선 공범이 자수할 때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의 신병교육대입니다.
올해 7월, 20대 남성 조 모 씨가 이 곳에 입소해 5주 동안 기초군사교육을 받았습니다.
이어 홍천의 군부대로 옮겨 한 달 째 운전병 교육을 받고 있던 지난달 초.
부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조 씨가 다른 사람 대신 입대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원래 입영 대상자는 20대 남성 최 모 씨, 군대에 가기 싫었던 최 씨는, 온라인에서 만난 조 씨와 대리 복무 계획을 세웠습니다.
조 씨는 군대에서 생계를 해결할 생각에,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최 씨의 제안에 응했습니다.
조 씨는 최 씨의 신분증을 가지고 입대해 두 달 정도 군 생활을 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발각될까 겁이 난 최 씨가 지난달 자수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조 씨는 이미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었지만, 해당 부대는 사람이 바뀐 걸 전혀 몰랐습니다.
병무청의 신원 확인 절차도 허술했습니다.
신분증만으로 '입영판정검사'도, '신원검사'도 모두 무사 통과였습니다.
[우탁균/병무청 부대변인 : "병역 의무자의 주민등록증 등을 통해서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소홀함이 있었습니다."]
병무청은 앞으로 신분 확인에 생체 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검찰은 대리 입영한 남성을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 한편, 원래 입대했어야 할 남성을 조만간 불구속 기소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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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초 기자 (choc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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