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돌아와 기쁜 KIA, 그런데 이 선수 보면 아리송… KS 마운드 파급력 크다

김태우 기자 2024. 10. 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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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한 에릭 라우어. ⓒ연합뉴스
▲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뛸 가능성이 높은 라우어의 컨디션은 KIA의 시리즈 구상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정규시즌 우승 팀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 이제 대업을 앞두고 담금질에 여념이 없는 KIA는 지난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팬들을 초청해 연습경기를 가졌다. 퓨처스리그(2군) 최강자인 국군체육부대(상무)와 9이닝 연습경기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선수들도 사나흘 정도 휴식을 취했고,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실전 감각이 많이 처져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타자들은 홈런 세 방을 포함해 장단 22안타를 퍼부으며 상무 마운드를 폭격했다. 투수들도 자신들의 정상 구속을 보여주며 효율적으로 잘 쉬고 돌아왔음을 보여줬다.

가장 고무적인 대목은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의 건강이었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 6회 도중 맷 데이비슨의 강한 타구에 얼굴을 맞은 네일은 턱 관절 골절 소견을 받고 응급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 됐으나 정규시즌은 그대로 아웃이었고, 포스트시즌 출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으나 불굴의 의지로 복귀 시점을 당겼다. 네일은 불펜 피칭 과정을 순조롭게 마친 뒤 이날 실전에 등판해 최고 구속 151㎞를 기록하며 정상 컨디션임을 알렸다.

다만 기록만 놓고 보면 고민이 되는 선수도 있었으니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한 자리를 해줘야 하는 에릭 라우어(29)였다. 라우어는 이날 2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하며 총 36구를 던졌다. 포심패스트볼(20구) 최고 구속은 151㎞, 평균 148㎞가 나오는 등 구속은 정상적이었다. 그 외에 최고 139㎞, 평균 137㎞의 슬라이더(7구), 최고 144㎞, 평균 142㎞의 커터(6구), 평균 124㎞ 수준의 커브(3구)을 섞어 던졌다.

구속만 보면 정상이었다. 시즌 막판 손톱 부상과 팀의 정규시즌 우승 조기 확정으로 등판이 뜸했던 라우어의 몸 상태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2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안타를 맞으며 경기 내용 자체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이날은 연습경기였다. 그리고 9월 30일 NC전 등판 이후 첫 실전이기도 했다. 굳이 전력을 다할 필요도 없었고,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부담이 없는 경기에서 이것저것 실험해 본 등판일 수도 잇다.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즌 성적이 아주 좋았다면 모를까, 전체적인 성적에서 불안감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연습경기 성적을 그냥 넘겨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올 시즌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밀워키 소속이었던 2022년에는 11승을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KBO리그 입성 이후 7경기에서는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에 그쳤다. 피안타율은 0.259로 낮은 편은 아니었다.

▲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처음에는 한국 타자들의 성향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라우어는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던 시절 힘 있는 포심과 살짝 꺾이는 커터가 주무기였다. 그런데 한국 타자들은 같은 곳에 던져도 방망이가 잘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이후 라우어는 체인지업을 버리고 포심과 커브 위주로 투구 패턴을 정비했고, 투구판을 밟는 위치도 계속 조정해가며 자신의 최적 상황을 찾는 와중에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 과정이 정상적으로 완료됐음을 다 확인하고 시즌이 끝났다면 걱정이 크지 않았을 텐데, 미완인 상태에서 시즌이 끝난 감을 준다.

네일의 정상적인 컨디션을 확인한 만큼 KIA는 일단 네일과 양현종, 그리고 라우어까지는 선발로 뛸 전망이다. 세 선수의 등판 순서는 아직 미정이다. 4선발 체제를 한다면 윤영철 황동하 김도현 중 한 명이 4차전 선발을 맡고 나머지 선수들은 불펜으로 간다. 이게 지금까지 드러난 기본적인 구상이다. 그런데 상대도 강팀인 만큼 홈 2경기 전승을 장담할 수는 없고, 그래서 보통 3차전이 굉장히 중요한 승부가 된다.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은 3차전에 상대 에이스가 나설 수도 있는 만큼 이를 요격한다면 말 그대로 시리즈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KIA는 라우어에게 그 몫을 기대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라우어의 경기력이 정상적이라는 가정 하에 가능하다. 라우어가 제 몫을 못한다면 KIA는 풍부한 롱릴리프 자원을 앞세워 빠른 투수 교체로 승부를 걸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든 라우어가 1승만 책임진다면 KIA는 굉장히 손쉬운 한국시리즈가 될 수 있다. 키맨으로 떠오른 라우어의 향후 컨디션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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