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정평가 우세한데, 왜 야당 호감도는 그대로일까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입력 2022. 11. 2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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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정당 향한 '기대 대비 충족' 괴리 커져... 정치혐오 시대의 도래

[김봉신 기자]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매우 커졌고, 어쩌면 혐오에까지 이르렀다는 문제제기는 유효할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속 정당별 호감도를 분석해보니, 이와 같은 문제제기는 설득력이 있다는 게 필자의 견해다. 

2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1월 4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30%, 부정평가는 62%로 집계됐다. 다음은 정당별 호감도 추이다. 대선 후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였던 국민의힘은 점차 낮아져 30%대 아래로 내려앉아 28%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년 반 넘게 횡보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30%선을 지켰다(32%). 정의당도 1년 반가량 횡보 중인데, 23%라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 한국갤럽 11월 4주(22~24일) 정당별 호감도 추이 한국갤럽의 정당별 호감도 추이를 보면 11월 4주에 주요 3개 정당의 호감도는 수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한국갤럽
 
민주당과 정의당은 9%p 격차를 보여 차이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중간에 있는 국민의힘은 위의 민주당과는 4%p 차이, 아래 정의당과는 5%p 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정의당에 사이에 끼어 세 정당이 모두 비슷하게 수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요 3개 정당 호감도는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횡보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중간에 40% 선에 살짝 올라섰다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추세를 보면 대선 승리 컨벤션 효과의 거품이 걷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적 정치 혐오감'이 극에 달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적 문제제기를 풀어보기 위해서 먼저 최근 정당 관련 지표를 정리해보자.

[정리 ①] 제1야당, 빠르게 회복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2022년이 한 달 남았다. 격변하는 정치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필자는 이미 <여권 심장부에서 시작된 데드크로스... 지지율 25%가 마지노선>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 오차범위 정도로 따라 붙게 된 데까지 3년 이상 걸렸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마찬가지로 2012년 12월 대선 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당 새누리당의 지지도를 오차범위까지 따라 붙는 데 3년 넘게 걸렸다(2016년 4월 총선 직후). 이번 정부에서는 여야의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기간은 불과 2개월이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제1야당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는 데 걸린 기간이 다른 정부 시기와는 달리 매우 짧았다. 

[정리 ②] 모든 당이 절반 수준의 호감을 얻지 못한다

2018년까지만 해도 민주당의 호감도는 50%를 상회했다. 같은 시기 정의당 호감도도 48%였는데, 응답자의 절반은 호감한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2022년 11월 한국갤럽 정당 호감도 결과를 보면 마치 도토리 키재기를 보는 듯하다. 

주요 3개 정당 모두가 국민 1/3의 호감을 얻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정의당이 상대적으로 호감자가 적다고 할 순 있지만, 지지도 대비 높은 비율의 호감도를 얻고 있어서 오히려 주목된다.

[정리 ③] 지지 정당이 있는 사람이 주로 여론조사에 응답한다

필자는 ARS 조사가 정치 고관여 유권자 중 민주당 대 국민의힘, 거대 양당에 충성심이 비교적 강한 유권자를 중심으로 표본을 추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왔다. 더 많은 중간지대의 유권자, 꼭 중도 성향은 아니더라도 진영 소속감이나 충성심이 덜 강한 다수의 유권자를 표집하는 데 ARS 조사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한계를 지적해왔다. 그래서 '국민 여론'이라고 할 때 ARS 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신뢰도가 떨어지는 인상도 있다. 그래서 응답자 절반 가까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ARS를 보면 당연히 의구심이 생겼다. 

아래는 케이스탯의 '정당 호감도 추이'다. 매월 온라인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케이스탯의 사회지표조사 중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자는 지난 6월 37%를 고점으로 대세 하락해, 지난 10월에는 22%였다. 응답자 78%가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것이다.
 
▲ 케이스탯 11월 사회지표 정당 호감도 추이 매달 발표하는 케이스탯의 사회지표 조사의 11울 정당 호감도 추이를 보면 지난 6월부터 정당 호감도가 대세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 케이스탯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이 11월 조사에선 4%p 많아져 26%이지만, 여전히 4명 중 1명에 그친다. 이런 결과를 보면, ARS 조사에 응답하는 유권자는 22~26%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다'는 74~78%의 응답자들은 ARS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한 가지 따져봐야 할 점이 있다. 만약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자 중에서만 다시 추출해 지지 정당을 물었을 때, 그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었다고 하더라도, 그걸 전체 유권자 중의 비율로 환산하면 그 격차는 오차범위 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즉 ARS 조사의 한계가 '고관여 양극단의 지지자' 중심 추출이라고 하면, 그 부작용은 여론의 지나친 극단화일 듯하다. 유의미하지 않은 작은 차이를 크게 만드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정리 ④] 윤 대통령 부정 평가자 전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 귓속말하는 이재명-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속개에 앞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긍정평가가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도에 상방압력이 되고, 부정평가가 야당인 민주당이나 정의당 지지도에 상방압력이 될까? 대통령 긍정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시기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대세 하락했다는 점을 보면 두 지표는 연관돼 있는 것 같지만, 야당 지지도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하진 않는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20주 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평가 비율은 두 차례(7월 2주, 9월 3주)를 제외하곤 모두 60% 이상이었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야당이 제기하는 이슈에 대한 국민 공감도가 50%를 넘는 경우에도 민주당이나 정의당의 지지도 제고와는 별개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슈를 던진 자의 프리미엄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윤 대통령 부정평가 정서가 민주당·정의당을 지지하는 의욕으로 전환되지 않는 현상은 두 가지를 연계해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야당 입장에선 정부여당을 공격할 의욕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정당 향한 '기대 vs. 충족'의 괴리가 심화됐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이 매우 팽배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가설적 문제제기가 타당하다고 본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 촛불민심으로 인해 급격히 높아진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해 나타난 정권교체,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상으로 인한 실망감 더해지는 '이중침체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본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상대방의 단점을 폭로한다고 해도 반사이익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당이야 국정운영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반사이익 없이도 지지도 제고를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책을 폭로하는 데서 존재감을 강화하기 마련인데 지금 같은 환경에선 지지도를 끌어 올리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정치적 안정성을 크게 약화하는 데 있다. 'J곡선 혁명이론'은 이런 문제를 쉽게 설명한다. 
 
▲ J곡선 혁명이론 김진균 외 역 [혁명의 사회이론]에서는 제임스 C. 데이비스의 J곡선 혁명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절대빈곤이나 점진적 욕구 충족 시기보다는 기대감이 커진 상태에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 혁명이 발발한다고 설명한다. p108.
ⓒ 한길사
앞서 확인한 것처럼 정당에 대한 실망감(혐오감)이 계속 커진다면, 현 정치권이 유지할 수 있는 체제 자체의 불안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J곡선 혁명이론에선 경제적인 측면, 흉년으로 인한 기근, 전쟁 패배로 인한 민족공동체 모멸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혁명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에선 정치권이 유지해온 87년 체제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

주요 정당이 고려해야 할 인구특성집단

필자는 앞서 한국갤럽의 정당별 호감도를 토대로 정당과 인구특성집단을 하나의 평면에 상대적 위치로 그릴 수 있는 대응일치분석(Correspondence Analysis)을 시도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각 정당이 진영논리에 빠져서 자신의 지지도가 확고한 집단 위주로 캠페인을 하지 말고, 좀 더 다양한 집단을 배려하는 행보와 메시지 그리고 정책 생산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 정당별 호감도의 대응일치맵 한국갤럽의 정당별 호감도를 대응일치분석(Correspondence Analysis)로 맵핑한 결과이다. 각 정당이 집중해야 할 인구특성집단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갤럽
 
먼저 민주당은 진보 성향자, 40대 남성, 18~29세 여성 등에서의 호감도가 타 정당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한 것 같다. 국민의힘은 보수 성향자 대구·경북 거주자, 70세 이상 여성 등의 인구특성집단과 매우 근접하게 위치한다. 정의당은 호남 거주자, 30대 여성과 노무·서비스직 종사자와 상대적으로 가깝다.

이 분석 결과는 각 정당이 얻는 집단별 호감도의 상대적 크기와, 각 집단 내에서 정당별 호감도의 상대적 크기를 모두 고려했기 때문에 절대 호감도 수치가 더 크더라도 상대적으로 기회가 있는 집단과 정당을 가깝게 위치시킨다.

흔들리는 호남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8~29세 남성과 60대 여성, 30대 남성 등을 놓고 격돌할 것처럼 보인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중도 성향자, 50대 남성·여성에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부산·울산·경남 거주자, 전업 주부, 충청권 거주자 등을 놓고 경쟁할 수 있겠다. 

이처럼 진보 대 보수 성향자는 이미 민주당 대 국민의힘 경쟁 구도와 동일시해도 될 정도로 균열의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호남 유권자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정의당으로 조금 기운 듯 보인다. 충청권도 어느 한 정당의 텃밭이 아니다.

이념 균열에 의해 깊게 파인 한국 정치권은 사실 변화 가능성을 크게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영 논리만을 앞세운 혐오 조장 정치행태가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구도를 유지시키고 각 정당의 의석을 지켜줄지, 급격한 변화를 요구할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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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11월 4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1월 22~2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9.7%

더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다음은 여심위 규제 대상 조사가 아닙니다.

[케이스탯 2022년 11월 사회지표 여론조사]
http://www.kstat.co.kr/new3/m6/report_view.php?nws_idx=446&return_p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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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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