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發 연쇄 뱅크런 오나 '13일의 검은 월요일' 공포
美재무 "구제금융 고려 안해"
국민연금도 지분 300억 보유
◆ 실리콘밸리 뱅크런 ◆
미국 자산 규모 16위 은행이자 미국 스타트업의 산파 역할을 해온 실리콘밸리뱅크(SVB)가 대량 인출 사태(뱅크런)에 직면한 지 48시간 만에 전격 폐쇄됐다.
미 금융당국은 뱅크런이 다른 은행으로 번질 것을 염려해 속전속결로 파산을 선택했다.
11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SVB 본사에는 1754억달러(약 232조원)에 달하는 예금이 일제히 동결됐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이 SVB의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에 임명한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미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SVB는 총자산이 209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상업 은행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무너진 워싱턴뮤추얼은행(총자산 3070억달러)에 이어 21세기 들어 가장 큰 은행이 파산한 것이다. SVB가 뱅크런에 직면한 지 이틀 만에 청산 절차에 돌입한 데는 이번 사태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당국의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부실 은행의 연쇄 도산에 대한 공포는 커지고 있다. SVB처럼 손실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커스터머스뱅코프 등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예금 인출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SVB 파산 사태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옐런 장관은 12일 미국 CBS 뉴스에 나와 "은행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면서도 "그러나 구제금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도 SVB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10만795주를 보유 중이다. 2319만달러(약 306억원) 규모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 서울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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